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조 “승진 기회·보직 박탈” 주장
부산 해운대구의회가 전문성 담보를 위해 외부 전문위원 선임을 추진하자 공무원 노조가 반발하고 있다. 승진 기회와 담당 보직을 빼앗는 행위라는 것이다. 하지만 구의회는 의원의 역량 강화를 위한 필수적인 조처라며 추진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해운대구의회는 20일 ‘사무기구 설치 및 직원 정수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을 심의한다고 19일 밝혔다.
정원 조례에 근거해 외부 전문가를 전문위원으로 영입한다는 것이 골자인데, 모집 인원은 임기제 지방행정사무관(5급) 2명, 임기제 지방행정주사(6급) 2명이다.
기초의회는 국회의원처럼 보좌관을 둘 수 없어 전문위원이 조례 제·개정이나 행정사무감사를 보좌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지금까지는 해당 지자체의 공무원이 전문위원을 맡다 보니 외부 전문가에 비해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일었다. 또 파견된 공무원은 임기를 마치면 다시 집행부로 돌아가야 해 인사권자인 구청장의 눈치를 보다 보니 구정에 비판적인 정책 입안이나 조례 검토가 안 된다는 비판도 나왔다.
현재 부산지역 16개 구·군 중 외부 전문위원을 둔 곳은 연제구(2명)와 동·부산진·동래·북·수영구(각 1명) 등 6곳이다. 모두 별정직으로 정년이 보장된다. 해운대구의회는 정년을 보장하는 대신 임기제로 추진한다.
이명원 구의장은 “현재 구청 소속 공무원인 전문위원이 구청장의 추진 사업에 부담이 되는 수준의 조례를 검토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외부 전문가가 역할을 맡으면 의회 본연의 기능인 집행부 감시와 견제를 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노조는 지난 16일부터 구청 앞에서 조례 개정에 반대하는 선전전을 펴는 등 반발하고 있다. 외부 인사 4명이 들어올 경우 그만큼 해당 직급 자리가 줄어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전국공무원노조 이규열 지부장은 “제대로 된 업무 효과 없이 또 다른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것”이라며 “이 같은 행태는 자체 승진과 담당 보직을 빼앗아 공무원의 사기진작을 저해하는 갑질”이라고 주장했다.
노조의 주장에 대해 구의회는 해운대구의 공무원 정원이 1063명이지만, 현재 1051명으로 미달된 상황이어서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는 것은 영향이 없다고 반박한다. 이 의장은 “해운대구는 부산에서 유일하게 공무원 정원이 미달된 구다. 남는 12자리 중 4자리를 채워도 문제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