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비정 화재, 음주단속 도주 등
- 박형민 서장 취임 이후에 집중
- “문제 직원 감싸기 탓” 지적 많아
- 상부기관 강력 제재 등 필요성
부산 해양경찰의 기강 해이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양 순찰 중 흡연으로 경비정이 불에 타고, 직원이 음주운전 단속을 피해 바다에 뛰어드는 등 사건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리더십 부재에다 폐쇄적인 조직 문화까지 겹치며 시민의 불신이 커진 만큼 내부의 자성은 물론 상부기관의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9일 부산해경에 따르면 해경은 올해 초 음주운전을 포함한 경찰 ‘4대 비위’를 근절했다며 대대적으로 성과를 홍보했다. 뇌물수수, 성비위, 음주운전, 갑질 행위 등 이른바 공직자 4대 비위가 없는 청렴기록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해경의 현주소는 이 같은 자화자찬과는 거리가 멀다.
지난 3월 8일 부산해경 소속 구조정과 민간 어선이 충돌한 사건이 발생했다. 해경은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사고 원인을 어선의 실수로 몰아 어민의 반발을 샀다. 같은 달 10일에는 해양 순찰 중 경비정 직원의 흡연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해 배가 불에 탔다.
최근에는 기강해이의 끝을 보여주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5일 부산해경 소속 A 경장이 부산 영도구 태종대 앞 교차로에서 음주운전 단속을 피해 바닷속으로 도주(국제신문 지난 7일 자 6면 보도)한 어이없는 사건도 발생했다. 바다로 도망간 직원을 찾기 위해 해경 선박 3대와 형사들이 심야에 일대를 수색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번 사건은 남해해양경찰청 관할서인 울산해경 소속의 한 경위가 음주운전으로 직위해제된 지 한 달 만에 불거지면서 지휘부의 리더십까지 도마 위에 올랐다.
부산해경은 박형민 서장 취임 이후 3개월 사이에 각종 사건사고가 집중적으로 발생하면서 ‘집안 단속’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건사고가 발생할 때 엄중한 제재 조치를 하지 않고 제 식구 감싸기식 수사와 인사로 조직의 기강해이를 불러왔다는 비판이 나온다. 해경 내부에서도 박 서장의 리더십 부재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부산해경의 한 경찰은 “직원들 사이에서 ‘부끄럽다’거나 ‘기강해이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는 등 자조적인 반응마저 나온다. 지휘부의 실효성 있는 재발 방지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최근 잇따른 해경의 사건사고는 내부의 기강 문제와 직결되는 것으로 분석한다.
한국해양대 최정호(해양경찰학과) 교수는 “해경처럼 고립된 환경에서 근무하는 폐쇄적인 조직일수록 기강이 무너지면 걷잡기 어렵다. 이 같은 사건사고가 한두 차례만 반복돼도 해경은 시민의 신뢰를 잃을 것”이라며 “경찰의 음주운전에 대해서는 일벌백계해 본보기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원 기자 leejw@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