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수관 손상 46건 원인 최다
- 모래지반 강서·사상구 빈번
- 건축물 터파기 영향 땅 꺼짐
- 평균 238㎥ … 규모 20배 커
최근 7년간 부산에서 일어난 지반침하 사고는 하수관 손상에서 비롯된 경우가 가장 많았지만, 침하 규모는 부실한 굴착공사로 인한 것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반이 약한 부산 강서구와 사상구는 부실 굴착공사로 인한 피해가 두드러졌다.
국제신문은 31일 부산시 내부자료와 국토교통부 전국지반침하정보 표준데이터를 활용해 2014~2020년 부산에서 발생한 지반침하 108건의 발생 원인과 피해 규모를 분석했다. 발생 원인별로 ▷상수관 손상 ▷하수관 손상 ▷기타 매설물 손상 ▷굴착공사 부실 ▷되메우기 불량 ▷상·하수관 공사 부실 ▷기타 매설공사 부실 ▷기타 등 8가지로 분류했다. 피해 정도는 침하가 만들어낸 구덩이를 직육면체로 가정, 가로·세로·깊이를 곱하는 것으로 그 규모를 계산했다.
분석 결과, 지반 침하는 널리 알려진 바처럼 ‘하수관 손상’에 의한 경우가 46건으로 가장 빈번했다. 그러나 침하 규모는 ‘굴착공사 부실’이 원인일 때 가장 컸다. 굴착공사 부실로 인한 지반 침하의 피해 정도는 7년 평균 238.55㎥였다. 이는 하수관 손상의 평균 침하 규모인 10.9㎥의 20배를 넘는 수치다.
발생 원인이 ‘기타’로 분류됐지만, 사실상 굴착 공사로 인한 침하로 판단되는 사고를 고려하면 규모는 더욱 커진다. 2019년 4월 22일 강서구 명지신도시 일대 도로에서 일어난 지반침하가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가로 27m, 세로 13.4m, 깊이 1.4m의 대규모 침하가 발생했다. 상세 발생 원인은 인접 건축 공사장의 지하 터파기로 지하수가 유출돼 생긴 지반 침하다.
일반적으로 지반 침하는 지하수가 빠져나간 빈자리로 지반 입자가 이동하면서 발생한다. 하수관은 대부분 지표면 근처에 있어 침하가 발생해도 그 너비와 폭이 크지 않다. 그러나 건축물 굴착은 지표면으로부터 십 수 m 아래까지 파고 들어가 지하수 유실과 커다란 빈 공간을 형성한다. 이 때문에 지반 침하가 발생하면 피해 규모는 상대적으로 크다.
이 같은 경향은 자치구별 피해 상황에서 잘 드러난다. 지반 침하 발생은 중앙대로 등 주요 간선도로를 따라 하수관이 매설된 연제구(13건)와 동래구(13건)에서 가장 잦았다. 그러나 땅 꺼짐 규모는 강서구(평균 482.5㎥)와 사상구(평균 5018.9㎥)에서 가장 컸다. 두 지역은 낙동강이 흐르는 곳으로, 모래질의 연약 지반이 형성돼 있다. 모래는 다른 퇴적물보다 물에 더 잘 흘러간다. 다른 지역보다 지반 입자의 유출 가능성이 커 굴착 공사로 인한 사고 위험이 크다.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