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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공원 오염 핵심성분(석유계총탄화수소·TPH) 검사 누락…부산시의 ‘기만’

지하수 4곳 수질분석 2차례 의뢰…중질유 성분 확인 못해 하나마나

  •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  |   입력 : 2021-10-17 21:57:57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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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단체 “회피 태도 보여준 것”
- 부산시 “다음 조사 때 성분 추가”

- 대기질 조사도 보여주기 가능성
- 전문가 “토양 직접 조사 급선무”

부산시민공원 토양이 중질유에 대량 오염된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토양을 직접 조사하는 대신 수질과 대기질을 검사하기로 해 ‘겉핥기 조사’라는 빈축을 산 부산시(국제신문 지난 7월 27일 자 1면 등 보도)가 수질 검사조차 허투루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토양오염의 핵심 성분인 석유계총탄화수소(TPH)를 검사 항목에서 빠트린 것이다. 부산시민공원 토양 오염을 바라보는 시의 시각이 그대로 투영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17일 시 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시는 지난달과 이달 시민공원 인근 지하수(4곳)의 수질 검사를 의뢰했다. 시민공원 북문 부산국제아트센터 건립 부지에서 중질유에 속하는 TPH 오염이 확인된 데 따른 조처다. 시는 토양을 직접 조사해 잔류 오염을 확인하는 대신 지하수와 대기질, 나무 식생을 조사해 눈에 띄는 문제가 발생하는지 검사한다는 입장을 취해 논란을 빚었다.

그런데 시가 의뢰한 검사 항목에 정작 TPH는 누락된 것으로 확인됐다. 생활하수용 지하수 수질 검사에 쓰이는 20개의 기본 성분에 대해서만 분석을 의뢰한 것이다.

조사 항목 중 기름 성분으로 분류되는 물질은 ▷벤젠 ▷톨루엔 ▷에틸벤젠 ▷크실렌 4가지인데, 이 성분들은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다시 말해 휘발유와 관련된 성분이다.

이 조사로는 중질유인 TPH 성분이 지하수에 함유됐는지를 알 수 없다. 동의분석센터 윤민수 분석팀장은 “벤젠 등은 쉽게 말해 휘발유 성분이다. 이 성분이 대량으로 검출되면 TPH 오염을 의심해볼 수 있겠지만, 휘발유 성분을 조사한 것만으로는 중질유 성분 포함 여부를 확인할 순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조사한 지하수 중 2곳은 시민공원 내 시설의 생활용수로 사용 중이다. 지하 150m에서 물을 끌어 올린다. 한 곳당 연간 1800t 가까이 사용할 수 있다. 이들 지하수는 2014년 시민공원 개장 이후 월 1회 정기적으로 수질 조사를 받았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TPH는 지금껏 한 번도 검사하지 않았다.

애초 시민단체 등은 잔류 오염이 드러났는데도 토양을 그대로 둔 채 간접적인 검사 방식을 택한 시의 행정을 ‘겉핥기 조사’라며 비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소극적인 검사 조차 핵심 성분을 누락하는 등 엉망으로 수행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시민을 기만했다’는 질타가 나온다. 초록생활 백해주 대표는 “시가 시민을 바보로 아는 것이다. 이번 문제를 어떻게든 피하고 싶어 하는 태도를 보여준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시 이근희 녹색환경정책실장은 “검사 항목을 세세히 챙기지 못한 것 같다. 다음 조사 때 성분을 추가하겠다”며 고의 누락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수질 조사와 함께 수행 중인 대기질 조사 또한 보여주기에 그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TPH는 대기 속에서 휘발되는 기름이 아니므로 대기질 조사는 아무 의미 없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부산대 함세영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는 “기름 오염이 어디에 얼마나 퍼져 있는지 모르니, 오염이 지하수 등에 미치는 영향도 가늠하기 어렵다. 토양을 직접 조사해 오염의 분포를 파악하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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