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부모의 학대로 16개월 영아가 숨진 ‘정인이 사건’의 충격과 슬픔이 채 가시지도 않았는데 새해 초 또다시 끔찍한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했다. 맡아 키우던 열 살 여자 조카를 이모와 이모부가 무자비하게 때리고 심지어 물이 가득 찬 욕조에 집어넣다 빼기를 반복하는 이른바 ‘물고문’ 학대까지 저질러 끝내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9일 경기 용인동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8일 낮 12시 35분께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고림동의 A 씨 부부(40대) 집에서 조카 B(10) 양이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A 씨 부부는 “아이가 욕조에 빠져 숨을 쉬지 못한다”고 신고했고 출동한 구급대원들이 B 양을 인근 병원으로 옮겼지만 끝내 숨졌다.
병원 의료진과 구급대원은 B 양 몸 곳곳에 난 멍을 발견하고 경찰에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했다. 경찰은 A 씨 부부로부터 “아이를 몇 번 가볍게 때린 사실은 있다”는 진술을 받아 이들을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B 양의 시신에서는 주로 익사한 경우 나타나는 선홍색 시반(사후에 시신에 나타나는 반점)이 보이지 않아 익사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B 양의 팔 부위에서는 무엇인가에 묶였던 흔적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A 씨 부부가 B 양을 결박한 뒤 폭행했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시신을 부검한 부검의도 “속발성 쇼크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1차 소견을 내놨다. 정확한 사인은 자세한 부검 결과가 나오는 2주 뒤에 확인될 전망이다.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