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중이용시설 심야 영업 제한
- 자정 전 손님 내보내 아쉬움
- 해운대·송도 등 매출에 ‘찬물’

- 수도권 ‘원정 유흥’발 감염 우려
- 방역 수칙 대폭 강화 가능성 커
- 코로나 백신 접종자도 안심 금물
- 지자체 철저한 지도점검 필요

코로나19가 ‘4차 대유행’ 초입에 들어서면서 지난 1일 정식 개장한 부산지역 해수욕장 상권이 또 다시 침체에 빠져들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상향 조정되면서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이 제한됐다. 특히 집단감염 차단을 위해 해수욕장 방역 수칙이 강화될 전망이어서 전국 피서객을 상대로 특수를 기대했던 상인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8일 부산 서구 송도해수욕장 인근 상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되면서 피서철을 맞은 부산지역 해수욕장과 인근 상권에 방역 수칙이 강화될 전망이어서 특수를 기대하던 상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해변 상인들 “또…” 망연자실

부산시는 8일 0시부터 오는 14일까지 1주일간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강화했다. 1단계에서 8명까지 허용한 사적 모임은 유지하지만, 각종 유흥시설을 비롯해 홀덤펍 노래연습장 콜라텍 클럽·나이트 등은 자정에 문을 닫아야 한다. 특히 감성주점과 헌팅포차는 노래는 물론 객석 외에서 춤추는 것을 단계와 관계없이 금지했다.

해수욕장 주변 상인들은 갑작스러운 거리두기 상향에 망연자실하는 분위기다. 최근 피서철을 맞아 수도권 관광객이 몰린 데다 해수욕장에서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취식이 금지되면서 모처럼 손님이 북적였는데 1주일 만에 영업에 타격을 받았다.

이날 0시부터 가게 문을 닫은 해운대해수욕장 인근 구남로 상인들은 손님을 내보내면서 일일이 거리두기 상향 방침을 설명했다. 장영국 구남로 상가번영회장은 “최근 전국에서 방학을 맞은 대학생 등 젊은층 방문이 늘었다. 매출 기대가 컸는데 지금 상황이라면 이번 달 장사는 접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송도해수욕장 주변 상인들도 1년 수입의 절반을 책임지는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김실근 송도해수욕장 상인연합회장은 “지난해 조기 폐장 등 코로나19 여파로 손실이 커 이번 여름 성수기 특수를 기대했다. 거리두기 강화로 올해도 영업 손실이 클 것 같다”고 토로했다.

■피서철 해수욕장 방역 강화될 듯

해수욕장을 매개로 한 집단감염 우려가 커질수록 방역 수칙이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수도권 원정 관광객의 감염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부산도 거리두기와 방역 수칙이 한층 강화될 수 있다. 최근 부산에서도 ‘원정 유흥’으로 집단감염이 발생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지금도 해운대 구남로 식당과 유흥업소에는 피서철을 맞아 부산을 찾은 타지역 손님이 많다. 현재 서울 등 수도권 내 감성주점, 헌팅포차 등 유흥시설은 영업이 금지돼 있어 제한적으로 운영되는 비수도권으로 ‘원정 유흥’을 온 것이다. 장 상가번영회장은 “타지역 사람이 매장을 찾는 게 꺼려질 정도로 외지인 방문이 많다. 방역 수칙을 준수하고 있지만 수도권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어서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해수욕장을 관할하는 기초지자체는 거리두기 1단계부터 취식 금지 등 보다 강화된 방역책을 내놓은 상태라 확산 추이를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해운대구는 해수욕장 방역 담당 인원을 더 늘린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전 국민의 방역수칙 준수와 함께 기초단체의 철저한 지도점검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아대 한성호(가정의학과) 교수는 “유흥업소가 0시까지 운영되는 만큼 원정 유흥은 이어질 것이다. 관할 기초단체가 영업시간을 잘 지키는지 관리감독하는 것이 중요하다. 방역 수칙을 위반하는 업소에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도 검토해야 한다. 백신 접종자도 안심할 수 없으니 개인 방역 수칙을 철저하게 준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지원 기자 leejw@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