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르포] 개강 앞 대학가도 한숨 “분식집 하루 매출 2만 원이 전부”

침울한 학교 앞 상권

  • 이지원 기자 leejw@kookje.co.kr
  •  |   입력 : 2021-08-29 22:10:29
  •  |   본지 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비대면 강의 방침에 학생 사라져
- 주말 저녁 아예 문 닫은 식당도
- 월세 낼 돈도 못 벌어 폐업 확산
- 주인은 수리 핑계 세입자 내보내

- 상인 “가게 내놔도 인수자 없어
- 울며 겨자 먹기로 버텨내” 토로

“2학기 개강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젠 어떻게 버텨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세를 진정시킨답시고 인원 제한과 영업시간을 단축하며 자영업자 목만 계속 조르고 있어요. 이 일대 상인들 죽지 못해 장사하고 있습니다.”
28일 오후 경성대 앞 술집이 2학기 개강을 앞둔 주말임에도 가게 문이 굳게 닫혀 있다. 이지원 기자 leejw@kookje.co.kr
지난 28일 부산 남구 경성대 앞 골목 상권에서 10년째 분식가게를 운영하는 자영업 25년 차 A씨는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 새벽에 시장에서 식자재를 사고 김밥 떡볶이 어묵 등을 정성껏 준비해 놓아도 하루에 손에 쥐는 돈은 겨우 2만 원 남짓이다. 다 팔지 못한 음식은 이웃 가게나 지인에게 주는데 이마저도 여의치 않으면 쓰레기통으로 들어간다.

인근의 텅 비어 있는 음식점에서 직원이 손님을 맞을 채비를 하고 있다. 이지원 기자 leejw@kookje.co.kr
이날 오후 6시30분 학교 앞 상권은 주말인데도 적막감만 가득했다. 이전까지 재학생은 물론 부산 전역에서 몰려든 청년으로 들끓었던 해질녘 분위기는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었다. 예년 같으면 개강을 앞두고 학생들로 붐볐을 거리인데도 가게 앞을 서성이는 손님은 없었다.

A씨는 길면 1년 짧으면 6개월 안에 이 일대 상권 3분의 1은 업종을 바꾸거나 문을 닫을지도 모른다며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월세를 내지 못해 보증금 다 까먹고 권리금까지 포기하면서 폐업하려는 상인도 많다는 게 A씨의 이야기다. 그는 “작년에 5000만 원을 들여 내부 수리를 했지만 1년 가까이 적자 상태라 수리비도 못 건졌다. 더 버티기 힘들어 최근 가게를 내놨는데 보러 오는 사람도 없다. 폐업도 유지도 쉽지 않은 상태다”고 토로했다.

오후 7시께 들른 한 치킨집에는 15개 테이블 중 1개 테이블을 빼고 모두 비어 있었다. 점장인 B씨는 “작년에도 코로나19 여파로 2학기를 비대면 강의로 시작했지만 테이블 3분의 2는 손님으로 가득했다. 거리두기 4단계 지침 여파가 이렇게 클 줄 몰랐다”고 말했다.

이날 이 일대 술집 대부분은 주말 저녁인데도 손님이 앉은 좌석보다 비어 있는 좌석이 많았다. ‘2차 손님’이 주 고객인 호프집은 매장 직원이 한가로이 휴대폰을 들여다보고 있었고 일부 포차는 아예 문이 닫혀 있었다.

부산지역 대학가 상권은 모두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다. 사하구 동아대와 금정구 부산대 앞 상권도 경성대 앞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다음 달 1일 개강하는 2학기에도 2주간 비대면 수업이 진행되는 데다 향후 대면 강의 일정도 불투명해져 자취생이 자취를 감춘 영향이 컸다.

동아대 하단캠퍼스 앞에서 30년 넘게 장사했다는 분식집 사장 C 씨는 “학생들이 가장 큰 손님인데 수업이 없으니 발길이 끊겼다. 어쩔 수 없이 일한다. 최근엔 건물 수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월세가 비싼 곳으로 옮겼는데 앞이 캄캄하다”고 말했다.

