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쉴 곳 없는 강제휴식 시간…경비실 창 가렸단 이유로 해고

경비원 휴식

  •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
  •  |   입력 : 2020-12-29 20:18:10
  •  |   본지 4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최저임금 여파로 시행 곳곳 갈등
- 박스로 잠시 창문 막고 쉬다가
- 주민 민원에 재계약 불발되기도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아파트 경비원에게 ‘강제적인’ 휴게시간을 부여한 것이 주민과 경비원 간의 새로운 갈등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부산 사상구의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 일을 하다 최근 재계약을 하지 못한 A(70) 씨의 사례는 이 같은 갈등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29일 부산 사상구의 한 아파트에 마련된 경비원 휴게공간이 자물쇠로 잠겨 있다. 배지열 기자
이 아파트에서 2년간 경비원으로 근무한 A 씨는 최근 용역업체로부터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았다. 같은 업체 소속으로 같은 기간 근무한 경비원 12명 중 A 씨만 해고 통보를 받았다.

29일 A 씨와 아파트 관리사무소의 말을 종합하면, A 씨의 재계약 불가 이유는 ‘경비실 창문을 종이박스로 가리고 있다’는 민원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법이 보장한 휴게 시간에 편하게 쉬다 입주민과 눈이 마주쳐 불편한 상황을 겪었던 A 씨는 고육지책으로 종이박스로 경비실 창문 일부를 막았는데 이를 두고 일부 주민이 불만을 제기한 것이다. 이 아파트의 경비원 휴게시간은 낮 12시부터 오후 2시30분, 오후 8시에서 밤 10시, 이후 밤 11시에서 다음 날 새벽 5시까지로 정해져 있다.

A 씨는 “휴게 시간에도 크고 작은 민원으로 경비실을 찾는 분이 많아서 가끔 박스를 썼다. 다른 경비원도 쉬는 시간에 그렇게 하고, 법적으로 보장된 휴식을 취하려는 방책이었는데 해고는 너무하다”고 하소연했다. A 씨는 노동청에 구제 방안을 신청할 계획이다.

하지만 주민 입장에서는 ‘꼭 경비실을 가려야 했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일반적으로 다른 아파트의 경우에는 ‘휴게 시간’이라는 팻말 정도를 걸어두는 쉬는 곳도 많은데 A 씨의 ‘법적 권리 챙기기’가 과도하다는 것이다. 한 입주민은 “휴게시간은 알겠다. 하지만 당장 문의하거나 해결해야 할 일이 있을 수도 있지 않겠나. 지나가면서 보기에도 좋지는 않다”고 말했다. 관리사무소 측도 “그런 모습을 보는 주민이 불편하다는 의견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축 아파트의 경우, 최저임금 인상으로 사실상 강제된 경비원의 휴게 시간과 휴게 공간의 문제가 입주민과의 갈등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크다. A 씨의 사례에서도 적절한 휴게 공간이 있었다면 이 같은 논란은 없었을 것이다. 이 아파트에는 별도의 휴게 공간이 마련되지 않아 A 씨를 비롯한 경비원은 어쩔 수 없이 24시간 내내 경비실에서 시간을 보내야 한다. 지난해 인원을 절반으로 줄이면서 남은 초소를 ‘근무자 휴게실’로 활용한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실제로 현장을 확인해 보니 자물쇠로 잠가두고 각종 비품을 쌓아두는 창고로 쓰고 있다.

