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일상 속 수학…산업 속 수학 <5> 산업수학혁신센터의 산업 현장 문제 해결 사례

핵연료 재배치 최적경로 계산 … 도시가스 미검침세대 사용량 예측도

  • 김민중 수리과학연구소 산업수학혁신센터장
  •  |   입력 : 2022-07-05 19:57:50
  •  |   본지 14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그간 작업자 경험과 직관 의존
- 원전 삽입체 교체 등 정비법 개선
- 외판원 문제 변형 선형계획법
- 시간 최소화하고 안정성 확보

- 도시가스 사용량 예측모델 개발
- 정확도 높이려 정상 데이터 선별
- 이상한 세대 쉽게 분류 가능해져

4차 산업혁명시대의 우리는 과거 아날로그 시대에서 생성되던 데이터와는 비교할 수 없이 방대하고 다양한 데이터 환경 속에 살고 있다. 센싱(sensing) 기술의 발달로 데이터의 수집이 쉬워지고 수집할 수 있는 데이터의 종류도 다양해졌다. 게다가 컴퓨터 계산 능력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우리가 처리할 수 있는 데이터의 양도 방대해졌다. 기초 과학 기술의 급속한 성장과 함께 AICBM(AI, IoT, Clouding, Big Data, Mobile) 등의 지능 정보 기술 향상에 관한 필요성이 증대됐고, 빅데이터 시대의 빠른 기술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지능정보기술의 기반이 되는 수학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고리원전 관계자들이 사용후핵연료 저장조를 점검하고 있다. 산업수학혁신센터 제공
■수학 기반 AI·데이터 분석

최근 수학이 지닌 폭 넓고 깊이 있는 문제 해결 능력과 수학 기반 데이터 분석을 필요로 하는 문제 해결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런 문제 해결 수요를 해소하고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정부출연연구소인 국가수리과학연구소는 산업체 및 공공 분야 산업문제 발굴 및 수학적 해결을 목적으로 산업수학혁신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산업수학 문제 해결 지원이란 실제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산업문제를 직접 발굴하거나 의뢰를 받아 이를 수학적으로 정의하고 수학적 이론과 분석 방법으로 접근해 문제를 푸는 것을 말한다. 센터는 산업수학 문제해결 전담인력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산업계와 수학계의 서로 다른 분야 전문 지식을 공유하고 전달하며, 산업문제를 발굴하고 수학적으로 해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2016년도 센터 개소 이후 산업체 및 공공 분야 문제를 해결한 성공사례가 꾸준히 늘고 있다. 센터는 산업 및 공공으로부터 의뢰 받은 문제에 관해 해당 산업지식과 수학을 활용해 문제를 정의하고 수학적 개선 및 해결 가능성을 검토해서 지원 여부를 결정한다. 연구소의 방향성, 후속 연구주제 발굴 가능성 및 참여 연구원의 관심이나 전공 역량도 지원 여부 판단의 중요한 기준이 된다. 센터는 단순한 기존 알고리즘이나 방법을 적용하는 문제보다 기존 방법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이를 수학적으로 개선하거나 새롭게 해석하는 방식의 문제에 관한 해결을 지원한다. 산업문제를 의뢰하면 기업 관계자와 센터 연구원이 해당 산업문제를 놓고 회의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문제가 무엇인지 정의되어 있지 않던 기업의 문제가 구체화되고, 이렇게 정의된 문제의 해결을 지원받은 사례가 많다. 문제가 즉시 해결된 경우도 있다.

연구소에서 해결한 문제 대부분이 AI 및 데이터 분석과 관련된 문제다. 이에 따라 센터는 수학적으로 해석 가능한 AI 및 데이터 분석 연구와 이를 활용한 산업수학 문제해결 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와 함께 데이터 시각화, 시계열 데이터 처리, 이상 감지, 객체 인식, 자연어 처리 등 문제 해결 수요가 높은 데이터 분석 기법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할 방침이다.
원전 연료 삽입체 재배치 방법을 개선한 이미지.
■사례1:원전 연료 삽입체 재배치 방법 개선

한국수력원자력이 의뢰한 문제로 경험과 직관적으로 결정했던 기존 방법을 수학적 문제로 정의해 해결한 사례를 소개한다. 원자력 발전소에서는 핵연료를 원자로에 장전해서 약 18개월간 전기를 생산한다. 그리고 약 1개월간 핵연료와 연료 삽입체를 교체하거나 재배치하고 다양한 발전소 시설 정비 등을 수행하는 계획예방정비를 한다. 이 기간에 전기를 발전하는 데 사용한 연료와 연료 삽입체(제어봉) 모두 원자로에서 사용후핵연료 저장조(이하 저장조)로 이동시킨다.

