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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과 미래사회 그리고 부산 <1> 이것은 어떤 혁명인가

“기술과 사회·경제 연결돼야 진짜 혁명…지금은 DT(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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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문과 부산대학교는 ‘4차 산업혁명과 미래사회 그리고 부산’ 연속 좌담을 매달 한 차례씩 모두 6회 진행한다. 4차 산업혁명은 설레고 황홀하며 불안하고 헷갈린다. 지역 관점에서도 봐야 한다. 부산대 김석환(전 한국인터넷진흥원장) 석좌교수·이기준 정보의생명공학대 학장이 기획의 주축이 돼 공학·과학·인문(예술)·사회·경영·경제 분야 학자와 토론하고, 조봉권 선임기자의 ‘관전기’ 형태로 국제신문에 싣는다. 전체 좌담은 국제신문 유튜브 채널에 올린다. 첫 좌담은 지난 6월 30일 부산대 인덕관에서 열렸다.


◇좌담 참석인

김석환 부산대 석좌교수(좌장)

이기준 부산대 정보의생명공학대 학장


송성수 부산대 교양교육원 교수


- 인간의 일 보조만 해왔던 기술
- AI가 판단까지 할 정도로 발전
- 독립된 분야서 성장한 기술들
- 지금은 사회 전반 스미는 단계

- AI를 어떻게 교육할지의 고민
- 기술과 공존하는 미래 생각해야
- 사람·기계 결합도 핵심 키워드

- 혁명으로 갈 여러 선택지 있어
- 변화 과정서 소외되는 이 포용
- 기술 통제할 민주적 정부 필요

세 시간짜리 야구 경기도 200자 원고지 두세 장에 어떻게든 써넣는 게 기자의 운명이다. ‘제1회 4차 산업혁명과 미래사회 그리고 부산’ 좌담은 1시간 반 진행됐다. ‘말로만’ 이뤄진 이 현장을 줄여 간략히 보도하는 일이 버겁겠다는 걱정은 들었다. 그런데 그보다 훨씬 또렷한 느낌이 있었다. ‘이 토론, 재밌네!’였다.

김석환 석좌교수는 “학부는 경제학, 석·박사는 언론학을 전공했고, KNN 방송 사장과 직전 한국인터넷진흥원장을 지냈다. 현재 대통령 직속 4차 산업혁명위원회 위원이다. 이기준 학장은 정보컴퓨터공학부 교수로, UN Open GIS Initiative(유엔 오픈소스 공간정보 협의체) 공동위원장이다. 그가 박사학위를 받은 프랑스의 리옹국립응용과학연구소(INSA de Lyon)를 검색하니 “입학 선발시험이 매우 까다로운 프랑스의 그랑제꼴”이라는 설명이 뜬다. 송성수 교수는 한국과학기술학회장, 부산대 교양교육원장을 지냈다. 알라딘에서 ‘송성수’를 입력하자 과학기술의 역사·사회·정책·연구윤리 부문에서 단독저서·공동저서·번역서가 무려 49종이나 뜰 만큼 연구·저술이 활발하다.

   
부산대 송성수(왼쪽부터) 교양교육원 교수, 김석환 석좌교수, 이기준 정보의생명공학대 학장이 지난달 30일 부산대 인덕관 앞 벤치에서 ‘4차 산업혁명과 미래사회 그리고 부산’ 첫 좌담회를 앞두고 담소를 나누다 포즈를 취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 이번은 다른가?

4차 산업혁명이 폭풍 같은 세계 현상이라 해도 만약 ‘과학·기술’ 영역 안에서만 일어나는 일이라면 혁명일 수 없다고 세 전문가는 진단했다. 혁명은 “기술적인 것과 경제적인 것이 연결돼야 하는데, 연결되려면 제도가 바뀌어야 하는 게 또 하나 중요한 포인트”(송성수)라는 데 다른 두 사람도 대체로 동의했다. 쉽게 말해, 기술뿐 아니라 사회·세계가 총체로 한 몸처럼 혁신과 근본적 변동에 접어든 상태가 돼야 한다. 세계 문제이자 ‘내’ 문제가 돼야 한다. 지금은? 아직 그렇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이전 것과 같다고 볼 수도 없다. ▷김석환=“첫째, 모든 기술은 인간의 ‘일’을 도왔습니다. 컴퓨터도 인간을 ‘보조’했죠. 지금 인공지능(AI)은 ‘판단’을 ‘대신’해 주는 것으로 나타나는 점이 다릅니다. 2016년 골드만삭스가 AI ‘켄쇼’를 투입하자 그 회사 주식중개인 600명 중 598명이 퇴사했죠. (인간의) 판단을 대신해버린 겁니다. 둘째, 인간은 도구의 작동 원리를 알았습니다. 이젠 안 그래요. 이세돌과 바둑 대결을 했을 때 알파고가 왜 그런 수를 뒀는지 인간은 모릅니다. 셋째 여태껏 ‘개체 발생은 계통 발생을 반복’했습니다. 엄마가 임신하면 잉태된 아기는 단순한 형체였다가 사람의 꼴을 갖춰가는 ‘선형적 흐름’이 있었죠. 근데 지금은 예컨대 모바일 페이가 가장 발달한 곳은 아프리카예요. 거긴 금융산업·은행·카드도 제대로 없는데 말이죠. 기존 선형적 흐름을 건너뛰어 버리는 거죠. 이게 디지털 기술의 특징인데, 이런 걸 보면 ‘이번은 정말 다른 것 아닌지 생각이 들죠.”

