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지, 1989년 ‘건설계획’ 입수
- 노무현 등 안전한 신공항 공약
국제신문이 동남권 신공항 역사를 추적한 결과 34년 전인 1987년 6·10민주화항쟁으로 쟁취한 13대 대통령 직선제 선거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가덕신공항이 정치적 논리로 결정된 것이 아니라 부산시민의 30여 년 숙원사업이라는 뜻이다.
본지는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 대통령기록관에서 1989년 3월 당시 교통부가 작성하고 노태우 전 대통령이 결재한 ‘고속전철 및 신국제공항 건설계획(사진)’을 입수했다. 이 문서에는 ‘김해국제공항 건설’이라는 제목으로 ‘부산신공항’ 관련 내용이 포함됐다. 이는 1987년 대통령 선거 당시 노태우 후보가 부산 시민을 겨냥해 신공항 공약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1989년 계획안에는 신공항 필요성으로 ▷부산지역 확대와 신시가지 개발을 위해 공항 이전 ▷김해공항은 2000년대를 대비한 확장이 곤란(소음, 장애물) ▷낙동강 하구지역의 개발촉진 등 세 가지가 제시됐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계획안에 길이 4㎞ 활주로 2본 건설 계획이 들어 있었다는 점이다. 장거리를 오가는 대형 항공기 이착륙을 염두에 둔 것으로, 현재 논의되는 활주로 길이 3.2㎞(김해신공항)~3.5㎞(가덕신공항)보다 더 길다.
가덕신공항 논의는 2002년 4월 15일 중국 민항기가 김해공항에 착륙을 시도하다가 돗대산에 추락해 129명이 사망하면서 본격화됐다. 김해공항이 산과 가까워 위험하니 안전한 신공항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2003년 1월 당선인 신분이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부산상의에서 열린 부산 울산 경남지역 상공인 간담회에서 신공항 건설 제의를 받고 “적당한 위치를 찾겠다”고 답했다. 노 전 대통령은 2006년 12월 당시 건설교통부에 타당성 검토를 지시하면서 신공항 논의에 불을 지폈다.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경선후보도 ‘동남권 신국제공항 건설’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하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11년 가덕도와 밀양으로 후보지를 압축한 뒤 2011년 3월 30일 “두 후보지 모두 환경 훼손과 사업비 과다로 경제성이 미흡해 공항 건설에 적합하지 않다”고 백지화했다.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6년 6월 가덕도도 밀양도 아닌 김해공항 확장안이 적절하다고 결론을 내리고 김해신공항을 추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9년 12월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를 만들었고, 검증위는 1년간의 활동 끝에 지난해 11월 “김해신공항 계획은 근본적 검토가 필요하다”며 사실상 김해신공항을 백지화하면서 가덕신공항 부활의 물꼬를 텄다.
유정환 기자 defiant@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