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사 무시하면 무정차 신고 일쑤
- 서울은 민원 늘자 허용으로 선회
- 부산시도 규정 수정 등 논의키로
부산에서 중앙버스전용차로(BRT)가 운행된 지 6년째로 접어들면서 BRT 버스정차면과 건널목 사이에 있는 구간의 승하차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BRT 정류장에서는 도로에 그려진 정차면 안에서만 승객 승하차가 가능한데 정차면 밖에서 급하게 승차를 요구하는 시민을 신호 대기 중인 버스 기사가 태워주면 처벌받을 수 있어 부산시가 제도 개선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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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 부산 연제구의 한 BRT 정류장에서 건널목을 건넌 시민이 신호 대기 중인 버스를 타기 위해 달려가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
6일 오전 부산 연제구의 한 BRT 정류장. 왕복 10차선 도로 가운데 교통섬과 비슷한 형태로 버스만 드나들 수 있는 정류장이 자리했다. 동래에서 서면 방면 버스가 지나는 정류장 바닥엔 파란색의 사각 버스 정차면 3개가 그려져 있었다.
승하차를 마치고 정차면을 벗어난 시내버스 한 대가 BRT를 빠져나가기 전 신호에 걸렸다. 그 사이 BRT 건널목을 건넌 시민이 급히 달려와 버스 문을 두드렸지만 기사는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만약 문을 열어주면 부산시 버스운영 지침에 어긋난다. 원칙적으로 버스는 정차면 안에서만 승객을 태우고 내릴 수 있다.
현장에서는 손님을 남겨둔 채 그냥 지나치기도 하지만 버스 기사의 재량에 따라 문을 열어주기도 한다.
부산에서 20년 넘게 버스를 운행한 A 씨는 “BRT가 도입되기 전에는 정류장 기준 전후 5m 범위 안에서는 손님의 승차 요구를 들어줘야 했다”며 “대부분 버스 기사가 정차면 밖에서 손님을 태우면 안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신호를 기다리던 중에 노인이나 임산부, 아이를 안은 시민이 달려와 태워달라고 요청하면 마냥 거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시에 따르면 부산 버스 정류소 3000여 곳 가운데 BRT 정류장은 67곳이다. BRT 정류장 버스 정차면 밖에서의 승하차 시비는 빈번하게 제기되는 주요 버스 민원 중 하나다. 버스 기사가 정차면 밖에 있었다는 이유로 태워주지 않고 지나치면 ‘무정차 통과’했다고 민원을 넣고, 태워줄 경우에는 “정차면 밖에서 위험하게 승객을 태운다”고 신고한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달 시 교통불편민원위원회가 심의한 민원 1470건 중에도 BRT 정류장 승하차 문제가 상당 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보다 먼저 BRT를 도입해 운영한 서울시는 ‘시민 편의’를 내세워 BRT 정류장 정차면 밖에서도 시민을 태울 수 있도록 방침을 정했다.
시 관계자는 “정차면 밖 탑승 때 안전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며 “관련 민원이 이어지는 만큼 교통개선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