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서 청구한 ‘고발 사주’ 의혹의 핵심 피의자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의 구속영장을 또 기각했다. 공수처가 수 개월간 집중한 사건에서 피의자 신병 확보에도 잇따라 실패하자 법조계에서는 공수처 수사력에 의문을 제기하며 ‘공수처 무용론’까지 나오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공수처가 자리 잡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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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이 3일 오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공수처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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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서보민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3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등을 받는 손 검사의 구속 영장을 기각했다. 공수처는 지난 10월 손 검사에 청구한 영장이 기각되면서 이번에 영장을 재청구했지만 이마저도 다시 기각되면서 체면을 구겼다. 이번 기각 사유도 1차 기각 사유와 같은 “구속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공수처의 추가 수사가 사실상 진전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셈이다.
이를 두고 법조계에서는 공수처의 수사력에 대한 비판이 나온다. 특히 ‘손준성 보냄’이라고 적힌 텔레그램 메시지, 국민의힘 김웅 의원과 통화 녹취 등 고발 사주 의혹을 뒷받침하는 정황이 나왔지만, 의혹의 시작점인 손 검사도 구속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공수처는 지난 1월 21일 출범한 후 사건을 재판에 넘긴 경우는 한 차례도 없고, 구속영장을 발부받은 사례도 전무하다.
법조계 인사 A 씨는 “1년 동안 보여준 것도 없게 전혀 없다. 언론에 나는 의혹을 따라가는 수준”이라며 “수사 과정에서 위법성 논란도 일으키며 스스로 아마추어라고 광고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검사 출신 한 법조인은 “검찰에서도 검사 한 명 키워내는 데 7~8년이 걸린다. 수사는 이론보다 경험과 노하우가 더욱 중요한데 초임 검사 20명이 어떻게 제대로 된 수사를 하겠나”라며 “공수처가 원하는 수사를 해내려면 최소 10년은 걸릴 것”이라고 혹평했다.
구조적인 문제라며 제도적 보완과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반론이 있다. 공수처법은 소속 검사 정원을 25명, 수사관 수를 40명으로 제한했는데, 굵직한 전국적 사건을 쳐내기에는 인력이 턱없이 모자란다는 것이다. 부산의 한 변호사는 “이번 사건으로 공수처의 능력을 평가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출범한 지 겨우 1년이기 때문에 수사력에 대한 평가는 유보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부산외대 백상진(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공수처에 대한 높은 국민 눈높이에 모자람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공수처는 판·검사를 견제할 수 있는 유일한 합법적 기구다. 큰 방향은 옳기 때문에 시간은 걸리겠지만 공수처에 충분한 힘을 실어주고 기다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