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531> 팔각정과 팔전자; 8의 법칙

  • 박기철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  |   입력 : 2021-09-13 19:12:11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왜 정자는 팔각정이 많을까? 사각정과 육각정도 있지만 팔각정이 가장 안정되어 보인다. 왜일까?

8각정처럼 최외각 8전자 아니면 불안정한 원자
①중국인들이 8을 좋아했기에 ②예수께서 팔복을 말씀하셨기에 ③부처께서 팔정도를 세우셨기에 ④주역에 팔괘가 있기에 ⑤사각의 모퉁이를 자른 팔각이기에. 정답은 ⑤번이기 쉽다. 사각은 모난 마음이다. 가장 이상적인 원의 마음에 가깝게 다가가기 위해 사각 모퉁이를 자르면 팔각이다. 그래서 정신수양 장소로서 굳이 팔각정을 지은 게 아닐까? 물론 8각 모퉁이를 깎으면 16각정이 되지만 그렇게까지 짓기는 힘들다. 그래서 여덟 개 각을 가진 팔각정이 가장 보편적으로 안정된 정자가 되었겠다.

인간세상에서 8이 안정된 숫자이듯이 원자세계에서도 그렇다. 파인만(Richard Feynman 1918~1988)은 후세에 남길 딱 한 마디를 이렇게 말했다. “모든 물질은 원자로 되어 있다.” 이 한 마디를 더 남겨도 되겠다. “모든 물질은 전자로 돌아 간다.” 더 이상 나눌 수 없을 것 같았던 원자(Atom)를 더 나누면 아원자(亞原子)다. 물리학자들은 2012년 발견된 힉스 입자까지 포함하여 아원자를 17개까지 찾아냈다. 대단히 어렵다. 원자핵을 이루는 양성자와 중성자, 원자핵을 도는 전자, 요 세 가지 아원자만 알아도 된다. 여기서 전자가 8을 좋아한다. 여덟 개 전자가 되려 한다.

이에 원자번호 20번까지 중학교 과학 수준의 설명이 필요하다. 전자는 궤도를 돈다. 원자핵에서 멀어질수록 1주기, 2주기, 3주기… 궤도다. 태초의 원소인 수소와 헬륨은 제1주기에서만 각각 전자 1개, 2개가 돈다. 바로 전 530호 글에서 언급했듯이 이는 우주적 각별한 상황이다. 2주기부터 일반적 상황이 된다. 원자번호 20번까지 원소들에서는 전자가 한 궤도에 8개까지만 들어간다. 가장 바깥 껍질의 궤도를 도는 최외각(最外殼) 전자가 원소의 화학적 성질을 좌우한다. 어떤 원자의 최외각 전자가 1개, 2개, 3개면 이를 다른 원자에게 주어 바로 아래 궤도의 전자를 8개로 하는 게 편하다. 4개면 줄 수도 받을 수도 있다. 5개, 6개, 7개면 다른 원자로부터 각각 3개, 2개, 1개를 받아 8개로 하는 게 편하다. 8개면 가장 안정되어 있으니 주거나 받을 필요가 없다.

이렇듯 원자는 최외각 전자의 수가 8개가 되어야 안정된다. 이로 인해 원자들끼리 이온 결합이나 공유 결합이 일어난다. 그래서 소금(NaCl)이나 물(H2O)과 같은 분자들이 생겨난다. 그러니 모든 물질은 전자로 돌아간다.

