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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낙태권 폐지에 '국내 낙태죄 논의 어디까지 왔나'

2019년 헌재 판결 이후 대체 입법 안돼

약물구입, 시술 불법 영역에 남아

법원선 시술한 의사, 환자 무죄판결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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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대법원이 49년만에 낙태권 보장 판결을 뒤엎으면서 국내 임신중절 관련 법안 진행 과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년간 ‘무법천지’

국내 낙태죄 관련 논의는 지난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헌법재판소는 임신 여성 및 의사에 대한 낙태죄 처벌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를 결정했고, 2020년 12월 31일까지 관련법을 제정하라고 권고했다.

그러나 헌재 결정이 나온 이후 3년, 낙태죄가 효력을 상실한지 1년 반이 지난 지금까지도 대체 입법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국회에는 임신 기간에 상관없이 낙태를 전면 허용하는 안부터 임신 후 최대 24주까지 낙태를 허용하는 안, 약물 낙태를 허용하는 법안까지 여러 건이 계류 중이다. 법무부도 임신 14주 이내에선 조건 없이 임신 중지 허용, 15~24주는 강간, 근친상간 등의 경우에만 허용하는 개정안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낙태를 둘러싼 사회적 합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데다 다른 법률 등에 밀리면서 지금까지 이렇다할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다.



지난 26일(현지시간) 낙태권 옹호론자들이 미국 워싱턴DC에서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불법에 내몰리는 여성들

관련법이 없다보니 당장 임신중단을 원하는 여성들이 안전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신중지를 위한 약물 처방이나 수술이 법의 테두리 안으로 진입하지 못해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정상적인 경로로는 임신중단 의약품을 구하기 어렵다보니 온라인에서의 불법 구매가 만연한 실정이다. 지난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신형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관세청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의약품의 불법판매로 적발된 건수를 제품별로 살펴봤더니 임신중절 유도제가 34.7%(5833건)에 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 비상대책위원장은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미국 연방대법원 결정을 규탄합니다’는 글에서 “정부와 국회가 여성의 권리를 방치하는 사이에 그 피해는 온전히 여성이 짊어지고 있다. 임신 중단약은 여전히 불법이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지난해 임신중단 정보와 약품을 제공하는 국제비영리단체 홈페이지 접속마저 차단했다”고 비판했다.


시민단체 세계시민선언 이설아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주한 미국대사관 앞에서 미국 연방 대법원이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을 공식 폐기한 것을 반대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법원선 속속 무죄 판결

입법 공백 사태가 길어지자 법원이 일단 헌재의 결정에 따라 낙태죄 조항이 효력을 상실한 것으로 보고 관련 판결에서 무죄를 선고하는 사례가 늘고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중앙지법은 2016년 업무상 촉탁낙태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받았던 산부인과 의사 2명에 대한 재심 판결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낙태 시술을 한 의사를 처벌하는 규정은 효력을 상실했다”고 판단했다. 지난 2020년 4월과 7월에도 서울중앙지법과 대전지법에서 각각 낙태 시술을 한 의사와 환자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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