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안부 “내달 15일까지 최종안”
- 의견수렴 없어 반발했던 김 청장
- ‘국기문란’ 등 수습 차원 사직서
- 경찰 내부 “견제 과도” 불만폭주
- 간부 늑장대응 비난 목소리도
행정안전부가 27일 경찰 권한 견제를 위해 경찰업무조직 신설 방침을 밝혔다. 같은 날 김창룡 경찰청장이 그간의 논란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경찰 내부에서는 “독립성 훼손과 과도한 견제”라는 불만이 쏟아졌다.
 |
|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27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경찰 통제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을 열고 “행안부 내 경찰관련 지원조직 신설과 ‘소속청장에 대한 지휘규칙’ 제정 및 인사절차의 투명화는 조속히 추진할 것”이라면서 “다음 달 15일까지 최종안을 마련해 발표하고 관련 규정 제·개정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역대 정부의 경찰에 대한 지휘·감독 방식 문제와 함께 최근 경찰의 권한이 급격히 확대·강화돼 관리체계 개편과 수사역량 강화 등의 보완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 민정수석 및 치안비서관 폐지로 인한 행안부 내 경찰 지휘·감독할 조직 필요성도 언급했다. 행안부 전신인 내무부 치안본부가 1991년 내무부 외청인 경찰청으로 독립한 지 31년 만에 행안부에 경찰 업무 조직이 생긴다.
 |
| 김창룡 경찰청장은 이날 사의를 표명해 이 장관의 경찰국 신설에 반발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
이에 반발한 김창룡 경찰청장은 이날 사의를 표명했다. 권고안을 둘러싼 조직 내부 반발과 최근 치안감 인사 번복 논란에 따른 윤석열 대통령의 ‘국기 문란’ 질책 수습 차원으로 해석된다. 김 청장은 입장문에서 “역사 속에서 우리 사회는 경찰의 중립성과 민주성 강화야말로 국민의 경찰로 나아가는 핵심적인 요인이라는 교훈을 얻었다”며 현행 경찰법 체계 속에서 치안 안정을 발전시켰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권고안은 이러한 경찰제도의 근간을 변화시키는 것으로, 그간 경찰은 영향력과 파급 효과를 고려해 폭넓은 의견 수렴과 심도 깊은 검토 및 논의가 필요함을 지속해서 강조해왔다”고 말했다.
일선 경찰도 경찰 독립성과 중립성이 훼손됐다며 크게 반발했다. 전국 각지의 경찰 직장협의회는 행안부 경찰국(경찰 관련 지원 조직) 신설 반대 성명을 내고 반대 현수막을 걸었다. ‘전국현장 경찰관 일동’이라고 밝힌 경찰관들은 행안부가 있는 정부 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적 중립의 헌법적 가치를 훼손하는 행안부 경찰국 부활 추진을 즉각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부산 경찰 A 씨는 “경찰 권력 견제를 명분으로 하지만 국가경찰위원회 등 현 제도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것을 국을 신설하면서까지 한다는 것이 이해하기 어렵다”며 “더욱 구체적인 개입 방안이 나오면 현장 분위기는 더 나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B 씨는 “실질적으로 경찰 권한과 인력은 비대해진 것이 없는데 뭘 견제한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꼬집으며 “어차피 정부 마음대로 할 것인데 반발해서 뭐 하느냐는 자포자기 분위기까지 있다”고 전했다. 검수완박 법안이 통과될 때 충분한 국민적 논의가 없었다는 비판이 많았는데, 경찰 통제 장치를 만들면서 자문위 4회 한 뒤 결정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은 처사라는 비판도 나왔다.
뚜렷한 항의성 표명이 없었던 김 청장에 아쉬움도 터져나왔다. 경찰 C 씨는 “시기와 전달한 메시지로 보나 임팩트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날 경찰 내부망 ‘현장활력소’에는 “늦은 감이 있어 지금은 별 의미가 없는 것 같다”며 대응이 늦었다는 글들과 “다른 지휘부도 올바른 목소리를 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글들이 다수 게재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사표 수리를 보류하기로 했다.
법무부의 검수완박 권한쟁의 심판 공동 청구와 다른 처사라는 비판도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법무부는 검찰의 독립성을 운운, 권한쟁의 심판까지 청구하면서 경찰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처사를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다”며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