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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삼의 인생 이모작…한 번 더 현역 <4> ㈜티이에스 기술연구소 최효규 소장

좌절 딛고 다시 조선업 투신, 노인복지사 꿈도 함께 키웠죠

  • 고영삼 부산디지털개발원장
  •  |   입력 : 2022-06-14 19:27:49
  •  |   본지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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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고를 졸업하고서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에 입사하여 총 24년을 일했다. 43세에 대우조선해양의 사내 협력사 사장이 되었고, 51세에는 ㈜제이에이치(JH)를 설립해 잘 나갔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어느 날 원청회사의 부도로 인해 폐업하는 시련을 맡았다. 61세 때였다. 엄청난 고통의 터널이었다. 올해 66세. 그는 다시 일어서서 이모작 인생을 진군한다.
㈜티이에스 최효규 기술연구소장이 조선해양 분야 고주파 밴딩 진원도율 신기술을 개발해 특허 등록한 기술력을 설명하고 있다.
# 공고 졸업 후 조선업 종사 48년

-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 거쳐
- 43세에 사내 협력사 사장 올라
- 51세 땐 회사 설립해 승승장구
- 10년 후 원청 부도로 폐업 시련

# 성공과 실패는 습관이 좌우

- 66세 조선 신기술 개발로 재기
- 노인심리상담사 등 취득하며
- 노인복지 관련 일 차근히 준비
- 아너소사이어티 가입도 목표

◇ 최효규의 인생Tip

사업 실패를 인생 실패로 생각지 말고 성공 습관을 반복하라


-여긴 어딘가요? 애초 직장생활을 공고를 졸업하고 시작하셨군요.

최효규 소장이 사내 회사 대주엔니지어링을 운영할 당시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받은 우수협력사상. 오른쪽 사진은 최 소장이 취득한 노인심리상담사 1급 자격증.
▶여기는 경남 거제시에 있는 선박 관련 기업 ㈜티이에스의 기술연구소입니다. 현재 이곳의 연구소장으로서 조선해양 분야 LNG(액화천연가스) 단열재를 연구 개발하고, 생산과 시공을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대구공고를 졸업하고 19살 때 현대중공업에 입사한 이후 지금까지 조선업 밥만 48년을 먹었네요. 처음 현중에 입사했을 때 한 달에 급여를 3만 원 받았는데 대졸자의 절반도 안 되었어요. 안 되겠다 싶어서 작심하고 울산대에 진학해 주경야독하는 등 정말 일도 공부도 열심히 하며 살아왔습니다.

-회사도 설립해 경영하셨다고요?

▶열심히 하다 보니 1983년에 막 설립되는 ㈜대우조선해양에 스카우트 되었죠. 독일 하데베 조선소에서 1년 동안 국비 연수받으며 시야를 넓히는 행운도 잡았었어요. 그리고 43세가 되던 봄날이었는데, 사내 회사를 설립할 기회가 왔어요. 저는 비철관 배관을 제작하는 ㈜대주ENG를 설립했지요. 전국품질경영대회 대통령상, 전사안전대상을 받았고, 최우수 협력사로 지정받기도 했습니다. 8년 뒤에는 철 구조물 가공회사인 ㈜제이에이치(JH)를 설립했습니다.



그는 부친의 함자를 따서 회사 이름을 만들었다. 지역특화 기술도 개발하고 이노비즈 인증회사, 한국 남동발전 정비적격회사 인증도 받았다. 경남중소기업청장으로부터 취업하고 싶은 우수기업으로 지정받기도 했다. 재미가 쏠쏠했다. 일반 회사로 치면 매출액 200억 원에 해당하는 규모까지 키웠다.



-그러나 시련이 왔었군요. 어찌 된 건가요?

최효규 소장이 ㈜제이에이치(JH)를 운영할 당시 회사를 방문한 직원 가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네 승승장구하던 제게도 시련이 오더군요. 저에게서 납품받던 회사가 도산해버리면서 우리 회사도 연쇄 도산하게 되었습니다. 나이 61세였습니다. 한 마디로 죽을 맛이더군요. ‘100세 철학자’ 김형석 교수는 “사람 인격의 핵심은 성실성”이라고 했었어요. 저는 그에 딱 맞는 사람이었습니다. 배관 기술자로 직장을 시작한 이후 성실만이 저의 필살기였어요. 그런데 자금 유동성 부족 문제는 성실성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더군요.

-고통이 보통이 아니었군요.

▶평생을 모은 전 재산을 날렸습니다. 죽을 노릇이었습니다. 결국 서울에 사는 아내 명의의 아파트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임야까지도 경매에 넘겨야 했습니다. 아내가 정신적 충격을 심하게 받았어요. 저의 마음도 고통이지만, 아내의 우울증은 폐업의 펀치에 더해진 또 다른 펀치였어요. 한마디로 무력해지더군요.

-지옥의 일상이었군요. 어떻게 하셨나요?

▶재기해야 했어요. 저를 일으켜 세운 것은 어린 시절 부모님이 보여주신 생활 자세였습니다. 부모님은 곤란을 통해 더 힘을 내는 DNA를 가진 분이셨어요. 인생이 완전 바닥이 되었고 무력해진 어느 날 부모님이 생각나더군요. 힘이 나더군요. 또 저와 함께 고생했던 직원들이 저의 단단한 우군이 되어주더군요. “아! 사업은 실패했지만 인생을 실패한 것은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회사를 경영할 때 사훈이 인화 도전 성취였어요. 그런데 도전과 성취도 인화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했지요. 일반 복지는 당연하고 건강을 위한 인센티브 제도나 직원 가족들의 기념일도 모조리 챙겼어요. 늘 활기 넘치는 일터였어요.