여기서 연료에는 연료 삽입체가 없는 연료도 존재한다. 계획예방정비 기간에 저장조에서 옮겨진 연료와 삽입체를 점검한 뒤 교체가 필요한 것은 교체하고 다음 주기 원자로 배치 모형에 맞게 삽입체를 재배치(이동)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기중기를 이용해 삽입체를 장착이 필요한 연료로 옮기는 작업이 필요하다. 삽입체가 필요한 연료는 배치 모형을 설정할 때 정해져 있고 손상 여부를 고려하지만, 삽입체는 어떤 연료에 장착되어도 상관이 없다.

이전까지는 작업자의 경험과 직관에 의존한 위치 변경 작업이 주로 진행됐다. 한수원은 이 문제를 수학적으로 엄밀하게 정의하고 최적의 이동 경로를 구하고자 연구소에 문제를 의뢰했다.

이에 따라 연구소는 기중기의 이동 거리를 수학적으로 분석하고 삽입체 재배치 시간을 최소화하는 문제를 풀었다.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만한 원자력 분야 지식과 다양한 현장 규칙은 물론 고려해야 할 사항을 파악하기 위해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연구원은 직접 고리2호기의 저장조 현장을 둘러봤다. 연구원들은 다양한 이론과 접근 방법을 고려한 결과 선형계획법으로 삽입체 이동 경로 방법을 찾았다. ‘외판원 문제(Travelling Salesman Problem)’를 변형한 선형계획법으로 문제를 정의했고 고리 2호기 연료 삽입체 재배치 문제에 적용 가능한 해법을 얻었다.

이 결과 경험적으로 설정한 기존 이동 경로와 비교해 40% 단축되는 효과를 거뒀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와 한수원은 문제해결 연구 결과를 통해 경제적 효과뿐만 아니라 원자력 안정성 확보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례2:부산도시가스, 미검침 세대 사용량 예측

국가수리과학연구소는 부산도시가스가 의뢰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시가스 검침 검증 및 사용량 예측 모델을 성공적으로 개발했다. 의뢰 기업은 미검침 세대의 도시가스 사용 추정량을 구하거나 검침 오류를 찾기 위해서 세대별 도시가스 사용량을 예측하는 모델을 개발해 예측에 사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예측 정확도를 높이고 예측값에 관한 수학적 설명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기존 방법을 개선하고자 연구소에 문제를 의뢰했다.

2009년 1월부터 부산지역 세대별 도시가스 사용량 시계열 데이터를 분석해 이상 검침사례를 판별하고 미래 사용량을 예측하는 문제였다. 데이터가 잘 정제돼 있고 신뢰할 수 있다면 간단한 시계열 데이터 예측 ‘지도 학습(supervised learning)’ 문제로 이미 잘 알려진 방법을 적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가정에서 사용했다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높은 사용량을 기록했거나 매월 동일한 사용량이 기록된 세대 등 신뢰하기 어려운 데이터들이 적지 않게 포함돼 있었다. 일반적으로 도시가스 사용량은 겨울이 여름보다 많은 계절적 특성이 있다. 연구원은 세대별 도시가스 사용량 예측 모델 학습에 필요한 정상적인 데이터 선별에 집중했다. 먼저, 사용량 시계열 데이터가 계절적 특성을 보이지 않거나 특정한 값을 넘는 등 일반적이지 않은 세대의 데이터를 골라내는 방법인 규칙 기반 방법(Rule-based method)을 검토했다.

하지만 고려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고 새로운 경우 새 규칙을 적용하는 등 적절하게 대응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일반적인 도시가스 사용량 패턴과 다른 이상 세대를 분류하고 특이한 사용량(또는 비어 있는 결측값)이 존재하는 세대를 선별해 모델 학습데이터에서 제거하기 위해 월별 도시가스 사용량을 확률분포로 변환했다. 1월부터 12월까지 세대별 도시가스 사용량을 12개의 확률값을 갖는 이산확률 변수로 보았다. 그리고 확률분포의 연관성을 측정하는 ‘와서스타인(Wasserstein) 거리’를 이용해 기준 도시가스 사용량과 확률분포 유사도가 높은 도시가스 사용량 패턴 세대를 선별해 학습데이터로 사용했다. 규칙 기반 방법보다 간단하게 조건을 수정할 수 있고 데이터가 이상한 세대를 쉽게 분류할 수 있다.

이렇게 얻은 데이터로 학습 딥러닝 모델에 따라 도시가스 사용량을 예측한 결과 기존 예측 모델에 비해 20% 이상 높은 정확도를 얻었다.

의뢰 기업은 연구소와 협업을 통해 얻은 문제해결 결과를 다양한 지역의 데이터에 적용해 테스트했고 기존 방법과 비교 분석해 정확도와 신뢰도가 높은 방법을 개발할 계획이다.


◇외판원 문제

도시들 간의 이동 거리가 주어져 있는 상황에서 최소 이동 거리로 각 도시를 단 한 번씩 방문하고 처음 시작점으로 돌아오기 위한 이동 순서를 결정하는 문제를 말한다.

◇지도학습

학습데이터에 독립변수와 정답인 종속변수가 포함돼 있어서 독립변수와 종속변수 간의 관계식을 찾는 문제를 말한다.


