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요대비 4600여 대 초과 공급
- 예산 탓 5년간 감축 649대 그쳐
- 택시비도 선진국 3분의 1 수준
- 대당 매월 15만 원 손해보지만
- 도시철도 1700억 지원받을 때
- 택시 61억… 적자보전비는 없어
- 전액관리제땐 대당 60만원 손해
- 업계 “도입되면 사실상 영업파산”
- 기사도 임금 줄어 대부분 반대
법인 택시업계는 운행할수록 손해라고 하소연한다. 코로나19로 손님이 줄었을 뿐만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까지 겹쳤다. 정부는 택시도 대중교통이라며 기본료 등을 관리하지만 시내버스처럼 지원을 하는 데는 인색하다. 특히 전액관리제는 택시 회사와 기사 모두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운행할수록 손해… 부산 법인 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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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부산 사상구 소재 법인 택시회사인 동신운수의 차고지에 운휴 차량이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
1일 부산시와 택시 업계에 따르면 부산지역 택시는 모두 2만4515대다. 부산의 인구 규모를 감안한 적정 택시 수는 1만9823대다. 20%인 4692대가 초과 공급된 셈이다. 이에 따라 시는 2016년부터 매년 감차를 해왔다. 그러나 예산 문제로 현재까지 649대 줄이는 데 그쳤다.
부산택시운송사업자조합의 자료를 보면 부산 택시 대당 인구는 136명이다. 런던 345명, 파리 355명, 도쿄 661명보다 훨씬 적다. 그만큼 택시가 손님을 태울 기회가 적다는 의미다.
택시조합 양원석 기획노무부장은 “저렴한 택시비도 택시업계를 힘들게 한다. 부산 택시는 6㎞ 주행하면 6700원인데 이는 주요 선진국 평균의 3분의 1 수준”이라고 말했다.
법인 택시는 운행할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다. 2019년 12월 택시조합이 남경회계법인에 의뢰한 용역 결과를 보면, 부산 법인 택시 1대가 한 달에 벌어들이는 수입은 345만 원이다. 여기에 부가가치세(31만 원), 택시 기사 급여(126만 원), 퇴직금 등(30만 원), 가스비(50만 원), 감가상각비(25만 원), 정비 부품(6만 원), 택시 보험료(26만 원), 기사 외 직원 급여 등 일반관리비(66만 원) 등을 빼면 대당 15만 원의 손해를 본다.
A법인 택시의 대표는 “운행할수록 적자가 늘어나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지난해에만 8억 원이 적자”라면서 “사업을 접고 싶어도 인수하려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는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시내버스와 재정 지원 불균형도
시의 수송분담률(2018년 기준)을 보면 자가용은 34.3%를 차지한다. 대중교통은 ▷도시철도 18% ▷시내버스 19.3% ▷마을버스 3.8% ▷택시 11.1%의 분포를 보인다.
그러나 예산 지원액을 보면 천지 차이다. 도시철도는 그 해 1786억 원을, 시내버스는 1300억 원의 세금을 지원받았다. 반면 택시가 받은 지원액은 카드 수수료 등 61억 원이었다. 택시보다 수송분담률이 현저히 낮은 마을버스조차 지원액이 122억 원이었다.
택시 업계는 차별적인 재정 지원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택시조합 관계자는 “택시 요금은 시가 정한다. 대중교통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적자가 나면 보전받는 시내버스나 도시철도와 달리 택시는 적자 책임을 모두 사업자가 진다”고 토로했다. 택시기사 C 씨도 “우리는 월수입이 120만 원으로 줄었는데, 버스회사는 적자가 나도 기사 월급이 500만 원이다. 요금도 2017년 이후 제자리다. 시는 택시 업계가 어려운 걸 알면서도 선거를 의식해 요금 인상을 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가 밀어붙이는 수입금 전액관리제도 회사와 기사 양 측으로부터 비판받고 있다. 정부는 기사의 처우 개선 명목으로 지난해부터 전액관리제를 시행하고 있다. 부산에서는 코로나19 여파로 아직 본격적으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
택시조합 최동식 상무는 “전액관리제에 관한 용역 결과, 부산에서 제도를 시행하면 택시 한 대당 매월 60만 원을 손해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법인 택시 영업의 파산을 의미한다”며 “택시가 사납금 제도를 시행하는 것은 전 세계 공통이다. 회사 바깥에서 일해 관리·감독이 어려워 월급제 대신 임대제도를 사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액관리제는 택시 기사도 원치 않는다. 부산지역 택시기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는 1차(2000년) 반대 85.6%, 2차(2019년) 반대 89%로 제도 도입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택시기사 D 씨는 “서울은 사람도 많아 택시 한 대당 500만 원 이상 벌 수 있다. 그러나 부산은 사정이 다르다”며 “기사가 싫다는데 정부가 왜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