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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분석] 부산 남은 무용과 1곳 “실용만 좇으면 순수학문 누가 지키나”

신라대 폐과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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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 첫 무용과로 춤꾼들 키워
- 대학 재정악화 첫 희생양 풀이
- 동문 반발 …철회요구 내용증명
- 학문의 다양성 훼손 우려 높아

신라대가 창조공연예술학부(음악·무용 전공)를 사실상 폐과하기로 결정(국제신문 지난 17일 자 1면 보도)하면서 부산지역 4년제 대학 가운데 무용학과는 1곳밖에 남지 않게 된다. 학령인구 감소의 직격탄을 맞은 지역대학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인문·예술 분야 등 순수학문이 가장 먼저 자취를 감출 것으로 보인다. 대학 내 학문의 다양성이 훼손된다는 우려가 커진다.
신라대 본관에서 창조공연예술학부 음악·무용전공 학생들이 17일 폐과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신라대 창조공연예술학부 제공
17일 지역 대학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오는 22일 신라대가 창조공연예술학부 폐과를 결정하면 지역에서는 부산대 무용학과(한국무용·현대무용·발레 전공)만 남는다. 무용학과는 10여 년 전만 해도 4개 대학에 있었다. 이들 대학은 해마다 대학무용제를 개최하며 동반 성장해왔다.

하지만 정원 채우기에 어려움을 겪는데다 대학의 재정 여건 악화로 희생양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1981년 무용학과를 개설한 경성대 무용학과는 2017년 폐과했다. 1983년 설립된 동아대 무용학과도 2011년 이후 신입생 수혈이 끊어졌다.

신라대 무용학과는 지역에서 가장 먼저 개설해 상징성이 크다. 1970년 부산여대(신라대 전신) 체육학과 내 무용 전공을 시작으로 1979년 1월 지역 4년제에서 처음으로 독립 무용학과를 개설했다. 1995년 ‘트러스트무용단’을 만들어 전국적인 명성을 얻은 김형희 무용가 등이 신라대 출신이다. 동아대 출신인 박연정 무용가는 “호남은 소리, 영남은 춤이 강하다는 평가는 예술계에서 오래 있었다. 부산은 특히 한국무용으로 유명했고, 무용계의 큰 어른도 4개 대학에서 많이 나왔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동문을 중심으로 반발 움직임이 거세다. 신라대 무용과 출신인 부산민예총 김평수 이사장은 “총동문회를 소집해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창조공연예술학부 재학·졸업생은 지난 15일 ‘폐과 철회 요구’ 제목의 내용증명을 학교에 보냈고, 이날부터 폐과 철회와 피해보상 등을 촉구하는 집회를 진행 중이다.

학령인구가 급감하면서 경영 어려움에 처한 대학은 취업과 직결되지 못하는 학과부터 메스를 들이대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가 학문의 다양성 유지를 위해 인문·예술학과 보호정책을 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인문·예술 관련 학과는 지역에서 자취를 감출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나온다.

부산대 박은화(무용학과) 교수는 “모든 대학이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 컴퓨터 전문가만 만들어내려고 한다. 미래기술을 접목시킬 인문·예술 분야의 콘텐츠를 만드는 것도 중요한데 대학과 정부가 한 치 앞만 보는 정책을 펴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화영 배지열 기자 hongda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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