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해보험 들어도 보상 까다로워
- 깻잎·감자는 보험 가입도 안돼
- 판매부진에 농자재 값도 올라
경남 도내 대표적 시설채소단지가 있는 김해와 밀양의 상당수 농가가 한파에 직격탄을 맞았다. 게다가 보험을 들어도 실제 피해액만큼 보상받기 어려운 상황이라 코로나19에 따른 판매 부진을 겪어온 농민들이 이중고를 겪는다.
17일 김해와 밀양 농민들에 따르면 지난 1~11일 유례없는 한파로 시설채소단지 곳곳이 냉해를 입었다. 이 지역 1월 최저기온은 평균 영하 4, 5도 선인데 직전 한파 때는 영하 15도까지 내려갔다. 지역 농민들이 30년 만의 추위라고 혀를 내두를 정도다.
한파가 이 지역 채소단지를 덮쳐 하우스 내 작물이 시들면서 수확에 나설 엄두가 안 날 정도로 상품성이 떨어졌다. 김해지역의 경우 화목동, 칠산서부동 일대 토마토 10농가 30동, 참외 2농가 2동, 상추 1농가 3동 등 모두 2㏊ 정도가 피해를 봤다.
대부분 농가가 농협 농작물 재해보험에 들었지만 실상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농민들은 최근 피해 조사 과정에서 냉해에 대한 책임을 농가에 돌리는 사례가 많다며 반발한다. 천재지변과 같은 한파에 속수무책으로 당했지만 평년 기온에 맞춰 보온시설을 가동했다는 이유로 농민에게 적절하게 대처하지 않은 책임을 물었다는 것이다.
10개 작목반으로 이뤄진 김해 칠산작목반 최성영 반장은 “보험사의 피해 조사 과정에서 농민의 책임을 지나치게 높게 잡아 곳곳에서 마찰이 인다”고 말했다. 최 반장은 “농민은 피해액의 80% 정도를 보상받아야 한다는 생각이지만 보험 산정은 20% 미만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밀양지역은 사정이 더 좋지 않다. 밀양은 깻잎 4농가 0.4㏊, 감자 17농가 3.3㏊가 한파로 피해를 봤다. 문제는 1억 원 이상의 손실이 예상되지만 깻잎과 감자는 농협의 농작물 재해보험 가입 대상에서 아예 빠져 있다. 작물 특성상 피해 산정이 어렵다는 농협 측의 기준 때문으로 알려졌다.
밀양깻잎연합회 오흥진(61) 회장은 “코로나19로 채소류 판매가 부진한 가운데 비닐, 농약대 등 농자재 값이 지난해보다 20% 오르고 냉해까지 겹쳐 어려움이 크다. 코로나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들처럼 ‘북극 한파’의 천재지변을 입은 농민도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동필 기자 fe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