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재직 시절 부하 직원을 성추행해 자리에서 물러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재판에 넘겨진 후 처음으로 ‘강제추행치상’ 혐의를 인정했다. 오 전 시장은 지금까지 줄곧 ‘추행은 맞지만 치상은 아니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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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거돈 전 부산시장. 국제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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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고법 형사2부(오현규 부장판사)는 오는 19일로 예정된 오 전 시장의 선고를 미루고 변론을 재개하기로 결정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는 재판부가 추가로 공판기일을 지정해 사건을 다시 심리한다는 의미다. 공판기일은 19일이다.
변론이 재개된 건 오 전 시장 측이 지난 6일 재판부에 주장철회서를 제출했기 때문이다. 철회서에서 오 전 시장 측은 검찰이 제기한 강제추행치상(상해)을 인정한다는 취지의 의견을 냈다. 재판부는 추가 공판기일을 통해 오 전 시장을 소환해 이 주장이 진심인지 확인할 계획이다.
검찰은 지난해 1월 오 전 시장을 기소하면서 피해자가 ‘치료 기간을 확정할 수 없는 기간의 상해’를 입었다며 강제추행치상죄를 적용했다. 피해자가 범행으로 인해 외상후스트레스성장애(PTSD) 등 정신적인 피해를 입고 있다는 판단이었다. 이에 대해 오 전 시장은 추행 혐의는 인정하지만 치상은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해왔다. 범행은 기습적으로 일어난 추행이기 때문에, 피해자가 당한 상해가 자신의 추행 행위 때문에 발생한 것이 아니며, 상해를 예견할 수도 없었다는 이유였다. 이에 대해 1심 재판부는 지난해 6월 검찰의 주장대로 오 전 시장의 강제추행치상 혐의를 인정하고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오 전 시장은 가장 최근인 지난해 12월 13일 열린 공판기일에서도 치상 혐의만큼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시 오 전 시장은 “제가 저지른 죄가 얼마나 중하고 피해자의 피해가 얼마나 큰지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피해자에게 무릎 꿇고 반성하고 싶다”며 “정말 죄송하다”고 말하면서도 피해자의 상해와 추행 사이의 연관성이 의문스럽다는 취지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선고를 앞둔 시점에서 1년 이상 부정해온 ‘죄’를 인정한 오 전 시장을 두고 읍소 전략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피해자 측 A 변호사는 “피고인(오 전 시장)이 진심으로 죄를 인정하는지 재판에서 확인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 전 시장은 2020년 4월 23일 부산시장 재직 시절 부하 여직원을 성추행했다고 시인한 뒤 시장직에서 자진 사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