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도 아파트 뒤편 옹벽 무너져
- 주택 붕괴 등 이재민 70명 발생
- 경남 진주 등 도로 25곳 침수
- 도내 농작물 687㏊ 물 잠겨
- 전국 산사태 위기 경보 내려져
부산경남에 또다시 물 폭탄이 쏟아지면서 주택이 무너지고 차량이 매몰되는 수해가 잇따랐다. 낙동강에는 홍수주의보가 발령됐고, 전국에 심각 단계의 산사태 위기 경보도 내려졌다.
9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7~9일 부산지역의 누적강수량은 277.5㎜를 기록했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지역별로 사하구의 누적 강수량이 312㎜로 가장 많았고, 남구 279.5㎜, 영도구 238.5㎜, 사상구 238㎜, 부산진구 237㎜ 등 순으로 집계됐다. 주말 사이 폭우가 쏟아지면서 부산소방재난본부에는 비 피해 등 132건의 119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도 부산 내 도로 57곳을 통제했다. 기상청은 9일 오후 8시 부산에 호우주의보를 발효했다.
■주택 붕괴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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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일 폭우로 부산 동구의 한 주택 옹벽과 축대가 무너져 있다. 9일 국제신문 취재 결과 건물 외벽에 균열이 확인되면서 추가 붕괴가 우려된다. 김종진 기자 |
9일 부산 남구 대한상공회의소 부산인력개발원 내 운동장 가장자리에서 폭 40m, 높이 10m 구간이 붕괴해 인근 남부운전면허시험장 기능시험장으로 토사 등이 떨어졌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지난 8일 동구 한 주택의 담장과 집 일부가 무너졌고, 서구의 한 주택에서도 축대가 무너져 주민이 긴급 대피했다. 같은 날 사하구 한 도로에서 옹벽이 붕괴해 차량 3대가 매몰됐지만 인명 피해는 없었다. 또 동래구 한 주택에서는 외부 축대가 무너져 내려 소방당국이 안전조처에 나섰다. 또 영도구 봉래시영아파트 뒤편 옹벽이 100m가량 붕괴돼 입주민 30세대가 노인복지관과 경로당으로 피신했다. 지난 7일 연제구 한 사찰에서 옹벽 15m가 붕괴했고, 사상구청 인근에서는 차량 5대가 침수해 차량 내 타고 있던 운전자가 대피하기도 했다. 부산시에 따르면 이번에 내린 폭우로 38세대 70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낙동강의 수위도 올라갔다. 지난 8일 오후 낙동강홍수통제소는 구포대교 지점에 홍수주의보를 내렸다. 홍수주의보는 수위가 4m 이상일 때 발령되는데, 9일 오후 4시 기준 해당 지점의 수위는 4.83m로 관측됐다. 구포대교 수위가 계속 상승하면 홍수경보(5m)가 발령될 가능성이 크다.
낙동강홍수통제소 관계자는 “낙동강 전역에 내린 비가 하구 쪽으로 쏠리면서 구포대교 수위가 올라갔다. 더 오르지는 않겠지만 수위가 4m 이하로 내려가는 데 한참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여파로 9일 을숙도 맥도 삼락 대저 화명 등 낙동강 생태공원 5곳이 모두 침수됐다.
낙동강의 수위가 높아지자 한국수자원공사 부산지사는 낙동강 하굿둑 수문을 추가로 개방했다. 지난달 장마가 시작된 이후 낙동강 하굿둑 수문 15개 중 10개가 이미 개방돼 있다. 공사 측은 창녕함안보 방류량에 따라 나머지 수문도 모두 개방할 예정이다. 공사 관계자는 “수문 추가 개방으로 하굿둑 아래 수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돼 어선, 주민 등의 피해가 없도록 대피해달라”고 당부했다.
■인명사고에 가축 피해까지
지난 8일 최대 450㎜에 이르는 폭우가 쏟아진 경남지역에서도 인명과 각종 재산 피해가 잇따랐다. 8일 거창군 주상면 야산에서 토사가 무너져 80대 노인이 매몰돼 숨지고, 밀양시 산내면 순마교 인근 하천에서 배수로 이물질을 제거하던 50대가 실종됐다. 진주와 하동, 함양, 산청 등을 중심으로 도로 25곳이 침수되고 47건의 토사 유출, 하천 범람 4건 등의 피해가 이어졌다.
남강댐 방류량 증가로 하천이 범람해 진주시 내동면 6가구 주민 13명이 고립됐다가 구조됐다. 도내에서는 주택 310채와 농작물 686.9㏊가 침수되고 농경지 4.3㏊가 유실 또는 매몰됐다. 또 어선 14척이 부서지고 축사 1만1125㎡가 침수되거나 무너졌다. 사육 중인 돼지 3000마리(합천), 한우 105마리(거창 등), 토종닭 500마리(진주) 등 가축피해도 발생했다. 18곳에선 산사태가 발생해 237명이 대피했다. 의령 탐진 안씨 문중 정려각 기와가 파손되는 등 6건의 문화재 피해도 발생했다.
산림청은 제주를 제외한 부산 경남 등 전국에 심각 단계의 산사태 위기 경보를 내렸다. 산사태예방지원본부는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한 집중호우로 8일에만 총 55건, 8월 들어 667건의 산사태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박종호 산림청장은 “그동안 내린 많은 비로 산에 물이 포화된 상태인 만큼 적은 비에도 전국 어디서나 대규모 산사태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종호 김진룡 기자