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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과 미래사회 그리고 부산 <3> 일자리, 새로운 전쟁터

“4차 산업혁명發 실업 쇼크…부산 대체 일자리 창출 고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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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담 참석인

김석환 부산대 석좌교수(좌장)

이대식 부산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류광열 부산대 교육혁신부처장·산업공학과 교수

- 타 지역보다 디지털 전환 늦어 충격↑
- AI 등 활용 높아지며 일자리 질 저하
- 새 일자리 생기더라도 실업자 몫 아냐

- 데이터·알고리즘이 생산요소 되면서
- 플랫폼 선도기업 산업 독점화 가속
- 이윤 극대화는 최악 노동조건 내몰아

- 아무리 지식 쌓아도 컴퓨터 못 이겨
- 문제 정의 능력 갖춘 인재 교육 필요
   
2015년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벌어진 택시 기사들의 시위 모습. 이들 택시기사는 대중교통 플랫폼 기업 우버의 영업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며 투쟁했다. 국제신문 DB
그것은 ‘전쟁터’였다. 좌담 참석인끼리 싸웠다는 얘기가 아니다. ‘4차 산업혁명과 일자리’라는 주제 자체가 그만큼 뜨겁고, 날이 서 있었다는 뜻이다. ‘4차 산업혁명, 미래사회 그리고 부산’ 제3회 좌담이 지난 9월 8일 부산대 중앙도서관 1층 책 스튜디오에서 열렸다. 이번 좌담에 초청한 이대식 명예교수는 기술경제학·지역경제학을 깊이 연구했고 대통령직속 4차 산업혁명위원회 1기 위원을 지냈다. 류광열 교수는 산업공학자이며 현재 부산대 교육혁신처 부처장, 교수학습지원센터장을 맡고 있다. 모두 4차 산업혁명 최전선에 서 있다.

■ 부산, 탈탈 털릴 확률 높다

   
부산대 류광열(왼쪽부터) 교육혁신부처장, 김석환 석좌교수, 이대식 명예교수가 지난 8일 좌담하고 있다. 곽재훈 기자 kwakjh@kookje.co.kr
▷이대식 = 자본주의가 산업혁명에서 시작한다고 보면, 그 이전까지 노동은 계급이 바로 노동이고 일자리였습니다. ▷김석환 = 산업혁명 이전의 일자리는 출생에 의해 결정된 거죠. ▷류광열 = 1차 산업혁명 땐 증기기관이 발명되면서 유통 비용 등이 굉장히 낮아지고 생산성이 높아지면서 도시화와 생산시스템 혁신이 일어나는데, 노동도 변합니다. 사람을 기계 부품으로 여기고 노동을 낮게 평가하고 막 부리고 임금을 안 준다든지.

▷이대식 = 시장은 경쟁 관계로 들어가고, 단위노동당 산출을 더 많이 뽑는 것이 중요해지면서 테일러 시스템 같은, 인간 노동을 아주 작은 단위로 쪼개 노동을 관리합니다. ▷김석환 = 산업혁명 시기 이탈리아에서 동화 피노키오가 나옵니다. 거짓말하면 코가 커져요. 이 나무인형은 학교에 진학해 인간이 됩니다. 산업혁명에 필요한 노동자 상을 그려낸 겁니다. 거짓말 안 하고 순종하며 공장에서 기계 다룰 만큼만 표준화된 인재상이죠.

▷류광열 = 그리고 찰리 채플린의 영화 ‘모던 타임즈’가 있고요. 어쨌든 그와 동시에 2차 산업혁명 이후로는, 굉장히 높은 소득을 취할 수 있는 새로운 직업도 많이 생겼고, (노동의 질에서 편차는 있지만) 서비스업이 엄청나게 성장했어요. 사회를 맡은 김석환 석좌교수는 여기서 “결국 산업혁명은 (일자리 관점에서) 우려로 시작해 여태까지는 헤피엔딩으로 끝났다고 볼 수 있는데, 지금부터는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게 고민이라는 거죠”라고 말하며 방향을 틀었다. ▷이대식 = 이전엔 생산설비나 공장은 시간이 갈수록 감가상각이 됐거든요. 그래서 생산성이 떨어지죠. AI 로봇이 생산요소로 들어오면, 활동할수록 더 많은 데이터를 갖게 되고 피드백을 하니 시간이 갈수록 효율성이 더 올라가요. 수확체증. 그런데….

▷김석환 = 일자리는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질문은 여전히 남죠, 그 변화 속도와 영향력이 여태껏과는 다르다는 게 핵심입니다. ‘첫째 일자리 질은 악화될 것이다, 둘째 새 일자리가 생긴들 4차 산업혁명 격랑 속에 일자리를 잃는 사람에게 그 일자리가 가지는 않는다. 이런 문제는 특정한 나라·지역에 집중된다.’ 그런 점에서 저는 부산이 상당히 위태롭다고 봅니다. 디지털 전환이 늦거든요. ▷류광열 = 첫째, 단순 반복 직업. 캐셔, 매표원, 주유소·광업·건설 부문, 검침원, 배달원 등입니다. 둘째, 매뉴얼이 있는 직업. 텔레마케팅 분야, 레시피가 있는 요리 분야, 은행 창구 같은 곳. 셋째, 기억에 의존해 일하는 직업. 법조계나 의료계 일부, 통·번역 분야, 속기사 같은 업종. 이들 분야는 AI가 주축이 되고, 사람은 직업을 잃겠죠.