인근 부동산중개소 관계자는 “건물주가 리모델링을 핑계로 세입자를 내보내면서 하루가 다르게 공실 물량이 쏟아지고 있다. 대학가 상권은 학교 일정에 많은 영향을 받는데 이번 2학기에도 비대면 방침을 내놓은 뒤 분위기가 더 가라앉았다. 학생들만 바라본 자영업자에게는 뚜렷한 대책도 없다. 울며 겨자 먹기로 하루하루를 버텨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원 기자 leejw@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 리모델링 밑그림 나왔다…세대수 느는 단지는 164곳뿐
  2. 2혼돈의 조별리그…16강 진출팀 아무도 모른다
  3. 3월드컵 ‘집관족’ 덕에 유통가 웃음꽃
  4. 4벤투호 가나전 2-3 석패…한국 월드컵 16강행 '빨간불'
  5. 5화물연대 업무개시명령 초읽기…野 “반헌법적”
  6. 6자신만만 일본 ‘자만’에 발목…절치부심 독일은 ‘저력’ 발휘
  7. 7'만찢남' 조규성, 벤투호 에이스로 우뚝
  8. 8[사설] 박형준 시장 핵심 공약 ‘15분 도시’ 제동 걸린 이유
  9. 9세대 증가 없인 분담금·공사비↑…상당수 경제성 걸림돌
  10. 10산업은행 부산행 가시화…노조 강력 반발
  1. 1화물연대 업무개시명령 초읽기…野 “반헌법적”
  2. 2민주 30일 이상민 해임안 발의…당정 “국조 보이콧” 으름장
  3. 3민주 ‘대통령실 예산’ 운영위 소위 단독 의결…43억 ‘칼질’
  4. 4박형준표 15분 도시 ‘국힘 시의회’가 제동 걸었다
  5. 5‘697표차’ 부산사하갑 총선 내달 2일 재검표…뒤집힐까
  6. 6윤 대통령 지지율 최대폭 상승, 30%대 중반 재진입
  7. 7윤 대통령 '관저 정치' 본격화, 당 지도부보다 '친윤' 4인방 먼저 불러
  8. 8전공노 "조합원 83.4%가 이상민 파면 찬성"
  9. 9尹, 화물연대 업무개시명령 예고 "내일 국무회의 직접 주재"
  10. 10검찰 수사 압박에 이재명 “언제든 털어보라”
  1. 1부산 리모델링 밑그림 나왔다…세대수 느는 단지는 164곳뿐
  2. 2월드컵 ‘집관족’ 덕에 유통가 웃음꽃
  3. 3세대 증가 없인 분담금·공사비↑…상당수 경제성 걸림돌
  4. 4산업은행 부산행 가시화…노조 강력 반발
  5. 5‘식물항만’ 된 평택·당진항…부산 레미콘 공장 ‘셧다운’
  6. 6[뉴프런티어 해양인 열전] <23> 항로표지원 김종호
  7. 7원희룡 “불법행위 엄정대응”…화물연대 "정부, 대화 무성의"(종합)
  8. 8정부도 내년 성장률 전망 1%대로 하향 검토
  9. 9“개도국 지원, 엑스포 발전 공헌…부산형 전략짜야”
  10. 10주가지수- 2022년 11월 28일
  1. 1파업 불참 화물차에 달걀·쇠구슬·욕설 날아들었다
  2. 2이태원 책임자 곧 영장 검토…서울청장도 수사선상 오를 듯
  3. 3의료진 태운 상선 기관사…"부친 묘지 아름다워 이장 안해"
  4. 4[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592> 벌레와 범려 ; 버러지같은 인물
  5. 5오늘의 날씨- 2022년 11월 29일
  6. 6역사 현장·평화 성지인 유엔기념공원의 지킴이들
  7. 7[눈높이 사설] ‘지방소멸’ 경고…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8. 8[신통이의 신문 읽기] 위기감 커진 산유국들, 새 먹거리 찾는대요
  9. 9부울경 29일 비 그치면 추워진다
  10. 103년 만의 부산불꽃축제 다음 달 17일 열린다
  1. 1혼돈의 조별리그…16강 진출팀 아무도 모른다
  2. 2벤투호 가나전 2-3 석패…한국 월드컵 16강행 '빨간불'
  3. 3자신만만 일본 ‘자만’에 발목…절치부심 독일은 ‘저력’ 발휘
  4. 4'만찢남' 조규성, 벤투호 에이스로 우뚝
  5. 5포르투갈 16강 진출 확정, 한국 16강 경우의 수는?
  6. 6카타르 월드컵 주요 경기- 11월 30일
  7. 7전세계 홀린 조규성, 가나 골망 뒤흔들까
  8. 8[월드컵 레전드 정종수의 눈] “겁 없는 가나 초반에 기죽여야…공격수 ‘골 욕심’ 내라”
  9. 9황희찬 못 뛰고 김민재도 불안…가나전 부상 악재
  10. 10‘김민재 출격’...벤투호 가나전 승리 노린다
우리은행
UN공원에 잠든 용사들…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
의료진 태운 상선 기관사…"부친 묘지 아름다워 이장 안해"
노인일자리 새로운 대안…우리동네 ESG센터
자원순환기업 ‘코끼리공장’
  • 신춘문예공모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