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업장 전환 인건비 지자체 부담에 꺼려
코로나19를 겪으며 저소득층의 끼니 문제가 심화됐는데도 지자체의 대표 먹거리 정책 푸드뱅크·푸드마켓의 예산은 지난 수십 년간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광역푸드뱅크는 시와 각 기초단체의 푸드뱅크·푸드마켓 예산은 10년 이상 ‘동결’ 수준이라고 2일 밝혔다. 1998년 처음 생긴 푸드뱅크는 지역 사업장마다 한 해 300만 원의 운영비를 지원받았다. 2009년부터 동네마다 문을 열기 시작한 푸드마켓도 오랫동안 운영비가 5000만 원으로 고정됐다.
푸드뱅크는 기부 받은 식료품을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저소득층에 전달하는 역할을 맡는다. 푸드마켓은 이용자가 직접 방문해 식료품을 골라 가져가는 시장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코로나19로 빈곤층의 생계 문제가 심화된 올해도 예산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 다만 시·구비 매칭이 의무화되면서 각 구·군이 시비만큼 지원금을 추가로 줄 뿐이다. 지난해 시의 지원금은 푸드뱅크 4800만 원, 푸드마켓 7억5000만 원으로 총 7억9800만 원이다. 올해는 푸드뱅크 9900만 원, 푸드마켓 6억8800만 원으로 총 7억8700만 원이다. 각 구·군의 지원금은 지난해 푸드뱅크 1억430만 원, 푸드마켓 3940만 원에서 올해 각각 9900만 원, 1억7200만 원으로 조금 늘었다.
구·군의 부족한 지원 의지가 푸드뱅크·푸드마켓 활성화를 가로막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3억 원 이상의 물품을 받은 사업장은 식품 등 기부활성화에 관한 법률에 따라 임의 사업장에서 당연 신고 사업장으로 전환해야 한다. 당연 신고 사업장으로 바뀌면 기초지자체는 전담 인력을 한 명 채용해야 하고 1명을 추가 채용해야 한다. 이를 어기면 3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문제는 기초단체 일부가 인력 채용에 드는 예산 부담을 꺼린다는 점이다. 부산광역푸드뱅크 김병호 푸드뱅크팀장은 “기초단체에서 3억 원 이상 물품은 받지 말라고 사실상 지침을 내리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 때문에 2019년엔 10억 원어치 기부 물품을 시 바깥으로 보냈다”고 말했다.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