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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외대 지도교수, 제자 논문 마무리 ‘남의 손에’

대학원생에 청탁… 연구 부정, 사례 명목 금품 제공도 확인

  •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
  •  |   입력 : 2021-05-16 22:02:23
  •  |   본지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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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 본지 취재로 뒤늦게 파악

부산외국어대 교수가 제자의 논문 작성 마무리를 다른 대학원생에게 청탁하고, 이 과정에서 금품이 오간 사실이 확인됐다. 학교 측은 연구부정이 발생했다는 문제 제기에도 불구하고 조치를 미루다가 국제신문의 취재가 시작되자 뒤늦게 진상 파악에 나섰다.

16일 부산외대와 대학원생 A 씨 말을 종합하면 부산외대 B 교수는 2016년 12월 자신의 제자 C 씨의 석사학위 논문 마무리 작업을 A 씨에게 요청했다. 부산외대 학부를 졸업한 A 씨는 당시 서울의 한 대학원에 재학 중이었다. 그는 “C 씨와는 같은 대학원 선후배 사이도 아니었고, 학위 논문지도는 지도교수가 해야 한다. 하지만 연구자 생활을 이어가려던 상황에서 선배 연구자의 요청을 거절하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며 수락한 이유를 밝혔다. 다음 달(2017년 1월) A 씨 계좌에 C 씨가 ‘사례’ 명목으로 50만 원을 입금했다.

A 씨는 마무리 작업을 하던 중 논문에 문제가 크다고 느꼈다. 그는 “서식 정도를 마무리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시작했지만, 작업을 진행할수록 선행 연구와 출처 등 흠결이 많은 걸 알게 됐다.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봐 작업을 마무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B 교수 제안에 따라 50만 원 중 20만 원을 다시 C 씨 계좌에 입금했다. 나머지 30만 원은 2017년 1월 부산외대 발전기금으로 기부했다.

A 씨는 최근 연구 과정에서 자료를 모으던 중 B 교수의 논문을 접하며 이 일을 다시 떠올렸다고 한다. 20대 시절이었고 본인도 부적절한 작업을 일부 했지만, 바로잡아야 한다고 여긴 A 씨는 부산외대 감사실에 이 사실을 제보했다. 하지만 감사실은 “오래전 일이라 조사하긴 어렵다. 관련 내용을 보내주면 교육 자료로 참조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A 씨는 교육부에 민원을 넣었다. 교육부는 연구부정 규명의 책임을 지는 대학이 임의로 조사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부산외대에 조사 요청을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국제신문의 취재가 시작되자 부산외대 감사실은 B 교수를 불러 면담했다. 감사실 관계자는 “교육부 감사 등 업무가 과중한 시기에 제보를 접했고, 부적절하게 처리된 듯하다. 징계 시효가 지난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 관계를 정확히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B 교수는 “만학도인 C 씨의 논문 심사가 임박한 상황에서 개인적으로 부친상을 당해 경황이 없었다. 친분이 있던 A 씨에게 부탁한 것”이라고 해명하며 “돈이 오가는 등 부적절한 부분은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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