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을 앞둔 시점에 코로나 3차 대유행이 고개를 들어 지난 봄 대유행에 이어 가장 심각한 위기 국면을 맞고 있습니다. 부울경에서도 코로나19 확산세가 걷잡을 수 없이 번져 부산시가 1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합니다. 경남 진주시 이·통장단, 창원 단란주점발 전파가 거센 경남도 2단계 상향 조정을 추진한다고 합니다. 부산에서는 장구교실이 열린 초연음악실 관련 확진자 39명 등 총 51명(753~803번)이 양성 판정을 받아 지난 10월 14일 해뜨락 요양병원 집단감염(55명) 이후 처음으로 지역 내 신규 확진자가 하루 50명을 넘었습니다. 특히 이번에는 특정 지점의 집단 감염과 달리 현대휘트니스, 부산진구청, 혜광고, 금정고, 글로벌국제학교 등 일상공간 속의 산발적 확산에 방역 당국의 역학조사도 감염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부산에서는 당장 신규 환자를 받을 지역 내 병상이 없어 결국 지난 29일 오후 늦게 확진 판정을 받은 10여 명은 대구지역 의료기관에 이송된다고 합니다. 부산의료원 1개 층을 비워 병상을 추가로 확보 중이고 부산 경남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생활치료센터에도 입소시킬 예정입니다.
여기서 올 봄의 상황이 다시 생각납니다. 대한민국 의료법에 의한 의료기관은 의원급, 병원급 의료기관밖에 없었지만 당시 대구·경북 지역의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에 따른 병상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경증환자에 대한 생활 지원과 치료 서비스를 위해 의료법에도 없었던 생활치료센터를 만들어 지난 3월 2일 대구중앙교육연수원에 처음 개설된 것을 시작으로 전국으로 확대했습니다. 이는 의료기관이 아닌 연수원과 교육원 등에 의료진과 운영 인력을 배치해 코로나19 무증상 또는 경증환자를 치료한 것인데, 부산시민도 생활치료센터 입소가 필요한 시기가 된 것입니다. 부산지역 확진자는 지역 내 생활치료센터에서 돌봄을 받아야 하지만 현재는 부산·경남 공동치료센터로 가야 할 수도 있습니다. 시민 모두가 지역내 생활치료센터가 설치·운영될 수 있도록 지역이기주의를 떠나 어디든지 설치할 수 있도록 적극적 이해와 동참이 절실한 시점입니다.
우리가 그동안 선진국이라고 믿어 왔던 미국의 하루 코로나 신규 환자는 20만 명을 넘어서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코로나19 누적 사망자가 40만 명을 넘은 유럽에서도 코로나 재확산과 록다운으로 의료 체계가 붕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때에 시민은 과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범시민 참여 방역으로 돌아갈 때입니다. 도시를 봉쇄하지 않고도 올봄에 코로나 대유행을 이겨낸 경험을 되살려 시민 모두가 자신 가족 이웃을 위해 올해 연말은 멈춰야 할 때입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도 어려운 상대인 코로나 퇴치엔 만남을 줄이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했습니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지난 29일 열린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거리두기 단계 격상 여부를 떠나 전 국민이 코로나 위기 방어 태세에 돌입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바이러스는 라틴어로 독이란 뜻으로, 숙주에 들어가 감염이 돼야 증식이 일어납니다.
감염은 무서운 상대입니다. 중세 유럽 인구의 3분의 1이 페스트로 사망했고 아메리카 원주민의 90%가 천연두로 숨졌습니다. 1차 세계대전 전사자보다 몇 배나 많은 수천만 명의 사망을 초래한 스페인 독감도 기억할 겁니다. 세계적 감염병 유행은 그 주기가 점점 더 짧아지고 있습니다. 2003년에 유행한 사스(중증급성호흡기감염증·SARS)의 원인과 2012년에 유행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MERS)에 이어 벌써 세 번째 코로나 바이러스의 역습입니다. ‘K-방역 시즌2’를 만들어 나가는 시점에 발맞춰 올봄의 기억을 되살려 범시민이 참여하는 생활방역에 나설 때입니다.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행동으로 실천해야 새봄을 맞을 수 있습니다. 모두가 당분간 사우나, 격렬한 운동을 함께하는 실내체육장, 비말 발생 가능성이 큰 악기 및 노래 교습장, 헬스장, 카페 등에서 활동을 멈추는 생활방역에 너나없이 참여할 때입니다.
고신의대 보건대학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