신축 아파트는 휴게 공간이 법적으로 보장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규칙’ 개정안에 공동주택(아파트·연립 등) 사업주는 공동주택에서 근무하는 경비원과 미화원, 관리사무소 직원의 휴게 시설을 관리사무소 일부로서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반면 구축 아파트는 추가로 휴게시설을 만들어야 해 비용을 놓고 입주민과 건설사 간 갈등도 발생한다. 고용노동부의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도 고용주는 경비인력을 위한 휴게시설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하지만 실질적인 처벌이나 감시 조항이 없어 제대로 된 휴게시설을 갖춘 곳을 찾기 드문 실정이다. 배지열 기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금양 부활할까…AI 데이터센터 진출 임시주총서 가결
  2. 2연 300만 찾는 청사포, 대중교통 하루 8회 마을버스뿐
  3. 3[시민기자] ‘핑크 가을’ 내려앉은 대저생태공원
  4. 4잘 넣긴 하는데…욱하는 외인, 속 타는 구단
  5. 515년 발암 석면지붕 슬레이트 치웠는데 증가? 실태조사부터 부실
  6. 6공항공사, 김해서 5년간 2575억 벌고도 투자 451억뿐
  7. 7[도청도설] 발가벗겨진 사우디
  8. 8데이터센터로 돌파구…이차전지 공장 유치권 등은 과제
  9. 9전설 수지 수산티 넘은 전설…안세영 47번째 우승 ‘세계新’(종합)
  10. 10부산 몸집 키우는 해양금융 생태계
  1. 1또 도마 오른 항만공사 통합…“소신없는 사장 책임” 질타
  2. 2與, 추미애 ‘재정 빨대’ 진화 안간힘인데 기름 부은 부승찬(종합)
  3. 3언론노조·국제 비대위 “대주주 엄벌” 청와대 간다
  4. 4여도 야도 시중은행 연쇄 해킹 사태 집중 질타
  5. 5“통합 진에어, 처음 취지대로 부산 이전해야”
  6. 6박철우 서울공소청장 “李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 검토한 적 없다”
  7. 7“‘재정빨대’ 사과 바라시니 사과” 秋 순직 소방관 빈소 발언 파장(종합)
  8. 8[속보] 강화도 해안서 '北 유실 추정' 대인지뢰 또 발견…이달에만 4번째
  9. 9퐁피두 중단에 국힘 박수영 1인 시위…시민사회 “토건 논리 부활 시도” 반발
  10. 10이 대통령 지지율 3주만에 반등한 37.3%…민주 36.2%·국힘 40.9%
  1. 1금양 부활할까…AI 데이터센터 진출 임시주총서 가결
  2. 2데이터센터로 돌파구…이차전지 공장 유치권 등은 과제
  3. 3부산 몸집 키우는 해양금융 생태계
  4. 4부산 명물 삼진어묵, 상하이 입맛 잡는다
  5. 5선원노련 김두영 위원장, ITF(국제운수노련) 집행위 선출
  6. 6이번엔 할리스…고객 개인정보 276만 건 유출(종합)
  7. 7기술유출 엄단…산업부 ‘특사경’ 도입 추진
  8. 8해양진흥공사, 상임이사 공개 모집
  9. 9양현재단 20년, 해운·항만 새 항로 모색
  10. 10주가지수- 2026년 10월 19일
  1. 1연 300만 찾는 청사포, 대중교통 하루 8회 마을버스뿐
  2. 215년 발암 석면지붕 슬레이트 치웠는데 증가? 실태조사부터 부실
  3. 3공항공사, 김해서 5년간 2575억 벌고도 투자 451억뿐
  4. 4어린이집 앞 석면지붕 빼곡…소유주들 빈집 등 이유로 방치
  5. 5상습 음주운전 꼼짝마…후 불어야 시동 걸린다
  6. 6양산 사송신도시 거점 준공…수영장·도서관·건강센터 한곳에
  7. 7태종대 집와이어 안전 괜찮나…시험탑승 정상도착 40% 그쳐
  8. 8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0일
  9. 9“미래대응기금 조성, 교부세 축소 안 돼”
  10. 10“경남 강점 활용한 SMR 특구 만들자”
  1. 1잘 넣긴 하는데…욱하는 외인, 속 타는 구단
  2. 2전설 수지 수산티 넘은 전설…안세영 47번째 우승 ‘세계新’(종합)
  3. 3KIA 내리 3승이냐, LG 반격 첫 승이냐
  4. 4국대 에이스 곽빈, 최동원상 받는다
  5. 5김태형 유임이냐, 이동욱 전 NC 다이노스 감독·조성환 해설위원 등 새 얼굴이냐
  6. 6돈으로 우승은 못 샀다…MLB 월드시리즈 연봉 하위팀 반란
  7. 7‘통산 최다안타 3위’ 손아섭, 두산에서 방출…선수 생명 이어갈까
  8. 8배드민턴 '세계 최강' 안세영, 여자 단식 최다우승 기록세워
  9. 9부산시청 고은, 전국체전 金…女사격 비공인 세계신기록
  10. 10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우리은행
끝나지 않은 '석면 공포'
어린이집 앞 석면지붕 빼곡…소유주들 빈집 등 이유로 방치
주 13.7시간 노동의 덫
주 15시간 넘기면 인건비 30%↑…생존 위해 쪼개기 고용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