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화산에 둘러싸인 농촌마을
- 부수입 작물이던 대봉감 홍시
- 2007년 곶감 사업화 후 대성공
- 한해 평균 매출 10억 승승장구
- 정보화·체험마을로 변신 거듭
- 60대 이상이 대부분인 주민
- 직접 무유황·유산균 곶감 개발
- 홍보·전자상거래 교육 등 적극
경남 의령군 의령읍에 있는 덕실대봉마을은 대표 농산물을 감에서 곶감으로 전환해 부농의 반열에 든 마을로 유명하다. 덕실대봉마을은 농작물 전환에 보수적이던 주민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자체의 전폭적인 지원이 어우러져 민·관 협력을 통한 대표적인 농촌 체질 개선 사례로 손꼽힌다. 농촌 지역 지원사업이 대부분 초반에 반짝 효과를 보인 뒤 시들해지지만, 덕실대봉마을은 ‘정보화 마을’ ‘체험 마을’ 등 변신을 거듭하며 13년째 열정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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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령군 덕실대봉마을 주민이 특산품인 대봉곶감을 말리고 있다. 의령군 제공 |
■감 마을에서 곶감 마을로
의령읍 소재지에서 진주시와 고성군으로 이어지는 지방도 1037호선을 따라 2.5㎞ 정도 가면 보이는 마을이 덕실대봉마을이다. 지난 18일 찾은 이 마을은 백화산(해발 560m)의 품에 둘러싸여 여느 농촌과 다름없이 아늑하고 한적한 분위기를 풍겼다. 의령읍 소재지와 가까운 탓에 도심이 확장되면서 도로변을 따라 현대식 건물이 들어선 것과 옛 벽화초등학교 폐교 부지에 최대 600명을 동시 수용할 수 있는 홍의청소년수련원이 들어선 점이 다른 농촌 마을과 비교해 색다른 느낌이다. 그러나 마을 전체를 뒤덮은 감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린 감이 마을의 유래를 알려준다.
마을의 원래 명칭은 전국 어디에나 있는 언덕 위 큰 마을이라는 뜻의 ‘덕실’이다. 덕실마을은 다시 운곡마을과 척곡마을로 나뉘지만, 통상 덕실마을로 불린다. 전체 마을주민 187명 가운데 60대 이상이 106명으로, 전형적인 농촌의 인구 구성이다.
고추와 마늘을 중심 작물로 재배하고 대봉감으로 부수입을 올리던 덕실마을이 덕실대봉마을로 이름까지 바뀌며 승승장구하게 된 것은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70㏊의 면적에 대봉감을 재배하던 마을은 대봉감을 곶감으로 가공해 경쟁력을 높이자는 일부 주민과 의령군의 제안이 맞아떨어지면서 이름 변경이 추진됐다.
감 종류 가운데 대봉감은 일반 감의 배가 넘는 크기로, 주로 홍시로 즐기는 고급 품종이다. 이 때문에 일부 주민은 고급 감으로 곶감을 만드는 걸 반대했다. 그러나 의령군의 설득과 시설지원, 곶감의 명품화 사업에 힘입어 2008년 시중에 처음 출시한 덕실대봉곶감은 소비자들의 호평을 받으며 대박을 터뜨렸다. 한 해 평균 15만~20만 개 생산되는 덕실대봉곶감은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를 누린다. 곶감 매출은 한 해 평균 10억 원으로, 마늘(4억 원) 고추(3억 원) 호박(2억 원)과 함께 마을 최대 수입원이 됐다.
이 마을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지역 농산물의 매출 증대 때문만이 아니다. 대봉감의 곶감 명품화 변신과 함께 체험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자발적으로 고속도로 휴게소를 찾아 홍보에 나서는 등 다양한 상승효과를 더했다는 점이다. 곶감을 활용한 백설기 등 다채로운 레시피를 개발하고, 생산 농가는 무유황 곶감, 감식초 처리를 한 유산균 곶감 등을 개발해 제품의 고급화와 기능성을 더했다. 이 같은 마을의 역량이 알려지면서 전국 마을단체의 견학과 탐방이 줄을 잇는다.
■화합과 소통의 정보화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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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덕실대봉정보화센터에서 주민이 기체조 수업을 받고 있다. 의령군 제공 |
덕실대봉마을의 또 다른 성공 배경은 정보화마을 지정이다. 우직하게 농산물 생산에만 집중했던 주민에게 상품 가공과 신상품 개발, 홍보, 판로 개척 등은 모두 힘겨운 과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주민이 선택한 것이 정보화마을이다. 이 마을은 곶감 생산 2년 만인 2010년 정보화마을 지정과 함께 복지회관을 겸한 마을센터 운영에 들어갔다. 주민은 이곳에서 전자상거래를 위한 인터넷 교육에서부터 컴퓨터 기초교육과 문서작성 교육을 받는다. 정보화 교육뿐 아니라 마을 자생 단체의 활성화와 함께 마을 주민의 화합과 소통 창구도 이 센터가 맡고 있다.
실제 덕실대봉곶감의 판로는 초창기부터 대부분 온라인으로 채워졌다. 정보화마을센터 홈페이지 특산품 온라인 판매 사이트와 전국 정보화마을중앙협회를 활용해 대형 쇼핑몰에 진출하는 등 정보화센터를 200% 활용하고 있다.
이밖에 정보화마을센터는 마을 자생 단체의 활성화에도 한몫하고 있다. 현재 마을의 자생단체는 대봉·원예·양념 등 3개 작목반과 노인회 부녀회 청년회 등 총 6개다. 그동안 이렇다 할 모임 공간이 없어 이름만 유지했던 자생단체는 마을센터를 활용하면서 월 2차례 이상 모임을 하는 등 마을 발전의 동력이 되고 있다.
정보화마을센터의 활성화는 자연스럽게 주민 간 소통과 화합으로 이어졌다. 정보화 마을센터는 때로 폐교된 벽화초등학교의 총동창회 모임터가 됐고, 곶감 레시피 개발 요리실, 풍물놀이와 건강체조 체험 공간 등 주민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 같은 순기능은 곶감 홍보를 위해 주민 스스로 조를 짜 지역 축제와 인근 고속도로 휴게소를 찾아 홍보에 나서는 활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민용 기자 my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