■ 스며들고 퍼져 폭발하리라

그래서 미국에서 쓰이기 시작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 개념이 비중 있게 제시됐다. 트랜스포메이션은 완전에 가까운 변화·변신이다. 세 전문가는 각자 근거를 들며 엄밀히 따지면 지금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4차 산업혁명’보다 알맞은 표현이라는 데 동의했다. ▷이기준=“컴퓨터과학에 ‘퍼베이시브(pervasive) 컴퓨팅’이 있습니다. ‘스며드는’ 컴퓨팅이죠. 처음엔 기술이 독립된 분야로 발달하다가(AI처럼), 점점 사회 전반으로 스민다는 건데 지금 그런 단계란 생각이 듭니다. 상당히 진일보한 특징이 있는 듯하고요.” 현재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혁명으로 치달을 가능성을 충분히 열어두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 핵심기술은? ABCD5GI란?

▷김석환=“사회 변화를 이끌 핵심기술로 어떤 걸 생각하세요?” ▷이기준=“굉장히 어려운 질문인데요. 가장 주목할 기술은 ‘브레인-머신 인터페이스’(BMI)로, 사람(뇌)과 기계가 결합해버리는 거죠. 파괴력 있고 좀 무섭기도 한데, 그런 기술의 도래를 생각해봅니다.” ▷김석환=“예컨대 영화에서 아침에 눈 뜨면서 커피 마시고 싶다고 생각하면 포트의 물이 자동으로 끓기 시작하는….” ▷송성수=“휴먼-머신 인터페이스(사람-기계 결합 또는 극히 가까워짐)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키워드라 할 수 있죠. 다만, BMI는 ‘다음 단계’인 것 같고요, AI가 원천기술로서 다양하게 발현되지 않겠습니까? 이를 체계화할 필요가 있는데, AI 작동을 위해 빅데이터가 필요하고 IOT(사물인터넷)가 연결되고 자율주행차·드론·로봇으로 상품화하거나 블록체인으로 활용되는 등 지금의 기술 패러다임은 AI 패러다임이라는 것입니다.” ▷김석환=“핵심기술이 있고 보조기술이 뒷받침하면 폭발적 변화가 생기는데, ABCD5GI라는 표현이 있죠. A(인공지능) B(블록체인) C(클라우드) D(데이터), 5G와 IOT.”

■ AI를 어떻게 ‘교육’할 건가

   
영상 녹화 카메라가 돌아가는 가운데 토론을 펼치는 이기준(왼쪽부터) 김석환 송성수 교수.
토론은 4차 산업혁명이 삶에 끼칠 영향을 예상하는 쪽으로 펼쳐졌다. 흥미로운 전망이 나왔고, 때로 의견이 갈렸다. ▷이기준=“AI가 시민사회에 편입될 정도로 발전한다면, ‘AI 교육학’이 필요한데 이건 AI를 ‘통한’ 교육이 아니라 AI를 ‘어떻게 교육’할 것인가에 관한 것일 필요가 있고 AI 심리학 또한 AI를 통한 심리 해석을 넘어 ‘AI가 어떤 심리를 지녔는지’도 들여다보는 것이야 한다고 봅니다. 골치 아픈 문제가 될 수도 있죠.” 무척 인상 깊은 지적이었다.

송성수 교수는 “AI가 잘할 수 있는 게 있고 인간이 잘할 수 있는 게 있다. 그러므로 AI 또는 기술과 인간이 협력하고 함께 살며 친해지는 관점을 가질 필요가 있다. AI가 인간을 대체한다는 건 사실 현실화되기 어려울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기준 학장은 “저는 생각이 좀 다르다. 굉장히 비관적으로 본다”며 “많은 직업이 사라지고 윤리 문제가 생기며 사회기초가 흔들릴 것이다. 사회적으로 잘 대처하지 않으면 큰 혼란이 생길 것”이라 반론했다. 송성수 교수는 “이름을 기본소득으로 하든 달리 하든 ‘베이스’가 되는 소득을 보장하면서 노동시간을 줄이고 그때 발생하는 비용을 AI로 이득을 보는 기업이 내게 하는 방안을 생각할 수 있다”고 했다. 기본소득 등의 개념은 AI·4차 산업혁명과 연결돼 있다.

■ 로봇은 밥상 앞에서 망설인다

듣고 있던 김석환 석좌교수가 “사실 로봇이 식탁 치우는 일을 못한다. 이만큼 남은 김치를 버릴지 냉장고에 넣을지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는 유머를 전하며 우리 앞에 매우 다양한 상황과 선택이 놓였음을 전했다. 그는 “다만 ▷이런 사회적 변화 과정에서 소외되는 사람들을 어떻게 할 것인지 사회 전체가 반드시 고민·토론·타협해야 하며 ▷기술을 민주적으로 통제하고 자원을 잘 배분할 민주적 정부는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석좌교수의 현란한 인용과 통계를 지면 한계로 전하지 못한 점은 아쉽다.

조봉권 선임기자 bgjoe@kookje.co.kr

※공동기획 : 부산대학교·국제신문

※전체 좌담 영상은 국제신문 유튜브 채널에 곧 올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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