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삶에서 구체적인 예화를 들어보고자 한다. 2016년 대학 생활 막바지에 조현병 증상이 나를 조금씩 잡아먹었다. 당시에는 세상의 주인공이 내가 된 것 같았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바보 같은 생각이지만, 그때는 사실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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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물치료는 처음에 거부감이 들지만 장애 극복을 위해 반드시 받아야 한다. |
마치 TV 속 대사 하나하나가 나를 소재로 삼아 이야기하는 느낌이었다. 세상의 모든 사람이 나를 조종하는 느낌도 들었다. 심지어 의사도 나를 조종한다고 느꼈다. 그래서 나는 약을 숨기는 데 급급했고, 증상이 올라올 때는 거짓말까지 하면서 약물 복용을 피하려고 했다. 나의 삶과 행동을 이끄는 생각이 비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조현병은 그렇게 시작됐다.
예전부터 나는 어떤 이야기에도 부정적인 결론을 내리곤 했다. 스스로 힘을 북돋아주어도 모자랄 판국에 핑계만 언급하는 자신을 봤다. 교회에 가서 긍정적인 설교 말씀을 듣고도 집으로 오면 컴퓨터 게임만 했다. 게임이 끝나면 ‘약을 먹어도 게임에서 승리하고, 안 먹어도 이기니 약물 복용의 중요성이 의미 없지 않겠나?’는 생각도 들었다. 제 3자의 낙인 또한 내 삶을 흔들었다. 창문 밖에서 이런저런 이야기가 들리면 나를 구석으로 몰아넣는 느낌이 내 생각을 사로잡기도 했다. 병원에 다닐 때는 내 입으로 정신병을 말하려 하니 스트레스도 상당했다.
하지만 약물치료는 꼭 필요하다. 어느 논문 자료를 확인해 보니, 항정신병 약물치료는 정신질환 치료에서 필수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으며 약물치료를 받지 않으면 정신질환자의 재발과 재입원, 잦은 정신과 응급치료 등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진다고 한다. 그러나 정신질환을 가진 환자는 다른 신체 질환을 가진 환자와 비교해 약물복용을 피하는 경향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정신질환자가 약물치료를 받지 않으려는 모습이 정신과 치료에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
같은 논문에 통계가 있다. 1개월 이상 약물 중단 뒤 재발 경험에 대해 연구 대상자 38명이 1개월 이상 약물 복용을 중단하고 재발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고, 이 가운데 의사와 상의 후 중단한 8명을 제외한 30명은 상의 없이 임의로 약물 복용을 중단했다. 임의로 중단해 병이 재발한 30명은 그 이유로 자신만의 느낌을 들었다. 즉, 스스로 증상이 많이 호전됐다고 판단한 뒤 복용을 멈췄는데 실상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정신질환은 느낌 문제가 아니다. 전두엽, 해마 등의 뇌 기능에 문제가 있는 질병이기에 약물복용은 필수이자 의무 사항이다.
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지금까지 버텨 왔다. 증상에 반응하기도, 무시하기도 하면서 여러 모습으로 질병에 맞서 싸우면서 후회 반, 기대 반의 감정이 남았다. 올해는 더 많이 회복하고 싶지만, 서두르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가능하면 송국클럽하우스에 개근하면서 이곳을 통해서 일하실 나만의 하나님을 기대한다. 약을 만든 사람도 병을 낫게 해 줄 하나님이라 믿고 마음을 굳게 먹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