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햇빛 소송’ 최초 판결 사례
- 132만~678만 원씩 지급해야
초고층 아파트의 외벽 반사광으로 일상생활에 불편을 느낄 정도의 피해가 있으면 해당 건물 시공사가 일부 책임져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아파트 외벽의 반사광 문제로 소송이 제기돼 결론까지 난 최초의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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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해운대 마린시티 아이파크 전경.
국제신문 DB |
대법원 2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부산 해운대 마린시티 아이파크 인근 주민이 시공사인 HDC 현대산업개발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상고심에서 ‘주민 34명에게 재산가치 하락과 위자료를 고려해 배상금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2일 밝혔다.
배상액은 1인당 132만 원에서 678만 원 범위이며 총액은 2억100만 원이다.
다만 대법원은 “반사되는 빛으로 냉방비가 늘어나는 만큼 이에 대해서도 배상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은 원심과 마찬가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재판은 아이파크 아파트와 직선으로 300m가량 떨어진 아파트 주민의 문제 제기로 시작됐다. 이들은 아이파크 아파트 외벽에서 햇빛이 심하게 반사되며, 특히 여름철 일몰 직전에는 반사광이 거실을 비춰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로 불편이 심하다고 주장했다.
건물 외벽이 반사율 높은 유리로 덮인 아이파크 아파트 최고 층수는 72층, 높이는 292m에 달한다.
1심 재판에서는 원고인 주민이 패소했다. 당시 재판부는 반사광 탓에 야기되는 주민의 불편 정도가 수인한도(참을 수 있는 한도)를 넘는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2심에서는 결과가 뒤집혔다. 2심 재판부는 “주민 생활에 방해되는 정도가 사회 통념상 수인한도를 넘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소송을 제기한 주민 50명 가운데 34명에게 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2심이 진행되던 당시 대학 연구팀에 의한 반사광 시뮬레이션까지 진행돼 화제를 모았다.
대법원은 “건물의 외벽 유리에 반사된 태양 반사광으로 인해 참을 수 있는 한도를 넘어 생활방해가 있다고 본 원심의 결론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