살다 보면 곤마에 처할 때가 있다. 어렵게 되면 그렇게 많던 지인도 연락이 끊어진다. 어쨌든 최 사장의 종업원 만족 경영은 유별났다. 그 덕분인지 그가 어렵게 되자 직원들이 소매를 걷고 나서 주어 다시 힘을 낼 수 있었다. 사는 데 사람이 참 중요하다는 것을 실감했다.



-다시 삶의 의욕을 안고서 무엇을 하셨나요?

최 소장이 노인용 교구 사용법에 관해 토론하는 모습.
▶다시 시작해야 했어요. 조선해양 분야의 신기술을 연구 개발하는 일을 시작했습니다. 경상국립대와 함께 고주파 밴딩 진원도율이 높은 신기술을 개발해 특허등록을 하는 등 실적을 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요즘은 노인복지 관련 일에도 치중하고 있습니다. 매일 새벽마다 저 나름의 방법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해석하는 시간을 갖는데, 어느 날 점점 심각해지는 초고령사회 문제를 보면서 이 분야에서 무언가 기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 일은 하면 할수록 저에게 맞더군요. 거제지역에는 이 분야의 전문가가 부족합니다. 그래서 1급 노인심리상담사, 1급 심리상담사, 노인교구 지도사 자격증도 취득했습니다. 올해 안에 사회복지사 자격증도 딸 계획입니다. 장기적으로는 이 일을 계속하려고 합니다.



조선업 종사자가 ‘가리 늦가’ 노인복지 쪽으로 가는 것은 괜찮은 선택일까? 성공할 수 있을까? 그러한 염려 때문인지 그는 현재는 조선기술연구소에 종사한다. 인생 전환기에 일종의 교두보 혹은 완충지대를 만든 셈이다. 그가 좋아하는 바둑으로 치면 입계의완(入界宜緩)의 전략이다. 바둑을 둘 때 포석을 두어 나가다 보면 형세의 윤곽이 뚜렷해지는 어떤 시기가 온다. 이때 불리하면 저돌적으로 강하게 밀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최효규는 지금 잘하는 일을 하며 몇 년 후 하고 싶은 일을 차근히 준비한다. 생계를 안정시키면서 인생이란 대마의 생존을 도모하는 그만의 후기 중년기 인생 전략이다.



-인생 전환기에 자기 관리가 중요하겠군요. 어떻게 하시나요?

▶저는 목표와 습관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노인복지 일은 반드시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75세까지는 예전 자산의 1/2까지 회복할 계획입니다. 아너소사이어티에 가입할 목표도 세웠습니다. 그리고 살아보니 ‘습관이 곧 운명’이더군요. 저는 매일 새벽 4시에 기상합니다. 6시까지 필요한 정보를 검색하고 독서합니다. 그리고 조깅과 산책을 6㎞ 정도 해요. 매일 합니다. 하루를 이렇게 시작하면 마음 근육과 몸 근육이 탄탄해져요.



당해보지 않은 이는 인생 파도의 고통을 모른다. 최효규는 인생 이모작 전환기에 거제도의 거친 파도를 덮어썼다.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수준의 고통을 맛보았다. 그러나 휩쓸려 가지는 않았다. 요즘 말로 ‘강철 멘탈’ 덕분이다. 인생 이모작의 비법에 대한 질문에 그는 “소질을 찾아 목표를 정하여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리고 “습관을 목숨처럼 중요하게 생각하고 지킨다”고 한다. 올해 그의 나이는 66세, 오늘도 새벽 4시가 되면 어김없이 집을 나선다.

◇ 기업부도 극복 Tip

요즘은 소상공인뿐만 아니라 기업도 어렵다. 생산, 수출, 고용이 다 막혔다고 한다. 설비시설의 노후화, 신기술 도입, 생산성 하락, 노사갈등 등의 문제가 지뢰밭이다. 부도가 도미노처럼 예고되어 있다고 하는 이도 있다. 부도 위기에 기업인은 어떻게 해야 할까? 
1 우선 현실을 객관적으로 인지하고 판단해야 한다. 처음 당하는 일이라 정보도 지식도 없는 채 혼란에 빠진다. 이럴 때일수록 정확한 현실 파악이 중요하다. 
2 당연히 법적 사항을 체크해야 한다. 이를 기반으로 정부의 기업회생 제도 등도 살펴야 한다. 기업회생 시 본인의 위치, 개인파산 면책 방향 등 기본과 원칙을 중시하며 대응을 결정해야 한다. 
3 더 중요한 것은 멘탈. 본인의 정신이 무너지면 아무것도 소용없다. 부도는 역설적이지만 없던 기회도 준다. 인생 이모작 시기에 있는 분은 특히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는 신념으로 자신의 소질과 장점을 다시 살펴야 한다. 
4 친한 사람의 정서적 지지는 매우 중요하다. 멘탈을 무너지게 하는 것도, 지켜주는 것도 친한 사람이다. 더불어 할 사람이 있다면 다시 강해질 수 있다. 평소에 여유 있을 때 사람에게 잘해 지지의 저축을 넉넉히 해두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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