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보라가 휘날리는/ 바람 찬 흥남부두에/ 영도다리 난간 위에/ 초생달만 외로이 떴다.
 |
| 2014년 부산 광안대교에서 트레일러가 갑자기 불어닥친 강풍에 넘어져 옆 차로에서 운행하던 택시와 승용차 운전자 등 4명이 부상을 입었다. 부산남부경찰서 제공
|
대중가요 ‘굳세어라 금순아’의 구슬픈 가사 일부다. ‘신라의 달밤’으로도 유명한 원로가수 현인이 작곡한 이 노래에는 흥남부두·영도다리·국제시장처럼 한국전쟁 당시 부산으로 내려온 피란민들의 애한이 담긴 장소가 녹아있다. 그중에서도 영도다리는 생이별한 가족을 찾기 위해 전국 각처에서 몰려든 피란민들로 가득했던 사연 많은 곳이다.
이처럼 교량은 교통로 역할 외에도 때론 하나의 상징 또는 추억으로 기억된다. 최근에는 교량이 국가나 도시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관광명소나 예술 건축물로 부상하고 있다. 영국의 타워브리지(Tower Bridge)나 미국의 금문교(Golden Gate Bridge)가 대표적이다. 부산의 랜드마크인 ‘광안대교’도 그중 하나. 매년 광안리해수욕장을 배경으로 개최되는 불꽃축제도 광안대교와 시너지 효과를 내 관광객 유치에 한몫을 한다.
교량은 찾는 이가 많은 만큼 교통사고도 잦은 편이다. 도로교통공단에서 제공한 최근 5년간(2015~2019년)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광안대교는 전국 대형교량 중 교통사고 건수 1위에 올랐다. 특히 강풍으로 인한 사고가 다수 발생한다. 교량은 보통 지상보다 높은 위치에 있어 바람이 강하다. 바람의 세기를 약화시키는 건물 따위의 장애물도 주위에 없어 평균 풍속이 초속 20m 이상인 경우도 많다.
부산기상청은 해상교량의 강풍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부산시설공단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광안대교를 포함해 교량에 설치된 기상관측장비를 공동 활용해 상세한 교량 기상정보 생산한다. 지난해부터는 강풍 예비특보 발표 혹은 위험기상 발생이 예상될 때 부산시설공단과 자치단체에 ‘맞춤형 강풍 기상정보’를 추가로 제공 중이다.
맞춤형 강풍 현재 날씨 특보와 날씨 개황, 강풍 예상 정보, 강풍 시 유의사항 등을 포함하고 있다. 교량에서 관측한 바람 자료와 교량 주변 지상에서 관측한 바람 자료, 수치모델의 예측 정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생산된다. 이를 기반으로 강풍이 예상되는 시간과 교량 지점별(초입, 중앙) 높이, 풍향·풍속을 보다 세분화하여 제공한다. 관계기관에서는 이러한 기상정보를 활용해 차량 감속운행을 유도하거나 교량 진입을 통제해 강풍 피해를 사전에 대비한다.
2020년 부산에 순간최대풍속 초속 26m 이상의 강풍이 불어 컨테이너 수십 개가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같은 날 광안대교를 비롯한 해상교량의 상·하판 트레일러 차량 통행이 전면 통제되면서 혼란이 빚어졌다. 지난해 11월에는 광안대교 위를 달리던 택시 위로 바람에 날린 공사 자재가 떨어지는 위험천만한 상황이 전개되기도 했다. 차량 이용자와 교량 통행량이 동시에 증가함에 따라 보다 상세하고 정확한 강풍 예보의 중요성이 부각된다.
기상청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교량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앞으로도 관계기관과 협업해 지속적으로 대응 방안을 모색해나갈 계획이다. 교량의 강풍 특성을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강풍 예측기술을 추가로 개발하는 등 더 고도화된 ‘맞춤형 강풍 기상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