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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 IT 가르치던 열정의 20대… 5명 새 삶 주고 하늘로

연제복합문화센터 강사 최창혁 씨

지난달 강의 중 쓰러져 뇌사판정

가족, 심장·간·신장 등 기증 결정

“아들 몫까지 꿈의 날개 펼쳐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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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가 실시하는 디지털 교육 프로그램을 맡아 열정적으로 활동한 20대 청년 강사가 5명에게 새 삶을 주고 떠났다.

부산 연제구는 디지털 정보화 교육 강사 최창혁(29) 씨가 지난 2일 심장(1명)·간(2명)·신장(2명) 등을 총 5명에게 기증하고 사망했다고 4일 밝혔다. 최 씨는 지난달 8일 강의 중 두통을 호소하며 쓰러져 의식을 잃은 채 부산의 한 종합병원으로 옮겨졌다.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해 같은 달 29일 뇌사판정을 받았다. 가족이 병원을 통해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기증 의사를 전하면서 기증이 이뤄졌다.
20대 청년 강사 최창혁(29)씨

부산 출신인 최 씨는 어릴 적 모야모야병(특별한 이유 없이 뇌 속 혈관이 막히는 뇌혈관 질환)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질병 특성상 뚜렷한 원인을 찾지 못했고 판정 이후 별다른 증상이 없어 건강하게 생활했다. 컴퓨터에 관심이 많던 최 씨는 관련 학과에 진학해 자격증을 다수 취득하며 프로그래머라는 꿈을 키웠다.

서울 생활을 하던 최 씨는 3년 전 부산으로 돌아왔다. 강사라는 직업에도 흥미를 느껴 지난해부터 동구 등에서 디지털 정보화 교육을 진행했다. 지난 4월부터는 연제구 복합문화센터 내 정보화 교육장에서 강사로 활동했다. 디지털 취약계층을 위해 정부와 지자체가 함께 실시하는 이 교육은 고령층 이용자가 많다. 최 씨의 수강생 연령대도 60~80대였다. 디지털 기기나 컴퓨터 프로그램에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을 교육 하기가 쉽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최 씨는 수강생 사이에서 ‘열정적인 강사’로 통했다. 같은 질문이 여러 번 나와도 친절하게 답했고 쉬는 시간에도 수강생과 계속 소통했다.

수강생 서형태(75) 씨는 “젊은 사람이 컴퓨터 기초도 잘 모르는 어른 여럿을 가르치는 것이 쉽지 않았을텐데 열심히 가르쳤다”며 “생전에도, 떠날 때도 자신의 것을 나누는 청년이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가족은 조용히 장기기증을 하려 했으나 최 씨의 고귀한 희생이 알려지면 장기기증 문화에 도움이 되지 않겠냐는 주변의 설득 끝에 사연을 공개했다. 가족은 “장기기증으로 새 삶은 얻은 5명이 자유롭게 각자의 꿈을 펼치기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 씨의 아버지는 “부모를 사랑하는 최고의 아들이었다. 그런 자식을 먼저 보낸 심정을 말로 표현하기 어렵지만 누군가를 살리는 일이라는 마음으로 기증을 결정했다”며 “아들은 꿈을 채 펼치지 못하고 떠났지만 남은 이들이 아들 몫까지 더 해 꿈을 키워간다면 바랄 것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곳에서는 아프지 말고 편안하기를 바란다”는 마지막 인사를 아들에게 전했다.

최 씨의 발인은 이날 오전 이뤄졌으며 고인은 양산의 한 장지에 안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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