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경, 트라우마 우려 조사 연기

지난 5일 부산 다대포해수욕장에서 물놀이를 하던 중학생들이 숨지거나 실종되는 사고가 나자 이들이 속한 사하구 A중학교는 침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부산시교육청은 사고 당시 함께 있던 학생들을 상대로 심리치료를 진행하고, 각 학교에 안전사고 예방을 주문했다.

6일 오후 A중학교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처에 따라 1학년 학생만 등교해 대면수업을 하고 있었다. 학교에서 만난 한 학생은 “어젯밤에 사고 소식을 들었다. 친구들도 사고가 난 것을 안다. 집에서 학교를 마친 뒤 곧장 귀가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사고를 당한 학생들은 3학년으로 같은 반은 아니지만 1, 2학년 때부터 친하게 지내온 사이이며, 지난 5일 원격수업이 끝난 뒤 함께 놀러 갔다가 참변을 당했다. 이 학교는 여름철 물놀이 기간이 끝난 뒤에 발생한 익사 사고에 당혹감을 드러냈다. 학교 관계자는 “원격수업을 하는 학생에게는 코로나19 감염에 유의할 것과 수업에 빠지지 않도록 매일 강조해왔다”며 “갑자기 해수욕장에서 사고가 나 오전에 전 직원회의를 열고 학생 안전사고 예방을 신신당부했다”고 말했다.

부산시교육청은 숨진 학생에 애도를 표하면서 사고 당시 함께 있던 학생들이 받을 심리적 충격을 우려, 안정을 찾을 때까지 사고 상황을 묻지 않기로 했다. 해경 역시 학생들의 심리 상태를 염려해 자세한 사고 경위 조사를 연기할 방침이다. 시교육청은 6일 오전 학교에 심리상담사를 보내 사고를 목격한 학생 8명을 상대로 1차 심리치료를 진행했다. 학생 중 일부가 죄책감 등을 느껴 꾸준한 심리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 오는 8일 2차 심리치료를 이어가며 같은 반·학년 학생 중에서도 사고 소식에 충격을 받은 학생과 교원이 있을 것으로 보고 특별상담실을 운영한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원격수업을 듣는 학생이 안전사고를 당하지 않도록 각 학교에 화상 또는 SNS로 조·종례를 철저히 진행할 것을 강조했다”며 “또 학생에게 불필요한 외출을 삼갈 것을 강조하라고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임동우 기자 guardia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