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빌딩풍 등 재해 피해 커져”
앞으로 초속 20m 이상의 강풍이 불면 광안대교 부산항대교 등 부산지역 해상교량의 통행이 전면 통제된다.
부산시설공단은 16일 ‘기상이변에 따른 안전한 교량 관리를 위한 교통통제 기준 재검토 전문가 합동토론회’를 열고, 강풍 시 부산 모든 해상교량의 교통통제 기준을 초속 25m(10분간 평균 풍속 기준) 이상에서 20m 이상으로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대상은 광안대교 부산항대교 남항대교 을숙도대교 거가대교 등 부산시가 관할하는 해상교량 5곳 전부다.
이번 교통통제 기준 강화 조처는 기상이변으로 강풍이 잦아지는 최근 추세에 선제적으로 대응, 안전사고를 줄이고자 하는 취지다. 기후변화에 따라 태풍 강도가 점차 세지고 국지성 돌풍도 빈번해져 이로 인한 교통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교량·터널 진입통제 기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현행 도로법 시행령은 10분간 평균 풍속이 초속 25m 이상(복층형 교량의 경우 상부교량이 초속 20m 이상)일 때 해상교량을 전면 통제하도록 규정한다. 관련법에 따라 시는 지금까지 광안대교 상판은 초속 20m일 때, 하판은 초속 25m일 때 교통을 통제해왔다. 전도 위험이 큰 컨테이너 차량은 초속 15m의 바람이 불 때 상·하판 전체에서 운행이 통제되고 있다.
하지만 시는 관련법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통제 기준을 강화하기로 했다. 실제로 지난 7일 부산을 강타한 제10호 태풍 ‘하이선’ 당시 광안대교 하판을 지나던 1t 탑차가 강풍에 넘어지면서 60대 남성 운전자가 교량 위에서 고립되는 아찔한 상황이 빚어졌다. 당시 10분 평균 풍속은 통제 기준에 못 미치는 22.7m였지만, 순간최대풍속은 34.6m에 달할 정도의 돌풍이 발생해 사고가 난 것이다. 2012년 이후 강풍에 의한 광안대교 차량 전복사고 4건 모두 하판에서 발생했다. 앞선 3건은 모두 컨테이너차량 전복사고였는데, 10분 평균 풍속이 기준치(초속 15m)에 미달하는 초속 8.6~9.8m였으나, 순간최대풍속이 초속 14.7~19.4m로 기준치와 비슷하거나 상회했다. 부산시설공단 관계자는 “도로법 시행령상 복층형 해상교량은 상판교량 기준이 하판보다 엄격하지만, 사고 사례를 보면 모두 하판에서 전복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하판에도 강화된 기준의 필요성이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광안대교 하판에서 발생한 사고는 해운대지역 빌딩풍 영향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시설공단 측은 “빌딩풍으로 인해 속도가 상향된 바람이 하판교량에 들어오면서 더 센 골바람을 일으킨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도로교통공단 부산지부 임창식 박사는 “최근 폭우 돌풍 등 과거에는 경험하지 못한 자연재해가 빈번하게 발생하므로 이에 적극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며 “강풍 때 교통통제 기준인 10분간 평균 풍속에만 근거하지 말고 순간풍속도 기준에 포함시키는 등 더 강화된 조처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해양대 박진희(물류시스템공학과) 교수도 “해운대 일대에 초고층건물이 들어서면서 발생하는 빌딩풍이 해상교량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여 이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