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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수학…산업 속 수학 <3> 중력으로 지진을 더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

지진 직후 중력의 변화 탐지해 조기경보 … 대피·방제시간 늘린다

  • 오상훈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중력응용연구팀장
  •  |   입력 : 2022-06-07 19:21:54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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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반도 1978년 이후 1000여 건
- 경주 등선 규모 5 이상도 발생

- 판 운동 인한 발생 땐 중력 변화
- 초속 8㎞인 P파보다 빠른 포착

- 중력파 탐지 분석기법 등 중요
- 강원 정선 지하실험시설 추진

2011년 3월 11일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은 그 지진의 규모와 더불어 지진이 몰고 온 엄청난 후폭풍에 전 세계가 큰 충격에 빠졌다. 9.1이라는 근세기 최대의 지진으로 손에 꼽을 만한 규모뿐만 아니라 지진 이후 닥쳐온 거대한 지진해일(쓰나미) 여파와 이로 인해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후폭풍은 지진 자체에 대한 두려움에 더해 지진이 몰고 올 수 있는 2차 피해의 심각성에 대해 다시 한번 경각심을 느끼게 했다.
강원 정선군 예미산 지하 1000m 지점에 건설되고 있는 기초과학연구원(IBS) 지하실험실과 개념도. IBS 제공
2016년 9월 12일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1, 5.8의 지진은 우리 국민에게 직접 피해를 체감하게 하고 그 위험에 관한 두려움을 줬다. 1978년 우리나라 지진 관측이 시작된 이래 내륙에서 발생한 최대 규모의 지진이었고, 이 지진 이후 발생한 포항 지진 등의 후속 지진 여파로 한반도가 더는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인식이 확고해졌다. 역사적으로 돌이켜보면 한반도에서 규모 5 이상의 지진은 꽤 빈번했다. 1978년 지진 관측 이래 2021년까지 한반도에서 발생한 지진은 1000건 이상이며, 1983년과 1993년에 발생한 일본 근해의 지진 여파로 발생한 지진해일의 피해도 기록돼 있을 만큼 국내 및 주변국의 지진에 노출돼 있다. 그만큼 지진에 관해 경각심을 가지고 피해의 가능성이 언제든지 열려 있는 상황임을 이해하고 인지하고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2011년 3월 11일 일본 미야기현 나토리시 마을에 지진해일이 덮치는 모습. 국제신문DB
■어디서나 존재하는 중력 변화

중력은 질량을 가진 물체가 받는 힘이다. 두 물체의 질량의 곱에 비례하고 두 물체의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한다는 아이작 뉴턴의 만유인력의 법칙으로 설명된다. 질량이 있는 물체는 그것이 무엇이든 중력의 작용을 피할 수 없고, 중력에 속박돼 있기 마련이다. 그 중력을 받는 물체가 운동하면 중력의 변화가 생기고, 그것이 파동의 형태로 전파돼 나간다. 이를 이론적으로 예측한 이가 1916년 알버트 아인슈타인. 그는 ‘일반상대성이론’에서 질량을 가진 물체의 가속운동에 의한 시공간의 변화가 파동 방정식으로 기술됨을 보였고, 이를 ‘중력파’라고 불렀다. 그로부터 100년 뒤인 2015년에 물리학자들은 거대한 크기의 레이저 간섭계를 사용해 우주의 저 멀리에서 두 개의 블랙홀이 충돌하면서 발생한 중력의 변화가 지구에 도달한 흔적을 발견했다. 아인슈타인이 예견했던 중력의 변화는 거대한 질량을 가진 물체에 의한 시공간 자체의 떨림이 전파돼온 것이었고, 그 크기가 매우 미약해 태양 질량의 수십 배에 이르는 블랙홀 같은 물체의 운동이나마 간신히 탐지할 수 있다.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최근 거대 질량의 판(plate) 운동으로 인한 지진 발생 직후 탄성중력신호(PEGS, prompt elasto-gravity signal)를 탐지함으로써 지진 발생을 빠르게 알아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관심을 끌고 있다. 지진 발생은 큰 질량의 판 운동에 의해 발생하고, 이때 이 질량을 가진 물체의 운동은 중력의 변화를 야기한다. 그 변화된 중력은 지각의 탄성체를 통한 전파가 일어나게 되며, 이를 ‘탄성중력신호’라 부른다.

