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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직 선생 걸었던 지리산 등산길…550년 만에 열리나

함양군수 때 13km 탐방 기록, 기행문 ‘유두류록’ 등에 남겨

  • 김인수 기자 iskim@kookje.co.kr
  •  |   입력 : 2020-11-10 21:21:19
  •  |   본지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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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헌상 가장 오래된 지리산 길
- 노장대 ~ 상내봉 ~ 어름터 4.5㎞
- 환경부 다음 달 개방 여부 심사
- 승인 땐 내년 하반기 공개될 듯

‘달빛이 여러 봉우리를 삼킬 듯 뱉을 듯하고, 운무가 용솟음치며 솟아오르고 있었다’. 영남 사림파의 영수였던 점필재 김종직이 함양군수 시절 처음 지리산을 올랐을 때 첫날 밤을 보낸 고열암에서 한밤중에 깨어나 바라본 천왕봉 북쪽 봉우리들의 장관을 묘사한 글이다. 그는 4박5일 동안 지리산을 유람한 뒤 ‘유두류록’을 남겼는데 550년 전 그가 걸었던 탐방로가 개방될지 관심을 끈다.

함양군은 환경부와 국립공원공단이 다음 달 중순께 김종직 선생이 지리산을 유람했던 유두류록 탐방로 개방 여부를 심사한다고 10일 밝혔다. 앞서 환경부와 국립공원공단은 지난달 14일 현장을 방문해 적정성 평가와 현장 심사를 했다.

환경부 등이 개방을 심사하는 구간은 김종직 선생이 천왕봉에 올랐던 지리산 유두류록 탐방로 13.3㎞ 구간 중 국립공원에 속한 노장대(함양독바위)~상내봉(향로봉)~미타봉~어름터 4.5㎞ 구간이다. 함양군은 승인이 나면 5억여 원의 사업비로 탐방로 정비를 거친 뒤 내년 하반기에 일반에 개방할 전망이다.

유두류록 탐방로는 김종직 선생이 함양군수로 재직하던 1472년 8월 14일부터 18일까지 지리산을 유람했던 탐방로다. 그는 적조암을 거쳐 고열암에서 하룻밤을 묵고 이튿날 두류봉과 중봉을 거쳐 해 질 녘 천왕봉에 올랐다. 점필재는 넷째 날 천왕봉을 한 번 더 오른 뒤 주 능선을 따라가다가 백무동으로 하산했다.

이 등산로는 각종 문헌상 지리산 제1호로 기록된 역사적인 산길이다. 이 탐방로는 함양군 휴천면 운서리 적조암·문수사~노장대 1.5㎞ 구간(비공원 구역)에 이어 노장대~하봉~천왕봉 간 4.8㎞ 구간(공원 구역), 노장대(함양독바위)~상내봉(향로봉)~미타봉~어름터 4.5㎞ 구간(공원 구역), 어름터~벽송사~마천면 휴천리 광점동 2.5㎞ 구간(비공원 구역) 등 총 13.3 ㎞ 구간이다. 하지만 환경부가 환경 훼손을 막고 야생동식물 보호 등을 위해 2007년 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해 탐방객의 출입을 막는 노장대~하봉~천왕봉 4.8㎞ 구간은 이번 개방 심사에서 제외된다.

이 탐방로를 탐방하면 일부나마 김종직 선생이 유람한 경로를 따라 걸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종직 선생은 지리산 천왕봉을 다녀와서 ‘유두류록’ 이라는 기행문과 ‘유두류기행’ 연작시 13수를 남겼다. 박현기 함양군 산림녹지과장은 “김종직 선생의 지리산 탐방길 복원은 함양군민의 염원이다. 또 역사적 탐구 가치가 높은 탐방로이기에 산행을 즐기는 많은 등산객이 찾을 것으로 보인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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