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일상 속 수학…산업 속 수학 <8> 아픈 사람엔 무슨 도움 될까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수술 효과 예측…인체탐험 로봇 개발 활용도

  • 이완호 팀장·고태욱 연구원
  •  |   입력 : 2022-08-16 19:50:02
  •  |   본지 1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인체 이상·질병 수학적 모델링
- 데이터 자료 계산 영역 설정 후
- 가상 환경서 수술 등 미리 진행
- 치료 계획 수립·판단 근거 제공

- 미세혈관 뚫거나 약물 투여 등
- 몸속 박테리아 움직임 모방한
- 마이크로 머신 연구·개발 한창
- 관련산업 연계·정부 협력 절실

어디 아파서 병원에 가면 의사가 여기저기 살펴보고, 필요하면 피검사, 엑스레이 사진 등 검사도 한다. 이런 진단 과정을 거친 뒤 치료 계획에 따라 약을 이용하거나 시·수술 등을 통해 치료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수학은 우리가 알게 모르게 환자에게 도움이 되어 왔다. 수학은 환자에게 무슨 도움이 될까? 아프면 우리는 이게 무슨 병인가 하고 포털에 검색해 본다. 검색 과정에서도 수학을 기반으로 하는 알고리즘이 사용되고, 진단에 필요한 CT MRI 영상 등을 얻는 과정에서도 측정된 신호와 우리가 보는 영상과의 관계에 관한 수학식이 사용된다.
에이아이메딕의 심혈관 소프트웨어.
■수학 모델링과 컴퓨터 시뮬레이션

수학이 환자를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 많은 방법론 중 수학 모델링과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대해 먼저 알아보자. 우리에게 익숙한 일기 예보에서 중요한 정보는 공기 흐름에 관한 것이다. 온도 습도 기압골의 분포, 지형 등을 고려해 공기의 흐름이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예측한다. 이때 공기의 흐름을 기술하는 수학 방정식이 사용되고, 지형 정보, 현재 기압 분포 등의 조건이 방정식을 풀어가는 과정에 쓰인다. 이처럼 우리가 관심을 두는 대상 시스템을 수학으로 표현하고 이해하려는 과정을 수학적 모델링이라 한다. 이 경우 방정식의 정확한 답을 구할 수 없어서 컴퓨터를 이용해 시시각각의 공기 흐름을 찾아야 한다. 즉 현재 상태를 이용해 다음 짧은 시간 후의 상태를 알아내고 그다음 시간의 상태를 계속 알아나가는 식이다. 이런 과정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이라 한다.

마찬가지 방식으로 우리 몸을 포함한 생명체에 대해서도 우리는 생물 물리 화학적 정보와 이론을 바탕으로 대상체를 기술하는 수학 방정식이나 다른 여러 형태의 수학적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다. 컴퓨터로 이 모델을 시뮬레이션해 향후 상태를 예측할 수 있고, 질병의 원인을 찾고, 치료 효과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수학적 모델링과 컴퓨터 시뮬레이션은 실험이나 시·수술과 상호보완적 역할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뇌 신경세포에 나타나는 이상이 행동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되는지 우리는 동일한 이상이 있는 쥐 실험을 통해 특정한 신경화학 물질의 전달 이상이 신경세포 신호 생성 패턴의 변화를 만들고, 결국 행동에도 영향을 주게 됨을 밝힐 수 있다. 수학적 모델링을 통해 해당 뇌 영역에서 신경세포 이상을 모델링하고 시뮬레이션해 신경세포와 행동 간 이상 관계를 탐색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심혈관 질환 치료와 관련해 수학적 모델링 방법이 개발되고 있다. 심장 자체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막혀 혈액 공급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심장 기능에 이상이 올 수 있어 혈관 확대 시술을 하게 된다. 이때 관상동맥을 통한 혈류의 흐름을 모델링해 확대 시술이 필요한 혈관 부위를 정하는 데 필요한 판단 근거를 제공할 수 있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수리모델링팀은 수학적 모델링을 이용해 생체 현상을 이해하고, 질환을 예측하고 진단하려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 중 수학적 모델링을 이용한 비침습적 혈관 상태 진단과 미세혈관 치료 목적의 마이크로 로봇과 관련, 컴퓨터 시뮬레이션 연구에 관해 알아보자.
■수학 모델링 활용, 비침습적 혈관 상태 예측 연구

혈관은 온몸 구석구석 혈액을 공급하며 신체가 움직일 수 있게 하는 에너지를 제공하는 통로다. 혈액 공급의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심장 또한 근육으로 이루어져 혈액을 공급받아야 하는데,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을 관상동맥이라 한다. 관상동맥이 막혀 혈액의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게 되면 심장 근육이 괴사해 심장이 멈출 수도 있다. 이 때문에 관상동맥이 제 기능을 하고 있는지 여부에 대한 평가는 중요하다. 과거에는 조영제를 사용해 혈관 내강의 윤곽을 파악할 수 있는 관상동맥 조영술로 혈관이 좁아진 부분을 특정하고 혈관을 넓히는 시술을 했다. 하지만 몇몇 각도에서 얻은 영상만으로는 혈관의 협착 정도를 과소·과대 평가하는 한계가 있다. 실제 육안으로 좁아 보이는 혈관이더라도 기능적으로는 문제가 없는 경우나 크게 협착이 보이지 않더라도 혈액의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가 있다.