원자번호 20번까지의 원소주기율표는 전자의 이런 8전자 법칙을 따른다. 이 주기율표를 멘델레프(Dmitri Mendeleev 1834~1907)가 만들었다지만 그 이치를 처음 발견한 학자가 뉴랜즈(John Newlands 1837~1898)다. 뉴랜즈의 옥타브 법칙이다. 화학이 음악이냐며 당시에 조롱받았지만 현대화학에서 옥텟 규칙이 되었으니 대발견이었다. 옥타브(octave)와 옥텟(octet)은 모두 8을 뜻한다. 최외각 전자에 의해 좌우되는 물질세상에서 옥텟 규칙을 위반하면 불안정해진다. 마찬가지로 ♪도레미파솔라시도♬ 여덟 음을 소리내야 안정된 기분이 든다. 아래 근음으로부터 완전8도 위 음까지 옥타브 안에서 음악세상이 이루어진다. 8괘 도상, 8각 정자, 8개 전자, 8개 음! 왠지 뭔가 교묘한 끈들이 얽혀 있는 듯하다. 신기하고 신비하며 경이롭고 경외롭다.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전재수 “생곡 무산 땐 에코델타에 소각장 불가피”
  2. 2센텀2 분수령 풍산 부지보상 본격화…1조 관측
  3. 3‘부산검찰청’ 떼고 ‘공소청’ 간판
  4. 4한달간 부산은 축제도시…‘페스티벌 시월’ 시작
  5. 5김해공항과 ‘50년 동행’ 부산은행…영업점 단독 응찰
  6. 6“부캉이 왜 쫓아내나”vs“먹이활동 안 해 폐사 우려”
  7. 7“부캉이 테마공원 만들자”…동구는 조형물 설치 검토
  8. 8軍·유엔사 “군사분계선 이남 지뢰매설, 北 정전협정 위반”(종합)
  9. 9부산 1000억 문화펀드 조성…퐁피두·라스칼라는 이달 결론
  10. 10전재수 전 보좌진 4명 ‘증거인멸’ 유죄(종합)
  1. 1전재수 “생곡 무산 땐 에코델타에 소각장 불가피”
  2. 2軍·유엔사 “군사분계선 이남 지뢰매설, 北 정전협정 위반”(종합)
  3. 3국정원 “우크라가 北포로 송환 비공개 먼저 요청”(종합)
  4. 4‘김종서함’ 울산 진수식 찾은 이재명 대통령 “자주국방이 주권”
  5. 5여야 “軍, 북한에 강력 대응” 촉구
  6. 6北지뢰 1발 추가 발견…대북 방송 재개 등 상응조치 촉각(종합)
  7. 7“통합 논의 항만公 정부 지분, 지자체로 넘겨야”
  8. 8새 광역단체장 재산 1위 김상욱 50억…전재수 6억(종합)
  9. 9[속보] 김여정, ‘DMZ 북한 지뢰’ 발표 전면부인…“서울의 자작광대극”
  10. 10예상보다 무뎠던 검증 칼날…TP원장 후보 기술고도화 초점
  1. 1센텀2 분수령 풍산 부지보상 본격화…1조 관측
  2. 2한달간 부산은 축제도시…‘페스티벌 시월’ 시작
  3. 3김해공항과 ‘50년 동행’ 부산은행…영업점 단독 응찰
  4. 4“부캉이 왜 쫓아내나”vs“먹이활동 안 해 폐사 우려”
  5. 5“부캉이 테마공원 만들자”…동구는 조형물 설치 검토
  6. 6센텀2 배후지 ‘트리븐 센텀’ 뜬다
  7. 7HJ중공업 7900TEU급 ‘가닛’ 명명식…중대형 컨선 14척 인도
  8. 8해운 대기업 부산 이전 효과 내려면…“산업 생태계 구축돼야”
  9. 9반도체 호황에…올 국세수입 478조 역대 최대 예측(종합)
  10. 10삼영이엔씨, 회생계획 인가…3자배정 100억 유증
  1. 1‘부산검찰청’ 떼고 ‘공소청’ 간판
  2. 2전재수 전 보좌진 4명 ‘증거인멸’ 유죄(종합)
  3. 3朴시정 선거악재 우려 ‘생곡 용역’ 중단…백지화 소문 키워
  4. 4[한 손 뉴스] 푸바오의 쌍둥이 동생들, 올 연말 중국으로 떠난다(종합)
  5. 5“110억 투입 부산 의료버스, 플랫폼업체에 예산 1/3 지급”
  6. 6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1일
  7. 7바리케이드 걷힌 소녀상…2년여 만에 시민 품으로(종합)
  8. 84년 방치 창원 짚트랙, 새 체험시설 만든다
  9. 9“비영리법인 설립, 법 기준 세워야”
  10. 10창녕 2세 아들 숨지게 한 父 징역 17년
  1. 1돌아온 금빛 주역들, 프로야구 막판 순위·타이틀 경쟁
  2. 2중원 황인범·투톱 변화…승리 축포 쏠까
  3. 3해볼 만하다…女축구, 8년 만의 AG 메달 도전
  4. 4역시 안세영…AG 2번째 ‘금빛포효’(종합)
  5. 5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중국에 역전승 거두고 결승 진출
  6. 6공격에 쏟아붓다가 골문 열린 모레노호
  7. 7일본 대회운영 왜 이러나…한국 육상 남자 400m 계주, 판정 논란 딛고 동메달 지켰다
  8. 89회 4실점 진땀…롯데, 키움에 가까스로 승리
  9. 9고성군, 통영시 거제시와 손잡고 2029년 도민체전 공동개최
  10. 10한동희 시즌 23호 홈런 '쾅'…롯데, 키움에 4-2 역전승
우리은행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교통취약지 ‘버스형 콜택시’ 도입, 울주 전역 도시가스 공급도 추진”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중구 절반이 GB…다운목장 등 과감한 해제로 신성장동력을”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