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형준 시장 재건축 사업 우호적 태도
- 고층 주민센터 성사 땐 주상복합 탄력
- “열악·부족한 주거, 민간 투자로 해결”
- 보수종합시장은 지상 27층 규모 준비
- 부설주차장 제한지역… 정체 가중 전망
- 가로구역 지침보다 상향 어려울 수도
원도심으로 분류되는 부산 중구는 상업지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재개발 바람에는 소외돼 있었다. 건축물의 높이 제한이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중구와 중구의회 등 관에서 높이 제한을 풀고 ‘주거복합형’ 주민센터를 건립할 경우, 일대 상업지역의 재개발도 들썩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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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부산 중구 부평깡통시장 초입에 들어선 지하 6층 지상 18층 규모의 주상복합건물 월드밸리의 전경. 중구는 월드밸리 형태의 ‘주거복합형’ 부평동 주민센터 건립을 추진한다. 15층 짜리 주민센터에 청년 임대주택을 포함해 다양한 복지시설을 넣겠다는 구상이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
■고층 주민센터, 재개발 물꼬 트나
4일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중구의 전체 면적 446만6946㎡ 중 상업지역은 188만3211㎡(42.16%)를 차지한다. 주거지역은 89만5634㎡(20.05%)다. 주거지 대부분은 영주동과 보수동 등 산복도로 주변에 밀집한 단독주택이다. 산복도로 일대 또한 고도 제한을 받기 때문에 대단지 아파트 재건축 등은 불가능하다. 상업지역을 중심으로 주상복합 재개발 목소리가 커지는 배경이다.
이런 여건을 반영하듯 중구에는 이미 ▷월드 밸리 ▷보수종합시장 ▷신천지 시장 ▷신동아 수산물 종합 시장 ▷부산 데파트 등 다수의 주상복합시설이 들어서 있다. 부산 데파트는 현재 지상 37층 주상복합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보수종합시장도 지상 27층 이상 규모의 주상복합 재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박형준 부산시장이 재개발과 재건축 규제 완화에 다소 우호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도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최근 지상 35층 규모 주상복합시설 재개발 계획을 밝힌 국제시장은 박 시장이 당선되기 전부터 면담을 통해 일대 건축물 높이 제한을 91m까지 높여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신태원 중구전통시장연합회장은 “중구는 상업지가 다수인 반면 주거지는 열악한 데다 그마저 부족하다. 주상복합시설이 필요한 것도 이런 이유다. 고층으로 지어야만 민간 투자를 끌어올 수 있다”고 말했다.
시는 근거만 타당하면 중구의 건축 제한 변경 요구가 실현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건축법 시행령상 50층 이상이거나 높이가 200m를 넘는 초고층 건축물은 광역시장이 건축허가권을 갖지만, 이 기준 이하는 자치단체장이 허가권자다. 중구 일대 건축물 높이가 90m까지 완화돼도 시 차원에서 인허가를 규제할 명분은 없다.
■난개발 때는 교통난…섬세한 관리를
하지만 중구가 바라는 대로 일대 상업지역의 건축물 최고 높이가 현행 부산시의 가로구역별 건축물 최고 높이 운용 지침보다 상향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침상 건축물의 높이는 일대 도로 폭과 입지 특성(경관적 상징성 등) 등을 토대로 정해진다. 구도심인 중구는 도로 폭이 좁아 주말이면 차량 정체가 극심하다. 이런 상황에서 인구 밀집과 차량 수요를 유발하는 고층 건물이 들어서면 일대 교통난이 가중될 수 밖에 없다. 단순 상업시설이 고층으로 재개발되는 경우에는 차 없는 거리 운영 등을 통해 교통량 조절이 가능하지만, 주상복합시설이 들어서면 거주자의 차량 통행을 제한하기 어려운 문제가 발생한다.
재개발에 따른 교통난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주차장 확보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중구는 부산에서 유일하게 부설주차장 설치 제한이 있는 지역이다. 남포·광복·동광·중앙·부평동이 이에 해당하는데, 차량 수요를 억제하는 차원이다. 사실상 상업지역에서 주차장을 추가로 확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게다가 중구는 이미 2017년 자체 용역을 토대로 시에 최고 높이 상향을 요청, 재변경을 끌어냈다. 이에 따라 구역별로 최고 높이가 20m에서 24m, 24m에서 30m로 올라가는 등 완화 조처가 시행됐다. 당시와 현재의 높이 산정 기준이 똑같은 만큼, 5년 만에 대폭적인 높이 상승을 꾀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마구잡이로 높이를 올리기보단 지역의 색깔에 맞춘 디테일한 계획이 필요하다는 주문도 나온다. 부산참여연대 양미숙 사무처장은 “일대 상인 등 건물주의 이해관계 때문에 높이 완화를 추진하는 것이라면 난개발을 부추기는 것밖에 안 된다. 건축물 관련 규정을 완화하려는 박 시장에 대한 기대심리도 일정 부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종합적인 관리 계획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