혈관의 기능에 관한 정확한 평가를 위한 지표가 개발됐다. 혈관 내 혈압강하의 비율을 통해 혈관 기능 평가를 내리는 것으로 분획혈류예비력(Fractional Flow Reserve, FFR)이라 한다. FFR은 혈관 내 압력을 측정할 수 있는 센서가 부착된 가는 철선을 집어넣어 압력을 계산하는 방법으로 침습적인 방법을 통해 이루어진다.

침습적인 시술의 불편함을 해소하고자 혈관과 혈류의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한 혈관의 기능평가방법이 개발됐다. 관상동맥 조영술이나 CT를 통해 획득한 혈관의 3차원 데이터로부터 컴퓨터로 계산하기 위한 계산영역을 설정하고, 실제 혈류의 흐름을 상정해 시뮬레이션하면 몸속에 압력철선을 집어넣지 않더라도 관측된 모든 영역의 혈관에서의 혈류 흐름을 시각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또한 관상동맥 우회술과 같은 수술의 효과를 가상으로 구현된 시뮬레이션 환경에서 미리 진행해봄으로써 수술 계획을 수립하거나 수술 후 효과를 예측할 수 있다.

■마이크로 로봇 유영 시뮬레이션

1987년 개봉한 SF영화 ‘이너스페이스’는 마이크로 머신이 사람 몸속을 항해하는 인체 탐험을 소재로 삼고 있다. 상상하는 만큼 현실이 된다고 SF에서 소개하는 미래 기술이 실제 과학기술의 발전을 견인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인체 탐험 소재도 그렇다.

실제 2006년부터 마이크로 로봇 관련 논문이 급증하고 있고 몸속에서 특정한 목적을 수행하기 위해 마이크로 로봇을 원하는 목적지까지 정확히 이동하기 위한 제어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 자기장 음향 빛 등을 복합적으로 이용하는 기술이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다. 박테리아 운동을 모방하는 것 또한 체내 삽입을 목적으로 막힌 미세혈관을 뚫거나 특정 지점에 약물을 투여하는 역할의 미세로봇 개발과 설계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대장균 살모넬라균 비브리오균 등의 박테리아는 세포체에 부착된 왼손 방향 나선형 모양의 편모를 시계 방향이나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시킴으로써 움직임을 나타낸다. 편모가 세포체에 부착된 위치 개수 등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운동을 보여준다.

특히 대장균은 세포체 주변 무작위로 생성된 편모를 이용해 동시에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면 하나의 번들을 이루면서 이때 생성되는 추진력을 이용해 앞으로 나아가며, 방향을 전환하기 위해 편모의 회전 방향을 반대로 회전시키고 이에 따라 번들이 풀릴 때 생기는 ‘토크’를 이용해 세포체의 방향을 바꾸게 된다. 박테리아의 움직임은 시공간적으로 밀리초와 마이크로미터 단위에서 이루어지므로 관찰이나 실험을 통해 현상을 이해하기 어렵고, 또한 박테리아가 서식하는 유체와의 상호작용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과학적 계산의 도움이 필요하다.

과학 계산을 활용한 문제 해결은 실제로 일어나는 현상을 가상으로 구현하고 해석하는 시뮬레이션 기반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기술을 의미한다. 현상과 시뮬레이션 결과의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현상을 정확히 기술할 수 있는 수학적 모델과 구현된 지배방정식의 해를 정확히 구현할 수 있는 수치기법의 적용이 필요하다.

연구진은 편모의 운동을 기술하기 위해 키르히호프 로드 모델을 적용해 편모를 표현했다. 이는 편모를 질점 및 점들에서 정의되는 세 개의 벡터로 구성해 굽힘이나 뒤틀림 등의 현상을 구현한 것이다. 마이크로 공간에서는 유체 특성이 점성 의존적이므로 박테리아와 유체의 상호작용을 기술하는 지배방정식은 스톡스(Stokes) 방정식으로 표현했다. 구현된 시뮬레이션은 편모 하단부에서 주어지는 모터의 회전력이 전달돼 편모 전체의 회전은 물론 여러 개의 편모에 관해 번들링·텀블링 현상을 기술할 수 있다.

연구진은 현재 강체로 이루어진 세포체의 구성 및 편모와의 연결을 구현해 자유로이 유영하는 박테리아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 컴퓨터에서 현실 속 사물의 쌍둥이를 만들고 시뮬레이션을 진행함으로써 결과를 예측·최적화하는 기술인 디지털 트윈을 의료 분야에 적용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의료 현장에서 현존 의료기법을 보완하거나 대체할 정도의 기술이 제공되려면 의료 산업 데이터 과학 및 응용수학의 연계된 연구개발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정부와 다양한 산업 분야 기업 및 기관의 협력이 절실하다.

