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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삼의 인생 이모작…한 번 더 현역 <9> DY대경디엔씨 김대환 대표

건축사업가로 인생 리모델링 … "부산청년 창업 멘토 될 것"

  • 고영삼 부산디지털개발원장
  •  |   입력 : 2022-08-23 18:38:02
  •  |   본지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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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부처 공무원 29년 삶 은퇴

- 부산대 석사·동의대 박사 밟으며
- 퇴직 7년전 ‘하고 싶은 일’ 준비
- 노후 건물 재탄생때 카타르시스
- 리모델링 전문기업 6년째 운영

# 낮엔 일, 밤엔 강의 ‘주경야독’

- 토목·건축공학과 입학 공부 매진
- 2017년부터 5년간 대학 강의도
- 학생들 ‘유니콘 기업’ 도움 주려
- 청년 기술창업 지원사업 본격화


◇ 김대환의 인생Tip

- 먼저 스스로를 진실 근면 협력의 인생철학으로 리모델링하라


23일은 더위가 그친다는 처서인데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늦여름. 더위에도 아랑곳없이 땀 흘리며 공사장에서 일하는 사람이 있다. 한 눈에도 몰입도가 엄청난 사람처럼 보인다. 중앙부처 국가공무원으로 29년, 공직을 은퇴한 지 6년, 이제 건축공사 일이 손에 완전히 익은 리모델링 전문가로 변신하는 데 성공했다. 김대환 DY대경디엔씨 대표를 찾아 방문한 곳은 부산 중구 중앙동 국일빌딩 공사 현장.
DY대경디엔씨 김대환 대표가 부산지역 빌딩 리모델링 공사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지금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빌딩 리모델링 일을 하고 있습니다. 여기 중앙동 지역에는 오래된 건물이 많은데요. 건물을 인수해 공간 재배치를 통해 엘리베이터 및 냉난방 시스템 화장실을 새로 설치하고 배관 전기설비를 교체합니다. 이렇게 현대 감각에 맞게 공간을 임대합니다.



김대환 사장은 빌딩을 리모델링해 임대하는 건축사업자다. 그는 지난 몇 년간 중앙동의 오피스 빌딩 2곳, 남천동 빌딩 1곳을 이렇게 완성했다. 건물을 구입하고 완전히 재탄생시키는 데는 거의 2년이 걸린다. 낡은 건물의 가치를 상승시키고 높은 입주율로 수익을 극대화한다. 현재의 자산가치를 묻자 그는 거의 은행 대출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몇 년 사이에 상당 규모의 자산을 확보했고, 이제 리모델링 전문기업으로서의 사업 기반을 구축한 듯하다.



-공직자였는데 어떻게 이 일을 시작하셨나요?

▶2016년, 그러니까 29년 동안 지냈던 공직을 서기관으로 마칠 무렵, 앞으로 남은 40년을 고민했습니다. 고민이 심할 때는 마침 제가 근무하던 부산 북항이나 중앙동 구시가지를 배회하곤 했는데 어느 날부터 노후 건물이 눈에 띄기 시작하더군요. 이들을 재탄생시켜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장 조사를 해보니 틈새시장이 되겠더군요. 그렇게 시작한 리모델링 사업이 이젠 빌딩을 3채 정도 보유하는 수준까지 발전했습니다.

-하던 일이 아니었기에 매우 힘들었을 것 같은데요?

▶저는 인생 이모작으로 두 가지를 준비했습니다. 하나는 박사학위를 받는 것이었습니다. 대학에서 강의하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퇴직 7년 전 부산대에서 석사, 4년 전 동의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다른 하나는 건물 리모델링 사업인데 노후화된 건물을 재탄생시킨다는 즐거움에 힘들다는 느낌 없이 적응되었어요. 공사 현장에 가면 마음이 홀가분해 마치 고향 집에 온 느낌이었습니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세요.

김대환 대표가 2016년 29년간 공직에 근무한 공로로 퇴직할 때 받은 근정포장.
▶흔히 직업을 선택할 때 고려하는 것이 있지요. 잘할 수 있는 것을 하느냐(A), 하고 싶은 일을 하느냐(B)입니다. 인생 이모작에서는 대개 B를 택하라고 합니다. 평생 가족 건사하기 위해 내키지 않은 일도 하며 살아왔기에 이젠 B를 하라는 말이지요. 쉬엄쉬엄하라는 의미도 있지요. 그런데 저는 B를 택하면서도 A 경지까지 끌어올리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느 시점에는 ‘한 번밖에 살지 못하는 삶인데 정말 잘해 보자’는 생각에 압도되었습니다. 죽자고 열심히 했습니다. 다시 건축을 공부하기 위해 대학생으로 등록하기까지 했습니다.

-교수로서 활동하셨는데, 또 학생으로 등록하셨다고요?

