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주의 등 내부 안전불감증 도마
- 사건 2주 동안 비공개… 의혹 키워
부산해경이 근무 중 담배를 피우다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경비정 화재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다. 선박 화재 시 즉시 외부에 공개하던 해경은 보름 가까이 이 사고를 알리지 않아 은폐 의혹도 일고 있다.
23일 부산해양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전 9시30분께 부산 사하구 다대포 앞 목도 인근 해상에서 연안 경비 업무를 보던 경비정(50t급)에서 불이 나 선박용품 등을 태우고 약 10분 만에 꺼졌다. 당시 해경 6명과 의경 3명 등 총 9명이 승선한 상태였지만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문제는 사고 원인이다. 국제신문 취재 결과, 당시 화재는 해경이 담배를 피우며 재를 터는 과정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 당시 “한 승선원이 경비정 선미 갑판에서 담배를 피우다 재를 털었고, 담뱃불이 인근 인화성 물질에 옮겨붙으면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것이 해경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보통 흡연 구역에서 담배를 피운 후 안전하게 불을 끈다. 그런데 사고 당시 A 씨가 흡연 중 갑자기 업무 수행을 하기 위해 급하게 달려가다 재를 털었고, 이때 담뱃불이 인근 선박용품에 옮겨붙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당시 승선 인원 대부분이 해상 경험이 적어 실수한 것 같다”고 털어놨다.
안전불감증에 대한 내부 질타도 나온다. 선내 정해진 흡연 구역을 어기는 사례가 비일비재하고 흡연 구역 경계에 가연성 비품이 비치돼 사고 재발 위험이 높다는 것이다. 한 해경은 “초동 대처로 빠르게 진화했지만 자칫 대형 화재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이번 사고는 안전불감증이 만연한 해경의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은폐 의혹도 있다. 해경은 일반적인 어선 화재나 충돌 사고는 발생 즉시 신속하게 외부에 알린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불이 난 후 2주 동안 공개하지 않았다. 국제신문의 취재에도 처음에는 사고 사실 자체를 부인하다 이후 선미 갑판에서 원인 미상의 단순 화재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조타실에 있던 해경 한 명이 경보기가 울려 나가보니 갑판에 불이 났다는 것이었다. 남해해양경찰청도 감식 결과 선미 왼쪽 로프 쪽에서 불이 났는데 인화성 물질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나 취재가 계속되자 해경 측은 “직원 부주의로 인해 담뱃불 탓에 불이 났다”고 밝혔다. 은폐 의혹에 대해 해경 관계자는 “아무래도 내부 부주의로 일어난 사고다 보니 대외에 알리기 어려웠다. 직원 조사 등을 거쳐 정확한 화재 원인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