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하구~강서구를 연결하는 낙동강 하굿둑이 26일부터 장기간 개방된다. 생태계 복원을 측정하기 위해 하구통합운영센터도 운영한다.

부산 사하구 낙동강하굿둑의 모습. 국제신문DB

　부산시는 환경부·해양수산부·한국수자원공사와 함께 낙동강 하구의 기수역(강과 바다가 만나는 지점) 생태계 복원을 위해 낙동강 하굿둑을 장기 개방한다고 25일 밝혔다. 1차 장기 개방은 26일부터 다음달 21일까지다.

　그동안 환경부는3차례에 걸쳐 낙동강 하굿둑을 개방해 생태복원 가능성을 확인했다. 앞으로는 개방 시기 외에도 수문 아래로 강물을 방류해 어류의 이동을 돕는 생태 소통을 확대할 예정이다. 하굿둑 개방에 따라 서낙동강 농업지대로 바닷물이 유입되지 않도록 대저수문보다 아래인 하굿둑 상류 12㎞ 내외까지만 바닷물이 들어오도록 수문을 운영할 계획이다.

　환경부 박재현 물환경정책국장은 “장기 개방을 통해 낙동강 하구의 생태계 변화를 관찰해 합리적인 낙동강 하구 기수 생태계 복원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첫 번째 대조기(바다 조위가 하천수위보다 높아지는 시기)인 26일부터 29일에는 바닷물이 하굿둑 안으로 들어온다. 두 번째 대조기인 5월 11~14일에는 바다 조위가 하천수위와 비슷하거나 낮을 것으로 예측돼 적은 양의 바닷물이 유입되거나 강물이 방류될 것으로 예상된다.

　두 대조기 사이의 소조기(바다 조위가 하천수위보다 낮은 시기)인 4월 30일∼5월 10일과 5월 15∼21일에는 강물이 바다 방향으로만 흐르게 된다.

　하구통합운영센터는 하굿둑의 개방에 따른 생태복원 효과를 분석하기 위해 어류채집과 폐쇄회로(CC)TV를 활용해 기수·회유성 어종과 저서생물이 하굿둑 상류로 어떻게 이동하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또 장어 치어(실뱀장어)가 바다에서 하천으로 이동하는 시기(3∼5월)에 하굿둑을 개방해 개방 전·후나 수문개방 형태에 따른 치어의 이동률을 비교 분석할 계획이다.

　앞서 환경부와 부산시가 지난해 6월부터 약 1개월간 실시한 ‘낙동강 하굿둑 운영 3차 실증실험’에서 물고기 종수와 개체 수가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고등어 농어 전갱이 장어 등 바다나 기수역에 사는 어류가 수문을 통과해 하굿둑 상류 최대 7.5㎞ 지점까지 올라온 것이 확인됐다. 청멸치 무리와 전갱이 등 해수 어종이 수문을 통해 이동하는 모습도 관측됐다. 하굿둑 건설 이후 파괴 논란에 휩싸여 온 생태계가 복원될 수 있는 가능성이 확인된 셈이다.

　낙동강 하굿둑은 1987년 완공 이후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지적을 계속 받아왔다. 기수역 상실과 어패류 및 철새 개체수 감소, 녹조 발생 등 피해가 크다며 환경단체들은 완전 개방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반면 서낙동강 일대 농민들은 하굿둑을 개방하면 바닷물 유입으로 지하수에 염분이 침투해 농업용수에 피해를 준다며 줄곧 반대했다.

　부산시는 하굿둑 개방에 따른 농업 피해를 막기 위해 올해 서낙동강 수문 공사를 진행 중이다. 올해 국비 예산으로 확보한 13억 원으로 대저 수문 실시설계를 진행하고, 내년에 착공해 2023년 준공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수문은 상하로 여닫는 방식(셔터 방식)이어서 개방 때에는 해수와 오염물집이 밀집한 아래 부분부터 서낙동강으로 물이 흘러들어온다. 이 때문에 대저 수문 인근 지역농가에는 해수 유입 피해가 예상된다. 이번 사업으로 수문을 ‘쉘 타입’으로 바꾼다. 쉘 타입은 수문을 위아래 동시에 열어 물을 유입시킬 수 있어 해수와 오염물질이 들어올 가능성을 줄인다. 서낙동강 일대의 염분 피해를 지금보다 현저하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민정 기자 min55@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