■ 가성비 높은 쪽, 더 털린다

▷김석환 = 가성비 높은 영역부터 ‘대체’ 될 겁니다. 변호사·회계사·의사 이런 쪽을 AI로 대체하면 투자 대비 수익이 매우 클 것이기 때문에 단순노동 분야보다 대체가 더 적극적으로 일어날 겁니다. 어쨌든 토지·노동·자본이라는 생산 3요소 가운데 플랫폼 기업 중심 구조에서 ‘자본’만 남죠. 노동은 파편화된 긱 노동자로 존재합니다. 그러면 노동자는, 직장인은 누구하고 싸우고 협의해야 하는가. 이게 분명치 않습니다. 중요한 문제죠.

▷이대식 = 전통적인 산업자본주의에서는 기술과 자본이 중간에 ‘매개’하지만 가치를 창출하는 최종 요소는 노동이었어요. 지금 디지털 자본주의에서는 데이터 그리고 그 데이터에 의해 움직이는 인공지능과 알고리즘에서 새로운 가치가 창출됩니다. 그렇게 바뀐 거죠. 그런 상태에서, 특정한 플랫폼을 이용하면서 혜택을 받고 익숙해지면 다른 플랫폼으로 옮기기 싫어지는 ‘잠김 효과(Lock-in-Effect) 그리고 특정한 스마트폰을 쓰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그 스마트폰의 가치가 증가하는 등의 망외부성(Network Exterality)이 가세합니다.… 이러한 시장 역시 ’규칙‘에 의해 움직이므로 그 규칙을 제정할 수 있는 어떤 정치적인 힘이 굉장히 중요해집니다.

▷김석환 = 우버(Uber)는 차 있는 사람들이 택시보다 싼 요금으로 승객을 태울 수 있게 수요-공급을 연결하는 거 잖아요. 문제는 우버 알고리즘이 그렇게 하는 사람보다 콜을 줬을 때 빨리빨리 뛰어나오는, 사실상 대기 중인 사람한테 콜이 우선 가게 돼 있죠. 이건 실질적인 고용 형태입니다. 우버는 이렇게 싸게 긱 노동자를 쓰면서 기존 택시 회사가 졌던 고용보험 등 책임을 개인이나 사회에 떠넘긴 거죠. 그래서 캘리포니아 법원이 지난해 5월 우버와 일하는 긱 노동자들의 노동자성을 인정하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어요. 하지만 지난해 미국 대선 때 캘리포니아 주민들이 이 판결을 뒤집는 법을 통과시켰습니다. ▷류광열 = (플랫폼 기업 등의) 알고리즘은 당연히 공정하지 않을 수 있죠. 기업에서 알고리즘을 개발·적용할 때 조금이라도 기업에 수익이 더 가는 쪽으로 조정했을 거고, 알고리즘은 결국 ‘누군가’ 개발한 것이고요. 그와 관련한 부당한 상황이 생기면 노동자는 누구랑 얘기해야 하나. 당연히 기업 경영진과 이야기해야 합니다.… 계속 상황이 변하면 거기 맞춰 알고리즘을 업데이트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노동자 목소리를 담을 수는 있겠죠.

▷이대식 = ILO(국제노동기구)가 최근 플랫폼 기업 노동자들이 극단적인 인간의 상품화에 따른 최악의 노동조건 상태로 내몰리고 있다고 밝힌 보고서를 보았습니다. ▷류광열 = 결국 (알고리즘에) 기업의 의도가 반영된 것이죠. ▷김석환 = 우리가 어떤 요구를 하고 시민사회나 국가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 하는 질문(과제)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 문제가 뭔지 정의하는능력!

이어 주제는 일자리 관련 ‘교육’으로 넘어갔다. 4차 산업혁명이 근원적 변화를 가져올 터인데 어떤 교육을 통해 어떤 인재를 길러야 하는가. 부산대 교육혁신부처장이자 교수학습센터장인 류광열 교수가 가장 관심과 고민이 많은 듯 했다.

▷류광열 = OECD 에듀케이션 2030과 세계경제포럼의 2020 자료 등을 참조하면 복합적인 문제해결능력, 비판적 사고, 창의력, 인적자원 관리 능력, 협업 능력, 감성지능, 협상 능력, 인지적 유연성 등을 제시했습니다. 이미 개발된 AI 개발 툴이 많아 그걸 ‘갖다 쓰면’ 되니 소프트웨어 도구 활용 역량도 중요합니다. ▷이대식 = 다니엘 핑크가 2006년 낸 ‘새로운 미래가 온다(A Whole New Mind)’를 추천합니다. 그 책 속 캐치프레이즈를 보면 ▷기능은 끝났다 신비로 가자 ▷주장보다는 스토리를 얘기하라 ▷논리에서 공감으로 ▷집중도 필요하지만 조화가 더 중요하다 ▷진지보다는 재미가 등이죠. 2006년 책인데 큰 도움 됩니다.

▷김석환 = 한국에서 능력은 ‘누가 더 많은 지식을 갖고 있는가’였는데 이제 누구도 컴퓨터를 따라갈 수 없습니다. 그러면 사람에게 제일 먼저 필요한 건 무엇이 문제인지 정의하는 능력입니다. 당근마켓은 고도의 기술로 만든 게 아니라 사람의 불편과 필요를 잘 파악(문제를 정의함)해 크게 성공했습니다. ▷류광열 이대식 = 맞습니다. 문제를 정의하는 능력. ▷이대식 = 돈을 벌고 있는 카카오나 아마존은 혁신을 원치 않아요. 그래서 새로운 혁신이 빛을 보게 하려면 반드시 정부가 길을 만들고 제도·인프라를 깔아줘야 합니다. 그리고 (민주적 통제를 할 수 있는) 시민 역량이 아주 중요합니다.

조봉권 선임기자 bgjoe@kookje.co.kr

※공동기획 : 부산대학교·국제신문

※전체 좌담 영상은 국제신문 유튜브 채널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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