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산지원금이 출산율을 높이는 정책 효과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일선 지자체들이 경쟁적으로 지원금 확대에 나서고 있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둔 ‘표퓰리즘’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3일 부산 중구와 영도구에 따르면 두 지자체는 지난해부터 첫째 아이 출산 때 각각 20만 원, 10만 원 지원금을 지급했다.
대다수 지자체는 둘째 아이 출산을 기준으로 지원금이나 축하금을 지급한다. 하지만 인구 급감에 직면한 중구와 영도구는 지난해 첫째 아이 출산 때부터 지원금을 지급했다. 그럼에도 출산율은 더 떨어졌다. 출산지원금이 출산율과 관계가 없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중구와 영도구의 합계출산율은 각각 0.45, 0.58명이었다. 첫째 아이 출산지원금을 주기 전인 2019년(각각 0.50, 0.63명)보다 더 떨어졌다.
반면 둘째와 셋째 아이부터 출산지원금을 주는 강서구와 기장군은 지난해 각각 1.26, 1.09명을 기록했다. 신도시와 개발 사업 등으로 정주 여건이 잘 갖춰져 젊은 부부의 유입이 많은 것이 강서구와 기장군의 출산율이 높은 원인이다. 결국 출산지원금이 아닌 주택 등 정주 여건이 출산율을 올리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하지만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일선 지자체는 출산지원금 확대에 나서고 있다.
해운대구는 둘째 아이부터 20만 원을 지급하는 출산지원금을 내년부터는 첫째 아이부터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해운대구 백민정 가족정책팀장은 “저출산이 심각한 상황에서 둘째 아이부터 지급하는 것은 실효성이 적다”고 말했다.
사상구도 첫째와 둘째 아이 출산 때 20만 원, 셋째 아이부터 30만 원인 지원금을 둘째 아이 출산 땐 50만 원, 셋째 아이부터는 100만 원으로 상향할 계획이다.
지자체마다 출산지원금 확대에 적극적인 것은 재정으로 할 수 있는 손쉬운 사업이기 때문이다. 호흡이 긴 대책은 단기간에 효과가 드러나지 않는 데다 일선 지자체에서 시행하는 데 한계가 많다. 현금 지급은 출산 정책에 대한 고민 없이 쉽게 시행할 수 있고 표심에서도 차이가 난다는 분석이다.
동서대 김영미(사회복지학) 교수는 “출산지원금을 받고 주거지를 다른 곳으로 옮기는 ‘출산 먹튀’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지자체 간 현금 살포 경쟁은 무의미하다. 오히려 지역별로 상대적 박탈감을 유발할 수 있다”며 “지자체는 출산지원금 같은 일회성 지원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육 정책과 인프라 확대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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