중력파와 마찬가지로 이 중력의 변화는 빛의 속도로 전파가 일어나기 때문에 통상 지진계로 탐지되는 P파(약 초속 8㎞)나 S파 (약 초속 4㎞)에 비해 월등하게 빨리 지진을 탐지할 수 있다.

지진 탐지 및 경보의 경우 현재는 P파의 탐지를 통해 지진 발생을 탐지해 경보하지만 탄성중력신호의 탐지로 P파 도달 전에 지진의 발생 여부를 인지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중력지진탐지를 위한 새로운 중력 측정 장치의 요구와 함께 분석응용 기법을 통한 지진 탐지 및 경보 패러다임의 전환 가능성이 열려 있다. 특히 가장 피해를 크게 주는 S파에 비해 월등히 빠르게 대피와 방제에 준비할 시간을 벌어줄 수 있다는 게 미세중력 측정을 통한 조기 지진경보의 개념이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수리연) 중력응용연구팀은 2009년부터 중력파를 탐지하기 위한 국제거대과학 연구단인 라이고(LIGO·Laser Interferometer Gravitational-wave Observatory)에 참여해 중력파 최초 검출에 기여했고, 현재 중력파 탐지를 위한 알고리즘과 분석기법을 개발하고 있다. 중력파를 탐지하는 기술은 고감도의 측정 장치뿐만 아니라 측정 장치로부터 획득된 데이터의 수많은 잡음 속에서 원하는 신호를 찾아내는 분석 기법도 중요하다.

특히 중력파 측정 장치를 구성하는 복잡한 전자기기로부터 발생한 잡음과 함께 장치 주변에서 발생하는 지진 온도 변화 바람 같은 환경적 변화요인에 따른 잡음을 구별하고 저감함으로써 원하는 중력파 신호를 찾아낼 수 있게 해주는 일은 중력파를 검출하기 위한 핵심 과제다. 이런 기법은 개념적으로 중력측정 데이터를 통해 지진 신호를 검출해내는 일과 대동소이하며 중력 변화를 감지해내는 데 유용하다.

■중력 측정을 통한 지진 탐지

수리연은 중력 측정 데이터를 이용한 연구에 관심을 두고 있다. 특히 이중에서 중력측정 데이터에서 탄성중력신호의 탐지를 통해 지진을 검출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전 세계의 지진계 데이터 네트워크인 IRIS(Incorporated Research Institutions for Seismology) 데이터베이스와 초전도 중력계(superconducting gravimeter) 데이터를 이용한 지진 탐지 및 잡음 신호 분석기법을 연구하고 있다. 여기에 인공지능의 기법을 적용하는 가능성도 탐구하고 있다. 한반도 내 지구물리학적 현상과 지진을 탐지하기 위해 캐나다 캘거리대학과 협력해 기초과학연구원의 지하실험 시설인 예미랩(Yemilab)에 초전도중력계 도입·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예미랩은 중성미자 및 암흑물질을 탐색하기 위해 강원 정선군 한덕철광 지하 1㎞에 건설 중인 기초연구실험시설로, 이 시설을 활용해 지하 저 잡음지대 미세중력을 측정하고 데이터를 얻고자 한다. 이 데이터는 지구가 발생시키는 0.1~1Hz 주파수 대역에서 주변배경잡음을 측정해 지진동과 같은 순변 신호(transient signal)가 탐지될 때 모델링에 이용되며, 긴 주기의 잡음모델로 중력경사잡음(gravity gradient noise) 변화를 모니터할 수 있다.

※공동기획:국제신문·국가수리과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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