▶네, 그렇습니다. 리모델링 사업을 시작했지만, 막상 건축 일에 대해선 아는 게 없었어요. 현장 작업자에게 끌려가게 되고요. 그래서 내친김에 동의과학대 토목과(2년 과정)에 입학했습니다. 흙과 콘크리트, 구조역학에 관해 알게 되더군요. 졸업하고선 2020년에 동명대 건축공학과 3학년에 편입했습니다. 총 4년을 낮에는 건축 일, 밤에는 강의를 들었죠. 30년이나 어린 친구들과 같이 공부했습니다. 이공계 수업은 한 번 결석하면 그다음 진도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워요. 문과와 다르죠. 대학 다니는 4년간은 친구들하고 연락을 두절했습니다. 감수해야 했습니다. 혼을 쏟아부어야 했거든요.

-대학 강의도 동시에 하셨지요?

▶그랬어요. 하나라도 소홀히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리스타트 인생, 시작 선에서부터 근면하게 하고 싶었어요. 2016년 퇴직한 다음 해부터 5년간 강의했는데, 대학으로부터 강의평가 우수교원 표창장을 받기도 했습니다. 공직에 있으면서 대통령 표창도 받고, 근정포장(훈장 아래 단계)도 받았지만 학생들의 강의평가를 토대로 선정되는 이 표창장에서 더 큰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김대환 대표가 동의대 교수 시절 학생들과 항만을 찾아 현장 수업을 하고 있다.
인생에 그저 주어지는 것은 없다고 했던가. 그는 동의대 국가안전정책대학원에서 현대 기업의 생존과 역할에 관해 강의했고, 학부생에게는 산학연계학 캡스톤디자인을 강의했다. 그의 강의는 유별났다. 학생을 항만 현장에 꼭 데리고 다니며 가르쳤다. 현실 기반으로 유니콘 기업의 꿈을 꾸게 하고 실현하는 방법을 심어주기 위해서다. 생텍쥐페리의 언어를 빌려오면 그는 ‘배 만드는 법’과 ‘바다에 대한 동경심’을 동시에 키워준 것이다.



-지금은 건축 일만 하시는 거죠?

▶리모델링 일은 하면 할수록 매료되는 맛이 있더군요. 저의 진심과 근면성을 다 받치고 작업자의 협력을 끌어내 재탄생하는 건물을 보면 말할 수 없이 기뻐요. 일종의 카타르시스 같은 겁니다. 저는 작업장에 오물이나 담배꽁초가 뒹구는 것을 허용치 않습니다. 매일 아침 가장 먼저 공사장에 들어가면서 건물에 말하죠. “아프지 않도록 할게, 더 멋있게 탄생시켜 줄게!”라고요. 혼을 불어넣습니다. 더 알면 더 사랑하게 된다 했나요? 토목학 건축공학을 공부하고 나니 건축물을 더 사랑하게 되더군요. 현장 작업자도 이젠 저의 진심을 압니다. 땀과 혼을 건물에 쏟아 넣으니, 건물은 제가 더 큰 일을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주더군요.

-더 큰 일이란 게 무엇인가요?

▶우리나라 리모델링 사업의 한 획을 그어보려 합니다. 한편, 청년 창업을 도와주는 일도 본격화할 겁니다. 요즘은 경제경영의 틀이 완전 리모델링되는 시대입니다. 지금은 우리나라 삼성 LG 현대 같은 글로벌 기업이 창업되었던 60년대와 같은 시기입니다. 제가 리모델링한 세창빌딩에 창업보육센터인 DY세창비즈니스센터를 개설하고, 중기청 인가 ㈔글로벌창업지원네트워크를 입주시켰는데, 다음 달에 제가 이 단체의 이사장으로 부임합니다. 이 조직은 벤처기업의 성공과 실패 경험을 가진 CEO 멘토, 과학기술인, 각 분야 기술명장 약 100명이 주축이 되어 만든 일종의 청년 기술창업 지원단체입니다. 저는 이들 창업 전문가들과 부산 청년 창업의 꿈을 위해 노력하면서 저의 사업 성공 경험, 해양항만 분야의 전문성을 갖추고 청년에게 진실 근면 협력의 정신 자세와 실전을 익히게 해주고 싶습니다. 부산판 청년 창업의 가능성을 확인시켜 보려 합니다.



누군가는 말한다. 인생 이모작 때는 쉬엄쉬엄하라고. 삶의 균형을 찾으라는 말이다. 좋은 말이긴 하지만 열정이 없는 말이다. 인생 이모작에 정답은 없다. 누군가는 인생 이모작의 시작점을 ‘반환점’이라 하고, 누군가는 잠시 물 한잔하고 나아 갈 ‘직진점’이라 한다. 누군가는 상처 많은 세월 위로받고 싶어 하지만 누군가는 신발 끈을 묶는다. 김대환은 딱딱했던 공직을 벗어나 6년 동안 시멘트와 모래, 철근으로 된 건물에 혼을 심었다. 어느 시점 진근협(眞勤協) 즉 진실 근면 협력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기업인에게 중요하다고 흔히 말하는 혼창통(魂創通)의 김대환 버전이다. 이것만 있으면 부(富)는 따라온다는 것도 깨달았다. 말하자면 그 나름의 인생철학이 만들어진 것. 머리 써서 만들기 전에 깨달아지는 경지다. 이는 더벅머리 시절 경영학도 때부터 품었던 열망을 어느 시절에서든 계속 지펴온 삶에 주어진 위대한 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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