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먹이주기 사업·생태환경 조성
- 고성~몽골 관광프로그램 추진
- 민간 주도 독수리네트워크 준비

몽골에서 북한을 경유해 경남 고성을 찾아 겨울을 보내는 천연기념물 독수리를 체계적으로 보호할 기틀이 마련됐다.

18일 경남 고성군 고성읍 기월리 들판에서 시민이 먹이를 먹으려고 내려와 있는 독수리떼를 구경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최대 독수리 월동지인 고성군은 18일 고성읍 독수리생태학습관에서 주한몽골대사관, 문화재청, 낙동강유역환경청과 함께 ‘천연기념물 및 멸종위기동물 독수리 보호를 위한 국제협약’을 체결하고 4개 기관이 적극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문화재청은 고성군과 함께 독수리 보호 관리와 먹이 주기 사업을 하고, 낙동강유역환경청은 독수리 생태환경 조성사업에 나선다.

이날 다치고 탈진한 독수리 2마리를 치료한 후 자연으로 방사하기도 했다. 책드 우너르자야 주부산몽골영사관 영사는 몽골의 자연자산인 독수리 보호에 대한 감사장을 고성군에 전달했다. 협약식에 이어 민간 주도로 ‘한반도 독수리 보전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준비위원회 발대식이 열려 의미를 더했다.

독수리는 전 세계적으로 2만여 마리가 서식하는데, 매년 2000여 마리가 월동을 위해 몽골에서 북한을 경유해 11월에 우리나라를 찾는다. 이 중 가장 많은 개체인 800여 마리가 이듬해 4월까지 고성군 기월리 들녘에 머무른다. 1999년 한국조류보호협회 고성군지회 김덕성 씨를 중심으로 먹이 주기 사업을 시작했고, 2006년부터 문화재청과 고성군이 함께 독수리 보호활동을 한다.

고성군은 ‘독수리 생태관광도시’를 위한 첫 번째 사업으로 마암면 간사지에 갈대습지생태공원을 조성 중이다. 올해 이 생태공원에 독수리보호센터를 설치하고, 독수리 먹이터를 지금의 기월리 들녘에서 이곳으로 옮길 계획이다. 또 지난달 정부 공모사업에 군이 제안한 ‘고성에서 몽골까지 날아라 고성 독수리’ 사업이 2년 연속 선정되면서 독수리 이동 경로를 따라 고성에서 몽골까지 가는 국제 생태관광 프로그램도 추진 중이다. 백두현 고성군수는 “독수리를 활용한 관광 콘텐츠를 더 개발해 생태관광자원으로 널리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하늘, 땅, 바다에 모든 생태관광자원을 보유한 고성군은 이번 국제협약을 통해 생태자원 활용의 첫발을 내딛게 됐다. 하늘은 독수리(천연기념물), 땅은 둠벙(국제관계농업유산), 바다는 상괭이(해양보호구역)라는 자원을 통해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진 생태관광도시 고성’에 행정력을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박현철 기자 phcnew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