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내버스 이용률 높이려면
- 짧은 배차 간격 최우선 과제"
- 부산 5분 내 배차 3.6%뿐
- 20분 이상 21.2% …시민 불편
- 준공영제로 버스 못 늘리는데
- 36.2%가 운행거리 50㎞ 넘어
- 3시간 넘는 노선도 25.5% 달해
- 기사 피로·안전사고 연계 우려
부산에 시내버스 준공영제가 2007년부터 도입돼 무료 환승이 가능하다. 그런데도 부산시민이 시내버스를 타지 않는 주된 이유는 배차 간격이 길기 때문이다.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시내버스 이용객 감소에 미치는 요인 분석’에서도 ‘긴 배차 간격’이 1순위로 꼽혔다. 조사 대상 300명 중 52%가 시내버스를 이용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시민 전모(여·42·남구) 씨는 22일 “배차 간격이 너무 길어 버스 정류장에서 버리는 시간이 너무 많다. 시외버스도 20분 이상 안 기다리는데 부산 시내버스는 20분 넘게 기다리는 경우가 부지기수”라고 말했다. 배차 간격 문제를 풀지 못하면 거액의 시비가 투입되는 준공영제가 겉돌고, 대중교통 수송분담률을 50%대로 끌어올려 대중교통 친화도시로 가는 길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우선 문제를 정확히 진단하고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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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부산 연제구 시내버스 정류장에서 승객이 시내버스에 오르고 있다. 긴 배차 간격으로 시내버스 수송 분담률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서정빈 기자 photobin@kookje.co.kr |
■“20분 만에 오는 버스 왜 타나”
부산시버스운송사업조합의 자료를 보면 부산 전체 141개 노선(90번, 2000번 제외) 중 배차 간격이 5분 이하인 것은 5개(3.6%), 6~10분인 것은 57개(40.4%)에 불과하다. 반면 11~20분은 49개(34.8%), 21~30분은 14개(9.9%)였고, 30분 초과는 16개(11.3%)나 됐다. 73번 버스(정관~반송)의 평균 배차 간격은 60분, 187번(반송~명례산단)은 54분이나 되고 221번(하단~장유)도 45분마다 1대씩 운행한다.
서울과 비교하면 배차 간격이 얼마나 긴지 극명하게 드러난다. 서울은 전체 431개 노선 중 배차 간격 5분 이하가 77개로 17.9%를 차지하고, 6~10분은 240개(55.7%)다. 전체 버스의 73.6%를 10분 이내에 탈 수 있다는 뜻이다. 또 배차 간격 21~30분은 18개(4.2%), 30분 초과는 2개(0.4%)로 20분 초과 노선은 전체의 4.6%에 불과하다.
전문가는 배차 간격을 10분 이내로 좁히는 것이 시내버스 활성화의 최우선 과제로 꼽는다. 집에서 버스 정류장까지 5분,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 10분까지 총 15분 내 버스를 타야 경쟁력을 갖는다고 입을 모은다.
부산경실련 도한영 사무처장은 “부산은 빨리 오는 시내버스는 적고, 늦게 오는 건 많다. 시민의 외면을 받는 일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며 “배차 간격 10분 이내 줄이기가 시내버스 이용률을 높이는 핵심”이라고 말했다.
■중구난방식 노선 조정
그렇다면 부산 시내버스 배차 간격이 긴 이유는 뭘까. 우선 투입되는 신규 버스가 없다. 부산시는 2007년부터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시행했다. 차량총량제로 신규 면허를 허락하지 않으며 버스 총대수를 관리한다. 시내버스가 늘어나면 그만큼 지원 금액도 늘어나 세금 부담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부산은 2517대가 고정적으로 운행 중이다. 즉, 있는 버스를 효율적으로 활용해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법밖에 없다.
그러나 효율적 버스 노선 조정은 먼 나라 얘기다. 지역 정치인이 표를 의식해 비효율적 노선이 통과되도록 압력을 행사하기 때문이다. 버스가 아파트를 우회하고, 노선이 연장되면서 버스 노선은 점점 기형적으로 변한다. 교통 전문가 A 씨는 “노선 관련 민원을 가장 많이 넣는 사람이 부산시의원 등 정치인이다. 지역구 주민이 시내버스가 아파트를 통과하게 해달라고 하면 이를 그대로 들고 와서 관철한다”며 “이는 합리적인 노선 조정을 방해하고 버스 서비스의 질을 떨어뜨리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곧 노선 길이의 확장으로 이어졌다. 부산 시내버스 노선 중 36.2%가 50㎞ 넘게 운행한다. 1009번과 1005번은 노선 운행 거리가 100㎞를 넘는다. 부산시버스운송사업조합 관계자는 “부산 시내버스 4대 중 1대는 운행 시간이 3시간이 넘는다. 이는 배차 간격이 늘어나는 원인이면서, 동시에 운전기사 피로도를 증가시켜 난폭운전과 사고 위험 증가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버스 수는 변함이 없는데 중구난방식 노선 변경으로 운행거리는 크게 늘었다. 2006년 2607대였던 부산 시내버스는 현재 2517대로 90대 줄었다. 2014년을 마지막으로 변동이 없는 상태다. 그런데 노선 체계 개편으로 2006년 582㎞였던 노선망 연장은 2018년 855㎞로 46.9%나 늘었다.
부산시버스운송사업조합 관계자는 “준공영제 시행 이후 서비스 지역이 확대되면서 시민 접근성은 좋아졌다. 그러나 다른 지표는 점차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특히 배차 간격 문제로 시민이 점차 시내버스를 외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
◇ 부산·서울 시내버스 배차 간격 비교 |
배차 간격 |
부산 노선 수 (비율) |
서울 노선 수 (비율) |
5분 이하 |
5개 (3.6%) |
77개 (17.9%) |
6~10분 |
57개 (40.4%) |
240개 (55.7%) |
11~20분 |
49개 (34.8%) |
94개 (21.8%) |
21~30분 |
14개 (9.9%) |
18개 (4.2%) |
30분 초과 |
16개 (11.3%) |
2개 (0.4%) |
계 |
141개 |
431개 |
※자료 : 부산시버스운송사업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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