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도시철도를 이용하는 승객의 10명 중 4명이 사실상 무료로 열차에 오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과 비교하면 비율이 배가 넘는다. 전국 도시철도 운영 기관장은 오는 25일 부산에 모여 ‘정부가 운영 손실을 책임져 달라’고 노사공동협의회를 연다.
 |
| 부산 도시철도 동래역에서 65세 이상 승객이 우대권 발급기를 이용하고 있다. 이원준 기자 windstorm@kookje.co.kr
|
부산교통공사는 지난해 무임승차 승객은 31.5%, 환승 승객은 11.4%로 집계됐다고 20일 밝혔다. 노인복지법 등 관련법에 따라 65세 이상 어르신, 장애인, 국가 유공자는 도시철도를 이용할 때 돈을 내지 않는다. 또 부산시 환승 정책에 따라 시내버스에서 도시철도로 환승하는 승객은 환승 비용 100원(어른 1구간 기준)만 내면 되고, 동해선 급행버스 승객은 환승 비용이 무료다.
무임승차 승객과 환승 승객을 더하면 지난해 전체 승객의 42.9%가 사실상 무료로 부산도시철도를 탄 셈이다. 이는 해마다 느는 추세인데, 2017년 39.4%였던 비율은 ▷2018년 40.2% ▷2019년 41.6% ▷2020년 42.4%를 기록했다.
환승 승객 비율은 꾸준히 11%대를 유지하는 반면, 무임승차 비율을 부산 고령화 문제와 맞물려 지속해서 늘고 있다. 5년 전인 2017년에는 무임승차 비율이 27.6% 정도 수준이었는데 지난해에는 31.5%로 올랐다. 매년 조금씩 올라 5년 새 4% 가까이가 오른 셈이다.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할 가능성도 높다.
서울과 비교하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서울교통공사(1호선 국철 코레일 구간 제외)의 무임승차 비율은 ▷2017년 14.7% ▷2018년 14.9% ▷2019년 15.5% ▷2020년 15.3%로 부산의 절반에 지나지 않고, 상승 폭도 크지 않다. 여기에 서울 등 수도권은 부산과 달리 환승에 대한 추가 요금도 부담하고 있다. 수도권은 대중교통 환승할 때 교통수단이나 환승 횟수에 상관없이 통행 거리 10㎞까지만 기본요금(성인 1250원)을 부과하고, 이후 5㎞마다 100원씩 징수하는 ‘통합거리비례요금제’를 쓰고 있다.
매년 발생하는 1000억~1400억 원 규모의 부산 무임 승객 손실은 고스란히 시민의 세금으로 땜질 된다. 1984년 국가에 의해 도시철도 무임승차 제도가 도입됐지만, 국비 보전이 없어 지자체가 적자를 부담해온 탓이다. 정부가 적자분을 지원하는 건 철도에 국한될 뿐 각 지자체가 운영하는 도시철도는 대상에서 빠져 있다.
이에 부산교통공사 등은 무임승차 손실에 대한 국가 부담을 요구하는 정책 건의서를 전달한다. 오는 25일 부산에 전국 6개 지역 도시철도 운영기관장과 노조위원장이 모여 건의문을 확정한 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대선후보 캠프에 전달할 예정이다. 부산교통공사 관계자는 “운송 단가에 절반 수준에서 요금이 책정돼 있어 운행할수록 적자인 구조다. 적자의 상당 부분이 정부 정책에서 기인한 만큼 정부가 일정 부분 책임 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