※공동기획:국제신문·국가수리과학연구소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 도시가스 사용량 3년간 64%↑…내달 '진짜 요금폭탄'
  2. 2소득 7500만 원 이하면 '청년도약계좌' 이자·배당 비과세
  3. 3부산 첫눈 관측의 역사, '100년 관측소'
  4. 4[영상]키오스크 교육, 그 실용성은 과연?
  5. 5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항소심도 유죄... 교육감직 위기
  6. 628일 부산, 울산, 경남... 강풍 동반한 강추위
  7. 7양산시 석금산 신도시 중학교 신설 지지부진, 학부모 민원 폭발
  8. 8흥행 선방 국힘 전대… 안철수의 새바람이냐, 김기현의 조직이냐
  9. 9이재명 "헌정 질서 파괴 현장", 검찰 위례.대장동 의혹 정점 의심
  10. 10부산 휘발유·경유 가격 차, 2개월 만에 ℓ당 237원→75원
  1. 1흥행 선방 국힘 전대… 안철수의 새바람이냐, 김기현의 조직이냐
  2. 2부산시의회 새해 첫 임시회 27일 개회
  3. 3부산 온 김기현 "가덕신공항을 '김영삼 공항'으로"
  4. 4텃밭서 결백 주장한 이재명…‘당헌 80조’ 다시 고개
  5. 5김건희 여사, 與여성의원 10명과 오찬 "자갈치 시장도 방문하겠다"
  6. 6대통령실 “취약층 난방비 2배 지원” 野 “7조 원 국민지급을”
  7. 7나경원 빠지자… 안철수 지지율 급등, 김기현과 오차범위 내 접전
  8. 8金 “공천 공포정치? 적반하장” 安 “철새? 당 도운 게 잘못인가”
  9. 9북 무인기 도발 시카고협약 위반?...정부 조사 요청 검토
  10. 10북한, 우리 정부 노조 간섭 지적, 위안부 강제징용 해결 촉구 왜?
  1. 1부산 도시가스 사용량 3년간 64%↑…내달 '진짜 요금폭탄'
  2. 2소득 7500만 원 이하면 '청년도약계좌' 이자·배당 비과세
  3. 3이재명 "헌정 질서 파괴 현장", 검찰 위례.대장동 의혹 정점 의심
  4. 4부산 휘발유·경유 가격 차, 2개월 만에 ℓ당 237원→75원
  5. 51052회 로또 1등...18명 23억 4천168만원씩
  6. 6'우리가 이재명이다' vs '이재명 구속하라'
  7. 7부산은행도 30일부터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영업
  8. 8가스공사 평택 기지, 세계 첫 5000번째 LNG선 입항 달성
  9. 9정승윤 권익위 신임 부위원장 "'오또케' 여성 비하 표현인 줄 몰랐다"
  10. 10日경찰 "야쿠시마섬서 한국인 등산객 실종…수색 어려워"
  1. 1부산 첫눈 관측의 역사, '100년 관측소'
  2. 2[영상]키오스크 교육, 그 실용성은 과연?
  3. 3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항소심도 유죄... 교육감직 위기
  4. 428일 부산, 울산, 경남... 강풍 동반한 강추위
  5. 5양산시 석금산 신도시 중학교 신설 지지부진, 학부모 민원 폭발
  6. 6고리 2호기 수명연장, 범시민운동으로 맞서기
  7. 7경무관보다 총경이 먼저?… 해경 내부선 ‘계급 역행 인사’ 우려
  8. 8이재명 서울중앙지검 출석... "독재정권 폭압 맞서 당당히 싸울것"
  9. 928일 신규확진 전국 2만3612명, 부산 1635명... 사흘만에 감소세 전환
  10. 10참사 키운 '불법 구조물'... 이태원 해밀톤 대표 불구속 기소
  1. 1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 흥국생명 양강 체제
  2. 2벤투 감독 ‘전화찬스’…박지수 유럽파 수비수 됐다
  3. 3이적하고 싶은 이강인, 못 보낸다는 마요르카
  4. 4쿠바 WBC 대표팀, 사상 첫 ‘미국 망명선수’ 포함
  5. 5러시아·벨라루스, 올림픽 출전하나
  6. 6빛바랜 이재성 리그 3호골
  7. 7토트넘 ‘굴러온 돌’ 단주마, ‘박힌 돌’ 손흥민 밀어내나
  8. 8보라스 손잡은 이정후 ‘류현진 계약’ 넘어설까
  9. 9돌아온 여자골프 국가대항전…태극낭자 명예회복 노린다
  10. 10‘골드글러브 8회’ 스콧 롤렌, 6수 끝 명예의 전당 입성
우리은행
부산엑스포 결전의 해
4월 BIE실사, 사우디 따돌릴 승부처는 유치 절실함 어필
난치병 환우에 새 생명을
두개골 골절 등으로 장기 입원…간병비 절실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