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대 옆에서 다들 먹길래 별생각 없이 먹었어요”
25일 밤 9시 20분 국제신문 취재진이 찾은 부산 중구 부평깡통야시장에서는 130m 거리, 7m 너비의 시장 골목 중간에 늘어선 20대의 음식 매대 사이로 사람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매대 옆이나 골목 구석에서 마스크를 턱까지 내린 채 음식을 먹고 있는 시민을 쉽게 포착했다. 심지어 사람이 밀집해 있는 매대 앞에서 마스크를 내리고 음식을 먹는 시민도 발견했다.
25일 부산 중구 부평깡통야시장이 음식을 주문하기 위한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
매대 옆에서 음식을 먹고 있던 A 씨는 “다들 시장 골목에서 먹길래 그냥 먹었다. 사장님도 별말 안 하더라”고 말했다. 친구와 함께 야시장을 찾은 B 씨는 “이 시국에 턱스크를 하고 음식을 먹는 사람이 많아서 놀랐다. 길을 지나가면서 먹는 사람도 있더라. 우리는 포장만 해 갈 거다”고 걱정스러워 했다.
이 같은 우려가 나오는 이유는 부평깡통야시장 천장이 아케이드로 막혀 있기 때문이다. 바람이 불지않으면 사실상 실내 음식점과 같은 환경이다. 이날도 바람이 거의 불지 않았다. 130m 길이의 아케이드에는 바람을 유입시키는 개폐기 3개 정도만 열려 있었다. 육전, 삼겹살 등을 굽는 냄새가 날아가지 않고 음식 매대 주변을 맴돌았다.
더 큰 문제는 부평야시장이 방역 정책의 사각지대에 있어 코로나가 확산할 경우 역학 조사도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일반음식점은 1인 방문자에게 안심콜, 2인 이상은 방역패스를 요구한다. 코로나 확산을 사전에 방지하고, 확진자 발생 시 역학 조사를 통해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함이다. 하지만 야시장 음식 매대에는 야외 시설이라는 이유로 방역 정책에서 자유롭다. 안심콜이나 방역패스를 요구하는 상인은 없었고, 시장 입구에서 온도 체크도 하지 않았다. 누가 언제 어느 매대를 방문했는지 확인할 정보가 전혀 없다.
밤 9시 이후 영업을 놓고 형평성 문제도 나온다. 야시장 인근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상인 C 씨는 지난달 31일 중구청에 민원을 넣었다. C 씨는 “손님이 오면 온도를 체크하고 백신 접종 여부를 확인하면서 손님을 가려 받고 있다. 그런데 야시장은 밤늦게까지 영업을 하고 사람이 옹기종기 모여서 음식을 먹고 있더라. 같이 장사하는 입장에서 누구는 괜찮고 누구는 안 되냐”고 대책을 요구했다. 중구는 민원인 C 씨에게 “야시장 상인에게 9시 이후에는 포장만 하도록 계도를 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20여 일이 지난 지금까지 달라진 건 없었다. 이날 취재진이 음식 을 주문한 뒤 “여기서 먹어도 되냐”고 물어보니 상인 D 씨는 “매장 앞에는 안 되고 저기 옆에서 먹어라”고 답했다. 상인이 가리킨 곳은 사람이 많이 다니는 길목이었다. 또 음식 매대 20개 중 밤 9시 이후 배달만 가능하다고 적힌 팻말이나 안내문도 없었다. 이에 대해 중구 관계자는 “야시장 상인을 단속할 근거가 없다. 밤 9시 이후 포장만 가능하도록 안내하는 등 실질적인 방역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