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덕수 총리·최태원 SK회장 등
- 거물급 인사 포함 민관 대표단
- 긴장감 속 2차 PT 리허설 완료
- 美미네소타 엑스포위원장 접견
- 韓 “부산, 가난 딛고 물류 중심돼”

‘르위니쏭-누 아 부산!(Reunissons-nous a Busan!·부산에 유치해!)’

2030부산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유치의 분수령이 될 국제박람회기구(BIE) 2차 경쟁프레젠테이션(PT)을 앞둔 프랑스 파리는 후보국이 펼치는 외교 열전의 장으로 변했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박형준 부산시장, 최태원 SK회장,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등 주요 인사가 총출동한 대한민국 부산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와 이탈리아 로마 등 경쟁국에 우위를 점하기 위해 적극적인 교섭활동에 나섰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2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로버트 클라크 2027년 미국 미네소타 인정박람회 유치위원장과 접견하고 있다. 2030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을 요청하는 이 자리에는 한 총리와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박형준 부산시장이 참석했다. 총리실 제공

지난 19일 오후 2시(현지시각) BIE 총회가 열리는 팔레 데 콩그레 파리 인근 호텔 회의실. 공식 리허설을 앞둔 박형준 시장과 박은하 국제관계대사 등 부산 대표단이 긴장된 모습으로 2차 PT 준비를 위한 회의를 이어갔다. 박 시장 등은 오후 2시20분께 회의실을 나와 행사장으로 향했다.

행사장 외부에는 정부 유치위원회가 마련한 광안대교 그래픽 장식의 2030부산월드엑스포 홍보 광고판이 곳곳에 걸려 있었다. 유치위는 행사장을 비롯해 파리 개선문과 샹젤리제 거리 등 시내 10여 곳에 광고판을 내걸고 래핑 버스를 임대해 2030부산월드엑스포를 알리는 데 공을 들였다. 시 조유장 관광마이스산업국장은 “PT에 앞서 시내 광고판을 활용한 홍보활동을 벌이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부산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30분가량의 리허설을 마친 부산 대표단의 얼굴엔 자신감이 가득했다. 행사장 입구에서 만난 박 시장은 “이번 2차 PT를 사실상 첫 PT로 보고 부산의 매력과 대한민국의 개최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철저히 준비했다. 한덕수 총리가 연사로 참여하고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인 최태원 SK회장과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등 상공계 대표단이 함께 해 대한민국의 개최 의지를 보여준 만큼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7시30분부터 파리 시내 인터콘티넨탈호텔 연회장에서 열린 미국 미네소타 인정엑스포위원회와 국무부 엑스포TF 주최 리셉션에는 한덕수 총리, 박형준 시장, 최태원 회장, 이인용 사장, 김윤일 대통령실 미래전략비서관 등이 참석해 BIE 170개 회원국을 상대로 2시간 동안 홍보 활동을 벌였다.

박 시장은 다음 날인 20일 카트린 콜로나 프랑스 외교부장관과 로버트 클라크 미네소타 엑스포위원장을 잇따라 만나는 등 물밑 교섭에 나섰다. 한 총리와 상공계도 각자 회원국 대표와 주요 인사를 만나는 등 열띤 외교전을 벌였다. 총리실 관계자는 “한 총리가 부산이 가진 상징적인 의미, 특히 가난을 딛고 물류와 디지털의 중심지가 된 점 등을 설명하면서 유치 지원을 호소했다”고 전했다. 최태원 회장은 “득표 활동도 중요하다”며 “저희가 할 수 있는 부분에서 가능한 많은 지지를 얻겠다”고 말했다.

특히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가 오는 9월 유치계획서 제출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유치전이 더욱 뜨거워졌다. 총회장 안팎에서는 전후 재건을 명분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동정론이 일게 되면 부산 유치의 복병으로 떠오르지 않겠느냐는 위기감이 일기도 했다. 최재철 BIE총회 의장은 “2030엑스포 유치 경쟁은 다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BIE 회원 170개국은 경제 규모 등을 떠나 각국이 동등한 한 표를 행사하는 만큼 어느 나라가 얼마 만큼의 의지를 가지고 유치전에 임하는지가 중요하다. 우크라이나의 참여는 내년 상반기 진행될 현지 실사 준비 여부가 결정하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