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퇴직금 등 차액 청구 잇따를 듯
- 현대미포조선 사건도 파기환송
대법원이 6000억 원대 현대중공업 통상임금 소송에서 노동조합 측에 승소 판결을 내림으로써 국내 상공계와 노동계에 미칠 파급효과는 클 전망이다. 기업 입장에선 임금 부분에서 상당한 추가 부담이 불가피하게 됐다. 반면 노동자 입장에선 실질적인 임금 인상 효과가 기대된다.
이번 판결의 핵심은 정기 상여금을 통상임금 소급분에 포함해 지급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1심 소송은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이 사측을 상대로 상여금 등을 통상임금에 포함해 재산정한 법정수당과 퇴직금 등의 차액을 청구하면서 시작됐다. 현대중공업은 상여금을 2개월마다 100%씩 총 600%에다 연말 100%, 설·추석 명절 50%씩을 더해 모두 800%를 지급해왔다. 회사는 ‘700% 상여금’을 전 종업원과 퇴직자에게 일할 계산해 지급했지만 명절 상여금(100%)은 재직자에게만 지급했다.
노동자들은 상여금이 정기성(정기적인 지급), 일률성(일정한 조건을 만족한 모든 노동자에게 지급), 고정성(노동자가 노동을 제공했다면 업적·성과 등과 무관하게 당연히 지급) 등 통상임금 성격에 들어맞는 만큼 800%에 해당하는 소급분을 회사가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회사는 상여금은 통상임금 성격이 아니며, 회사 경영 위기 상황에서 소급분을 지급하지 않은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었다.
이처럼 각기 다른 노사 해석을 두고 하급심 판단도 각기 달랐다. 특히 ‘신의칙(신의성실의 원칙)’을 놓고 1심과 2심의 해석이 차이를 보였다. 1심은 신의칙을 부정해 노동자들의 손을 들었고, 2심에서는 신의칙이 적용돼 사측이 승소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현대중공업 정기 상여금 외에 명절 상여금도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재판부는 “특정 시점이 되기 전 퇴직한 근로자에게 특정 임금 항목을 지급하지 않는 관행이 있더라도, 단체협약 취업규칙 등이 관행과 다른 내용을 명시적으로 정하면 관행을 이유로 해당 임금 항목의 통상임금성을 배척함에는 특히 신중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아울러 신의칙을 적용해 통상임금 소급분 지급 책임을 면해주는 것은 부당하다는 판단도 내놨다.
이날 대법원은 현대중공업 소송과 동시에 진행된 현대미포조선 노동자들의 통상임금 사건도 유사한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현대미포조선의 868억 원 규모 통상임금 소송도 1심은 원고 승소, 2심은 원고 패소 판단이 나왔다. 항소심에서 신의칙이 적용됐다는 점 역시 비슷하다. 이번 판결은 유사한 갈등을 빚고 있는 다른 제조업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커 향후 파기환송심까지 상공계와 노동계 관심이 지속될 전망이다. 방종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