이완호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수리모델링팀장
고태욱 수리모델링팀 선임연구원

※공동기획:국제신문·국가수리과학연구소

-끝-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4시간 쫓고 쫓긴 ‘부캉이 퇴거’ 작전…주말 그물로 재시도(종합)
  2. 2위용 드러낸 기장촬영소…부산 대작영화 길 열렸다
  3. 3서울대 경영동아리 출신 카르텔, 미공개 정보로 200억 부당이득
  4. 4檢, 횡령 혐의 사상구 새마을금고 이사장 9개월 만에 ‘늑장 기소’
  5. 5충북 11.9% vs 부산 2.3%…반도체가 가른 경제성장률(종합)
  6. 6첫 공소청 인사…부산광역청장에 이종혁 고검장
  7. 7北지뢰 1발 추가 발견…대북 방송 재개 등 상응조치 촉각(종합)
  8. 8전재수 금품수수 의혹 증거인멸 前 보좌진 4명 유죄…1명 법정구속
  9. 9“통합 논의 항만公 정부 지분, 지자체로 넘겨야”
  10. 10부산서 키운 대서양연어 첫 출하…“수입산 대체”
  1. 1北지뢰 1발 추가 발견…대북 방송 재개 등 상응조치 촉각(종합)
  2. 2“통합 논의 항만公 정부 지분, 지자체로 넘겨야”
  3. 3새 광역단체장 재산 1위 김상욱 50억…전재수 6억(종합)
  4. 4[속보] 김여정, ‘DMZ 북한 지뢰’ 발표 전면부인…“서울의 자작광대극”
  5. 5예상보다 무뎠던 검증 칼날…TP원장 후보 기술고도화 초점
  6. 6軍 “향후 발생 상황 모든 책임 전적으로 北에…책임있는 조치 강력 촉구”
  7. 7유엔사 “DMZ 지뢰 폭발, 정전협정 위반 판단”
  8. 8‘핵잠수함 특별법’ 국무회의 통과(종합)
  9. 9與 “미래기금으로 지방정부 지원 축소될 일 없어”
  10. 10국힘 ‘멱살’ 권영진 징계 수위 하향…총선 공천 신청 가능해져
  1. 1서울대 경영동아리 출신 카르텔, 미공개 정보로 200억 부당이득
  2. 2충북 11.9% vs 부산 2.3%…반도체가 가른 경제성장률(종합)
  3. 3부산지역 건축물 노후화 심각… 63.3%가 지은 지 30년 이상
  4. 4삼정기업·삼정이앤시 회생계획 법원 인가…정상화 첫발(종합)
  5. 5亞·유럽게임 대거 참가…지스타 판 커진다
  6. 6정부 '발전 5사 통합준비委' 발족…내년 10월 단일법인 출범
  7. 7도토리 숲 언덕서 ‘휴식 한 모금’…바리스타과 겸임교수 깊은 손맛
  8. 8해양·AI 중심 ‘플라이아시아’ 내달 개최
  9. 9“기장에 양성자 치료센터 짓자…우주산업 활용도 가능”
  10. 10파생상품·해양금융 미래, 부산서 답 찾는다
  1. 14시간 쫓고 쫓긴 ‘부캉이 퇴거’ 작전…주말 그물로 재시도(종합)
  2. 2檢, 횡령 혐의 사상구 새마을금고 이사장 9개월 만에 ‘늑장 기소’
  3. 3첫 공소청 인사…부산광역청장에 이종혁 고검장
  4. 4전재수 금품수수 의혹 증거인멸 前 보좌진 4명 유죄…1명 법정구속
  5. 5부산서 키운 대서양연어 첫 출하…“수입산 대체”
  6. 6영도구 문화도시 사업, 간부간 소송다툼도 확인
  7. 7혈세 쓴 도시재생 거점시설 2년간 텅텅
  8. 8부산·울산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6명뿐
  9. 9교실로 들어온 ‘북극항로’…지구본 만들며 배워가요
  10. 10윤산터널 돌발상황, AI 실시간 감지
  1. 1역시 안세영…AG 2번째 ‘금빛포효’(종합)
  2. 2공격에 쏟아붓다가 골문 열린 모레노호
  3. 3일본 대회운영 왜 이러나…한국 육상 남자 400m 계주, 판정 논란 딛고 동메달 지켰다
  4. 4큰 日날 뻔한 韓야구…日 아마추어 상대로 3-1 설욕전
  5. 5한동희 시즌 23호 홈런 '쾅'…롯데, 키움에 4-2 역전승
  6. 6큰 日낸 女핸드볼…결승서 일본 꺾고 8년 만에 우승
  7. 7중국에 두 번 진 이민성호, 이번엔 벼른다
  8. 8‘세계 최강’ 안세영, 배드민턴 女단식 금메달…아시안게임 첫 2연패
  9. 9수영·탁구·사격 부진…양궁이 ‘금빛 갈증’ 풀어줄까
  10. 10이소희·백하나 배드민턴 女 복식 24년 만에 금빛 스매시
우리은행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교통취약지 ‘버스형 콜택시’ 도입, 울주 전역 도시가스 공급도 추진”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중구 절반이 GB…다운목장 등 과감한 해제로 신성장동력을”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