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청 “조합측 침사지 미설치 탓”
- 피해 주민도 양정1조합에 항의
- 조합은 “하수도 관리 미비한 탓”
- 오히려 구에 복구지원 3억 요구
지난달 12호 태풍 ‘오마이스’가 부산을 강타했을 당시 부산진구 양정교차로 인근 도로와 건물에서 일어난 침수 피해 원인을 놓고 부산진구와 양정1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양정1조합) 간 공방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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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4일 태풍 ‘오마이스’의 영향으로 폭우가 내리면서 토사 유입으로 부산 양정교차로 인근 도로가 파손돼 관계자들이 장비를 동원해 복구하고 있다. 국제신문 DB |
양정1조합은 구가 하수도 청소를 제대로 하지 않아 유출된 토사로 인해 침수가 발생했다며 피해 보상금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구는 양정1조합이 사업시행계획서에 명시된 침사지(토사·암석 등이 하수도에 유입되지 못하도록 땅을 파서 만든 구덩이)를 설치하지 않아 발생한 사고라며 조합 측이 ‘적반하장’식 주장을 하고 있다고 반박한다.
11일 구와 양정1조합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지난 1일 조합 측은 지난달 태풍 때 발생한 침수 피해의 복구 비용을 지원해 달라고 구에 요청했다.
지난달 24, 25일 부산에는 태풍의 영향으로 많은 양의 비가 내렸다. 특히 지난달 25일 부산에는 146.2㎜ 의 폭우가 쏟아졌다. 당시 부산진구 양정교차로~연제구청 삼거리 일대 도로는 흘러 든 토사로 물에 잠겼고, 인근 상가 등도 침수 피해를 당했다. 이틀간 부산진구에 들어온 이 일대 침수 피해 신고는 29건에 달한다.
구는 침수 원인으로 양정1조합이 침사지를 설치하지 않은 점을 든다. 침사지가 없어 경사 진 공사장에서 흙과 자갈이 내려와 수로에 유입됐고, 수로 내부에 물이 흐를 수 있는 공간이 좁아지면서 물이 넘쳤다는 것이다. 피해를 본 인근 주민과 상인도 양정1조합에 항의하고 나섰다.
구는 양정1조합이 제출한 사업시행계획서 등에 침사지 설치·운영이나 토사 유출 방지는 조합의 책임이란 점이 명시돼 있다고 지적한다. 게다가 구는 지난해 10월 양정1조합에 ‘공공하수도로에 토사나 폐기물이 들어오고 있으니 유입 방지 조처를 해 달라’는 공문을 보내는 등 여러 차례 안전 조처를 요구해왔다. 구 김선용 건설과장은 “앞서 조합에 몇 차례 토사 유출 방지 등을 요청했지만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 이번 폭우에 앞서 침사지도 만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조합은 침사지를 설치했지만 이틀간 내린 비 탓에 유실됐다고 반박했다. 손해사정인을 고용해 조사에 나선 양정1조합은 피해 복구에 2억9430만 원이 필요하다고 추산했다.
조합 측은 이번 침수 사건의 근본적인 원인이 구가 오랫동안 하수도를 청소하지 않은 데 있다며 구에 복구 비용 지원을 요구했다. 구와 함께 물이 넘친 하수도를 확인해 보니 낡은 천 같은 쓰레기가 이미 수로를 틀어막고 있었다는 것이다. 김미영 양정1조합장은 “사고 발생지 대부분은 우리 사업장과 거리가 먼 곳인 데다, 예전부터 비만 오면 물이 넘친다는 민원이 빗발친 곳이다. 하수도 관리 주체인 구가 오랫동안 방치한 탓에 침수가 난 것이다”고 주장했다.
양정1구역 주택재개발 사업은 지하 5층 지상 34층 22개동(2276세대) 규모로, 시공사는 GS SK 포스코 건설 컨소시엄이다.
신심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