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1 공통과목, 고2·3땐 선택
- 192학점·출석 채워야 졸업
- 자기주도적 교육 기대감 속
- 교원 수급·대입 변화 우려도
올해 초등 6학년이 고교에 진학하는 2025년부터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된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표 교육공약으로 2022년부터 시행 예정이었으나 계획이 한 차례 미뤄졌다. 거대한 교육정책의 전환을 앞두고 교육 현장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교육부는 17일 고교학점제 종합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고교생도 대학생처럼 공통과목만 이수한 뒤 적성에 따라 선택과목을 이수해 학점을 채우면 졸업하는 제도다. 현재 고교생은 학교가 짜는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들어왔지만,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면 원하는 과목을 선택해 교실을 옮겨 다니며 수업을 받는다. 고1 때는 국어·영어·수학 같은 공통과목을, 고2부터 선택과목을 듣는다. AI(인공지능)데이터분석, 철학 등 희귀과목도 고교에서 수강할 수 있다.
졸업 기준은 현행 204단위(3년 기준)에서 192학점으로 바뀐다. 1학점은 50분짜리 수업 16회를 들어야 한다. 총 2560시간 이수가 되는 것인데, 현행 2890시간보다 줄어든다. 지금은 수업일수의 3분의 2 이상 출석하면 진급과 졸업이 가능하지만, 앞으로는 과목별 출석률(수업의 3분의 2)과 학업성취율(40% 이상)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대학처럼 일정 수준 이하의 학점을 받으면 ‘미(未)이수’ 처리된다. 90% 이상은 A, 40% 이하는 I를 줘 보충 수업을 받게 한다.
교육부는 고교학점제를 도입하면서 ‘학년제’는 종전대로 유지한다. 여러 학년이 섞여 수업을 듣는 ‘무학년 수업’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빨리 학점을 당겨 듣고 조기졸업하는 형태는 인정하지 않을 계획이다.
교육 현장에서는 획일적인 교육과정이 개선되고 학생들이 진로와 적성에 따라 자기주도 학습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될 것이라고 반기는 목소리가 나오는 반면, 교실 구축과 교원 수급 등 현실적인 문제를 우려하는 반응도 크다.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고3 졸업 후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취업과 창업 등 경험을 한 뒤 나중에 대학에 가도 된다. 고교학점제는 다양한 진로를 열어준다”고 강조했다.
한 고교 교사는 “시간표를 어떻게 짜느냐에 따라 ‘공강’이 생긴다. 학생들이 이 시간에 교문 밖으로 이탈할 가능성이 적지 않은 등 생활지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걱정했다. 각자 수업을 듣기 위해 흩어지면서 소속감이 약화될 가능성도 크다. 다양한 과목을 들을 수 있게 하려면 지금보다 훨씬 많은 교원이 필요하며, 학급수가 적은 소규모 학교는 과목 선택권에 제약을 받을 수도 있다.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