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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리모델링 뒤 벌레알·곰팡이…온갖 하자에 소비자 분통

아파트 인테리어 개·보수 증가 속 누수 등 각종 피해신고 잇따라

  • 국제신문
  •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
  •  |  입력 : 2021-04-05 22:04:44
  •  |  본지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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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기업 등 시공업체는 환불 거부
- 소비자원 “계약 전 기준 명시를”

많은 돈을 들여 아파트를 개·보수했다 되레 피해를 호소하는 일이 빈발하고 있다. 주택 가격 폭등으로 낡은 아파트를 새집처럼 꾸며 입주하는 수요가 느는 추세여서 주의가 요구된다.
5일 리모델링이 이뤄진 부산 북구 A 씨 집 베란다 타일에 곰팡이가 생겨 조각이 떨어져 나온 모습. 배지열 기자
A 씨는 대기업 인테리어 업체인 D사에 3200만 원을 내고 집 내부를 리모델링했으나 곳곳에서 심각한 피해가 발생했다고 5일 주장했다. A 씨 가족은 지난해 4월 2004년 지어진 부산 북구 아파트로 이사하며 욕실과 주방, 베란다 등 낡은 집기류를 새것으로 교체하는 공사를 업체에 맡겼다. 두 달 뒤 공사한 곳을 확인하며 놀랐다. 욕실 두 곳의 상부 서랍장에서 벌레알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이 벌레는 곧 부화해 기어 다니기까지 했다. 업체에 항의하자 “집 구조 때문이거나 하수구에서 유입된 벌레일 것”이라며 책임을 미뤘다.

싱크대 하부에서도 악취가 났고, 베란다 타일에서는 곰팡이가 발견됐다. 영상과 사진을 찍어 본사에 신고했으나, 본사는 현장 확인 후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며 뒷짐을 졌다.

수개월에 걸쳐 애프터서비스(AS)와 환불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A 씨는 한국소비자원에 피해구제 신청을 낼 수밖에 없었다. 그는 “국내 유명 업체라서 믿고 맡겼는데, 책임을 미루는 모습을 참을 수가 없다. 벌레 강박증이 생겨 욕실을 사용하기 어려울 정도다. 언론사에 제보한다고 하니 그제서야 AS를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업체 측은 “이미 시공이 모두 이뤄져 환불이 어렵다. 싱크대 역류방지 장치 설치도 제안하는 등 노력했다”고 해명했다.

부산진구에 사는 B 씨도 비슷한 피해를 겪었다. 2019년 11월 20년 넘은 집으로 이사하며 집안 내부 전체를 바꾸는 인테리어 공사를 7000만 원을 들여 벌였지만, 3개월 만에 화장실에서 두 차례나 누수가 발생했다. 보수를 요구하자 업체는 “우리 공사 탓에 생긴 문제가 아니다”며 발뺌했다.

국내 리모델링 시장이 점차 커지고 있어 이런 피해는 앞으로 더 빈발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지난해 30조 원 수준인 국내 리모델링 시장이 2025년 37조 원, 2030년 44조 원까지 늘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소비자원 주택공산품팀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재택근무 수요가 늘고 가정에 머무는 시간이 증가하면서 살던 집을 새집처럼 꾸미려는 이가 많아져, 덩달아 리모델링 피해 사례도 빈발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최근 집값 폭등으로 ‘신축 아파트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지자 낡은 아파트를 새것처럼 고쳐 입주하려는 이가 느는 점도 리모델링 수요를 높이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소비자원은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사업자 정보를 확인하고 하자보수 주체 및 기준을 상세하게 정하는 등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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